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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모님은 생부처다- 임춘경(전 국가공무원)

  • 기사입력 : 2022-05-05 20: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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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 나를 기르시니 두 분 부모님 아니시면 이 몸이 살았으랴. 하늘같이 높은 은덕 어이 다해 갚아오리.’ 송강 정철 선생 훈민가 1절이다. 3절에는 ‘어버이 살았을 때 섬기기 다하여라. 돌아가신 후면 애달프다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은 이 뿐인가 하노라’라고 등재돼 있는 것은 후손들이 부모님 생전에 최선의 효를 다하고 사후에 후회하고 가슴 치는 일이 없도록 중·고등학교 국어 교재에 등재돼 인간과 예절교육에 지표로 삼고 있다.

    조선시대 스님 한 분이 농촌마을에 들러 적선을 청했다. 스님은 나가면서 대문 앞에 나온 아드님께 공손히 절을 하고는 불효 사주팔자와 관상으로 보이는 아들을 보고 “당신 한번 생불을 찾아보세요” 하는 것이었다. “생불이라니요. 생불이 있습니까?” 하니 “생김새는 모르겠는데 고무신을 뒤집어 신은 사람이 생불입니다. 그리고 그 생불을 만나려면 앞으로 3년간 팔도강산을 돌아다니면 생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고 했다. 그 후 아들은 3년간 팔도강산을 돌아다녀도 생불을 만나지 못했고, 만신창이가 돼 스님을 욕하면서 고향집으로 발길을 돌렸고, 고향집 앞에서 어머님을 불렀더니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촛불을 켜놓고 불경을 읽고 있던 어머님께서 기도를 중단하고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을 보고 눈을 번쩍 뜨고 정신없이 뛰쳐나와 “아이구 아들아 어디 갔다 이제 오나”라며 아들의 등을 사정없이 끌어안고 포옹하면서 소리 없는 눈물을 비 오듯 쏟아냈다고 한다. 이때 아들이 어머님의 발을 보았더니 고무신을 뒤집어 신고 있었다. 그제서야 아들이 눈물을 머금고 “아이구 어머님이 바로 산 부처이시구나” 하고 깊이 깨닫고 생존시 최대의 효를 다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온갖 소원을 생각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평생 자녀를 위해 뼈와 살을 깎아서 바치는 마음뿐이다.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부모님의 자식 위한 사랑은 영원함에도 이를 망각하고 인간 속세에 불효가 일부 존재함은 비극이다.

    부처님은 온갖 중생들에게는 은혜를 한없이 베풀었지만 그에 대한 보답은 일체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부모님의 속마음도 이와 같다.

    따라서 부모님은 바로 생부처다.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여. 부모님들의 생존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떠난 후면 말을 들으려고 해도 들을 수도 없고 손을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도 없고 얼굴을 보려고 해도 다시는 볼 수도 없다. 귀찮게 생각 말고 짜증 내지 말고 항상 낮은 자세와 부드러운 언행으로 부모님 생존 시 정성껏 효를 다해 후회하지 않는 참된 삶을 살기 바란다.

    임춘경(전 국가공무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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