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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남문인협회 회원은 경남을 알리는 홍보 대사- 강현순 (수필가·한국수필가협회 이사)

  • 기사입력 : 2022-04-17 21: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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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예술인들은 일 년에 한 번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통해 창작활동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른바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비’가 그것이다.

    충분하지는 않으나 그 지원금으로 음악·연극·무용·연예·국악협회에선 공연을, 미술·사진협회에서는 전시회를, 문인협회에서는 책 발간비로 충당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 문학의 경우 경남 지역의 중요 문인들이 심사 대상에서 대거 탈락됐다. 지역 문협에서 매년 발간하는 기관지도 여러 군데나 선정되지 못했다.

    심사위원 명단을 살펴보니 여섯 명은 부산의 아동문학가, 전자도서관 직원, 부산의 모 대학교 강사, 전남의 소설가, 대구의 시인, 경남의 모 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 등이었다. 시조와 수필 부문에는 심사위원이 아예 채택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시조와 수필 부문은 누가, 어떻게 심사하였단 말인가.

    이에 격분한 경남문인협회 회원들은 지난달 22일 오전 경남도청 광장에서 만났다. 이내 언론에 보도되고 담당자들과의 만남도 있었으나 처음에는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경남도청의 ‘문화예술과’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직원들은 문화예술, 특히 문학에 대해선 문외한이 아닌가 싶었다.

    연극·영화·드라마(대본:글), 음악·국악(작사), 미술·사진(해설), 무용(음악에 맞춰 노랫말 쓰기) 등만 봐도 문학(글)이 없고는 문화예술을 상상할 수가 없다. 문학인은 봄볕처럼 따뜻하고 해풍처럼 시원한 글을 써서 삶의 모서리에 찔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위안과 힘을 실어준다.

    경남 지역문협 기관지 한 권에는 그 지역의 전 회원 작품이 수록된다. 지역문협 기관지의 작품 소재는 대체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찾는다. 예사로 보아오던 주변에, 새로운 매력을 부여해 더 아름답게 하고 급기야 명승지로 만들기까지 한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다.

    작년에, 경남문인협회의 연례행사인 찾아가는 ‘경남문협 대축제’를 거제에서 실시한 바 있다. 거제와 관련된 내용의 작품집도 발간했다. 그 작품집을 읽은 서울의 어느 문학인이 거제에 흠뻑 빠졌다며 코로나가 약간 수굿해지면 모임에서 버스 대절해 단체 관광을 오겠다고 했다. 이쯤 되면 우리 경남문인협회 회원들은 경남을 알리는 홍보 대사가 아니겠는가.

    경남의 문인들 중에는 우리나라의 대표 문인이 꽤 많다. 널리 알려진 큰 문학상 심사위원만 해도 상당하다. 큰 상도 수차례나 받은 그들이 이번 심사 대상에서 탈락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는 그들이 훌륭한 작품집을 펴내게 해서 경남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일로 문학인들을 실의에 빠지게 한 관계자들은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문화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길 바란다.

    강현순 (수필가·한국수필가협회 이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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