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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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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척추! 아는 만큼 보인다

윤석환(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 기사입력 : 2022-05-09 08: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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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30년 가까운 기간에 걸쳐 임상에서 척추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며 우리나라 척추 치료의 역사와 함께했다. 변천사를 뒤돌아보면 진단 부분에서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의료 장비의 발달로 진단을 정확하고 점점 세분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치료 방법도 비수술적 치료법과 최소 침습 치료법들이 발전하게 되었으며, 광범위한 절개 수술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인체는 중력에 저항하여 직립해 있는 자세를 주로 취하게 되는데 이 직립을 유지하는 가장 중심이 되는 기둥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척추라 척추질환의 치료는 어렵고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으며, 각 치료법에 대한 적응증도 전문의의 임상 경험에 따라 다르다. 척추는 7개의 경추, 12개의 흉추, 5개의 요추 그리고 천추 미추로 구성되어 있어 인체의 다른 장기에 비하여 동일 질환이 발생하는 부위가 광범위하며 질환도 다양하여 환자의 증상과 치료병력 및 전문의의 임상 경험과 해당 병원의 장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또한, 환자들의 치료 방법에 관한 신념은 치료법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의 IT 환경은 내 손안의 인터넷 세상을 열며 지식과 정보의 바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에 관한 기대치도 높아졌으며, 합병증과 부작용에 관한 걱정도 상대적으로 높다.

    경추 질환의 경우 척추 중 중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이 강해 전문적인 치료를 할 때 치료 과정에서 신경 손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마비가 오는 건 아닌가? 등 다양한 걱정을 더 많이 표현한다. 환자들을 괴롭히는 가장 흔한 경추 질환은 척추관협착증과 추간판 탈출증이다. 목의 통증과 연관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불안정한 척추 분절의 인대 및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목과 주변 어깨 및 견갑골의 통증이 흔한 증상이다. 연관통으로 두통과 현기증, 오심 및 흉통이 흔히 동반되며, 휴식과 일시적 보조기 착용 등으로 완화되기도 하지만, 과도한 목의 사용과 긴장으로 인해 악화되기도 한다.

    1차적인 치료는 약물치료, 도수치료를 포함한 물리치료, 통증크리닉을 실시하는 보존적 치료이다. 보존적 치료에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고식적인 방법은 전신마취 하 전방경유 유합술 또는 후궁절제술을 고려한다. 이 경우 전자의 환자들이 호소하는 불안감이 매우 커 최근에는 경막외신경성형술을 수술 전 선택할 수 있다. 경막외신경성형술은 약 1mm 두께의 특수 카테터를 이용하여 신경관 내 유착을 해소하고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신경 자체를 성형하는 것은 아니고 전방-측방 경막 외 공간에의 카테터를 위치시키고, 신경 주위의 유착 부위를 성형해서 신경이 눌리거나 엉킨 것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다. 국소마취 하에 실시하며 절개가 없어 치료 과정에서 신경 손상의 위험이 수술과 비교할 때 매우 낮아 안정적이며, 고령의 환자도 마취에 대한 부담이 덜하며, 1박 2일 입원으로 치료하여 다음날 일상생활이 가능하므로 직장인도 사회생활의 지장이 적다.

    주변의 부정적인 말에 전문적인 치료를 미루며 참고 지내다 통증이 극에 달하여 본원을 방문하거나, 신경이 손상되어 마비가 진행되어 오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모든 질환은 치료 시기가 중요함을 누구나 알지만, 척추질환은 환자들이 치료 방법을 변경하여야 하는 그 시점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증상 발생 후 보존적 치료를 하여도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반복하여 발생한다면 정밀감사를 하여 정확한 진단 후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석환(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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