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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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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객 지나간 자리 ‘쓰레기산’ 남았다

창원 용지호수 최근 방문객 늘어
주말 새 75ℓ 종량제 80여개 나와
음식물로 화장실 막혀 악취 진동

  • 기사입력 : 2022-04-25 2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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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따뜻한 날씨로 나들이객이 몰리면서 창원 도심 용지호수공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오전 9시께 창원시 성산구 용지동 용지호수공원에서 쓰레기봉투를 수거하던 청소 용역 업체 직원 A씨는 ‘주말에 쓰레기가 많이 나오냐’는 질문에 “주말이 지나면 쓰레기봉투(75ℓ)가 80개 넘게 나옵니다. 음식물 쓰레기 악취에 미칠 거 같습니다. 다음 달엔 더 심해질 텐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음식물로 더러워진 쓰레기 수거 차량을 가리키며 “나들이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옵니다”며 “음식물을 분리하는 곳이 따로 없어 사람들이 쓰레기봉투에 같이 넣어 버리는데 다른 쓰레기도 많아 한 차에 담기 힘들 정도다”고 설명했다.

    화장실 입구에 쌓여있는 쓰레기들.
    화장실 입구에 쌓여있는 쓰레기들.

    공무직 김두현(56)씨는 “공원에 분리수거장이 제대로 없으니 나들이객들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변기나 쓰레기통에 버린다”며 “겨울철 주말에는 쓰레기봉투가 10개도 안 나오는데 최근 들어 사람들이 몰리면서 8~10배 정도 더 많이 나오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주말인 지난 24일 오후 7시께 용지호수공원은 휴식을 취하러 온 나들이객로 붐볐다. 공원 입구에는 배달 음식을 받거나 음식을 포장해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부는 잔디밭에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나눠 먹었다. 오후 10시가 넘어서면서 나들이객들이 떠난 용지호수공원은 쓰레기로 아수라장이었다. 잔디밭 옆 쓰레기통 주변은 먹다 남은 음식물, 배달 용기, 플라스틱 병 등이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화장실 안에는 사람들이 변기에 음식물을 버려 4개 중 2개가 막혀 악취가 진동했다. 분수대 옆 벤치에는 찌그러진 맥주캔과 과자 봉지가 널렸고, 공원 뒤편에는 쓰레기봉투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용지호수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불만도 컸다. 김형규(66)씨는 땅에 널려진 쓰레기들을 가리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쓰레기 냄새가 심해 산책을 나올 때 짜증 난다”며 “나들이객이 쓰레기를 집으로 안 가져가고 공원에 버린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어 “분리수거장을 만들어야 되긴 한데 만들면 인근 주민들이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버릴 거 같다”고 걱정했다. 인근에 사는 이모(30·창원시 신월동)씨도 “운동을 할 때 방치된 쓰레기를 자주 본다”며 “미관상 좋지 않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창원시 성산구청 산림농정과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앞으로 나들이객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른 공원에는 청소 담당자가 1명 정도가 상주하는데 용지호수공원은 4명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창원시 정책상 공원에 분리수거장을 만들 수 없어 별도의 대책을 구상해 보겠다”고 했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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