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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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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러 줄로 세우는 교육-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2-05-17 20: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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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이 키운 윤석열 대통령은 각고 끝에 영광스런 20대 대통령 자리에 앉았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교육과 관계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교육 문제를 인수위나 후보 시절에 교육에 대한 상세한 청사진은 하나도 없었고 우선 발등에 떨어진 코로나 및 먹고사는 경제에만 치중했지만 좀 더 멀리 보고 가장 근간이 되는 교육은 등한시하고 오히려 교육부 폐지론, 타 부서에 예속시키려는 정책을 보고 실망스럽다.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적성이나 소질 즉 재능은 가장 중요한 교육 자원이다. 미래교육의 지향점은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소질을 끄집어내는 교육을 통해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 주는 일이다. 가드너(Gardner)의 다중지능 이론을 통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지금까지 한줄로 세우는 지식 교육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했다.

    얼마 전에 작고한 석학 이어령님의 저서 ‘어머니와 아이가 만드는 세상’의 글 중에 ‘같은 방향으로 뛰면 일등은 한명 밖에 없다’. 그러나 동서남북으로 뛰면 네 사람이 일등을 하고 360도 둥근 원으로 뛰면 360명이 일등이 나온다고 했다. 왜 학교라야만 합니까? 판검사가 아니라도 의사 변호사가 아니라도 길은 많다고 했다.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내 아이만의 재능, 그것이 경쟁에서 일등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달포 전에 KBS에서 방영된 인간극장 ‘우리집이 우리학교다’에서 6남매를 제도권 교육이 아닌 가정에서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홈스쿨링은 우리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그동안 개별화 및 적성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추진해 왔지만 진전이 없었다. 원인은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학부모들의 잘못된 학력관 즉 SKY대학과 사(士)자 붙은 직업의 선호도 때문이다.

    이젠 교육이 변해야 한다. 아직도 대학 입시 때문에 우리 교육은 한줄로 세우는 교육이 현실이다. 우리 교육 풍토는 지나친 경쟁 속에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선생님들까지 지치게 하고 병들게 하고 있다. 점수로서 장래가 보장되는 풍토는 지양돼야 할 것이다. 학교는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은 공부만 시키고 공부가 싫은 학생은 기본적인 학력만 이수하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줄로 세우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 공부가 싫어 엎드려 자는 학생과 학교 밖을 뛰쳐 나가는 학생이 수만명이 되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교육혁신이 아닌, 교육혁명을 기대해 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전문 마냥 교육혁신을 부르짖고 많은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용두사미가 됐다. 이젠 윤 대통령은 혁신적이 아닌 혁명적인 사고와 담대한 능력으로 선진국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실정에 맞게 접목시켜 백년대계로 학제·체제 시설 교원 확충 등 시행 착오 없는 계획으로 여러 줄로 세우는 교육이 꼭 성공하기를 우리들은 기대하고 있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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