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기고] 급증하는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정성욱(신마산지구대 경사)

  • 기사입력 : 2022-05-11 20:52:34
  •   

  • 최근 굉장히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새벽에 약수터를 다녀오던 80대 노인이 교통사고로 끝내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차량 사이드미러에 부딪힌 노인이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또다시 발생한 사망 사고에 마산중부경찰서 전 경찰관들은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노인 교통사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3081명 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1342명으로 노인 사망자 수가 전체 사망자 수의 43.6%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 교통사고는 교차로보다는 교차로 부근에서, 횡단보도보다는 횡단보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는 긴 횡단보도가 설치되는데 보행 속도가 느린 노인들은 이를 완주하는 것조차 힘겨울 수 있다. 또한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힘든 노인들은 다음 신호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보행 신호등이 꺼져가는 도중에도 부랴부랴 횡단을 시도하기도 하고 횡단보도 부근에서 조급한 마음에 앞만 보며 달려가다가 결국 길을 채 건너가기 전에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하는 차량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노인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작은 충격 그 자체만으로도 신체에 큰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그보다 사고 후 바닥에 넘어지는 등 발생하는 2차 피해가 더 큰 문제이다. 또한 노인들은 같은 부상에도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에 제한이 생기며 합병증으로 이어질 확률마저도 높아 결국 사망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인 교통사고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우선 노인보호구역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2018년 노인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한 노인 교통사고 총 16건을 분석한 결과 부상자만 17명에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돼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됐음에도 노인보호구역은 그 개수부터 관리, 홍보까지 미흡한 면이 있다.

    또한 노인보호구역이 아니더라도 운전자들은 신호대기 후 출발할 때 혹시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한 보행자가 없는지, 건너려고 하는 보행자는 없는지 한 번 더 확인 후 출발하는 운전 습관만으로도 사고를 크게 예방할 수 있다.

    최근 마산중부경찰서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형광 팔찌와 형광 스티커를 배부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노인들에게 밝은 계통의 옷을 입도록 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고 우리도 나이가 들면 언젠가 노인이 될 것이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해,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남을 배려하는 운전 습관을 지닌다면 결국 이러한 선진 교통 문화가 나와 우리 모두의 안전도 지켜 줄 것이라 믿는다.

    정성욱(신마산지구대 경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