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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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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문 예찬(新聞 禮讚)-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2-04-25 20: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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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5시경이면 알람이 없는데도 몇십년 동안 습관이 돼 규칙적으로 눈이 뜨인다. 이른 시간 문앞에 사르르 신문 닿는 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간혹 신문이 없는 날이면 신문의 잉크 냄새가 더욱 그리워진다. 요즘 사람들은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년 언론 수요자 조사에 의하면 구독률이 전년보다 2.6% 올랐다는데 진실일까? 하고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무슨 낙(樂)으로 살까 하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할 때도 있다. 흔히 종이 신문을 올드 미디어라고 하는데, 요즘은 정보 신속성 때문인지 뉴미디어에 많이 밀리는 것 같다.

    전국에 110개가 넘는 일간지가 그들 나름대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지만, 몇년 전만 하더라도 3대 중앙지는 200만 부가 넘는 구독 부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고 점점 사양길로 접어 들고 있다. 그런 어려움에도 신문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1000부 겨우 넘는 일간지도 있어 사회의 소금과 횃불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은 모든 경제가 어려워 오죽했으면 중앙지까지도 신문인지 찌라시인지 구분 못할 정도로 광고가 너무 많아 쓰레기 분리 수거날은 온통 신문이 판을 친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신문사라고 해서 무슨 힘으로 버틸까 하고 어려움을 겪다가 근래에는 중앙지도 몇십년 만에 구독료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언론을 국가 권력의 4부라는 긍지로 온갖 규제와 난관에도 자존심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존립해 왔는데. 많은 매체 중 일부 언론은 정권과 합종연횡을 했다고 여론이 시끄러울 때도 많았다. 그래도 신문만은 정론 직필(正論 直筆)이라는 사명감이 뚜렷했는데 요즘은 신문마저도 많이 흐릿해진 것 같다. 글의 논리와 문장의 수려함은 어떤 사실보다 뛰어나고 기사 하나 하나에 정성이 담긴 흔적이 엿보인다. 조그만 일이라도 정의롭고 잊혀진 진실이나 기똥찬 이야기들을 귀신같이 찾아내어 지식과 다양한 경험들을 독자들에게 접할 수 있게 해줄 때는 행복감을 느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신문이 죽어가는 것은 세상 탓만 하지 말고 모두에게 잘못과 책임이 있는 서글픈 일이다. 한 달 구독료가 한 끼의 식사값도 채 안되는데….

    신문과 독자의 관계는 물과 물고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물을 잃은 물고기가 맞는 신세와 마찬가지로 독자로부터 소외당하는 신문은 그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것과 같다. 양보다 질을 우선으로 독자들에게 알 권리를 성실히 봉사함으로써 신문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20대 대통령의 새 지도자를 맞이해 국가 권력의 4부답게 정권의 하수인이 되지 말고 정론과 여론을 충실히 대변해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감이 진정한 신문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고 살길이며 그 길이 옛 명성을 찾는 길이라고 소견을 제시해 본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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