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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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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세 번째 산문집 낸 김달님 작가

인생이 구질구질할 때, 이 책 읽어볼까

  • 기사입력 : 2022-05-23 22:31:25
  •   
  • 우리는닮았다, 우리를 담았다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한 시절 곁에 머문 사람들의

    따스하고 뭉클한 시선 담아

    글 읽은 누군가 공감했으면

    “이 책은 한 시절 제 곁에 있어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그 속에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또 인터뷰하면서 만난 사람도 있어요. 이제는 만나지 않는 사람도 있구요. 책을 읽으실 때는 독자 분들 곁에 있는 누군가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우리가 한 번쯤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요?”

    3년 만에 세 번째 산문집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를 낸 김달님 작가./김달님 작가/
    3년 만에 세 번째 산문집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를 낸 김달님 작가./김달님 작가/

    창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달님 작가가 세 번째 산문집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를 펴냈다.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산문집 ‘나의 두 사람’, ‘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에 이어 3년 만에 나온 신작이다. 지난 두 책에는 조손가정에서 그를 키워준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실 지금도 정말 신기해요. 2018년에 나온 첫 책 ‘나의 두 사람’은 두 사람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저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까 당시에 쓰면서도 ‘이걸 사람들이 읽어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감사하게도 예상치 못하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독자 분들에게도 많은 편지를 받았고, 여기저기서 반응이 왔었구요. 기특하게도 ‘나의 두 사람’은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것 같아요.”

    최근 펴낸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에는 조부모님을 비롯해 삶의 곳곳에서 마주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리잡고 있다. 작가의 다정하고도 따스한 시선이 고모들, 동생들, 오래전 친구 등 주변인물에게도 고스란히 가닿았다. 한 문장, 한 문장, 진솔함이 가득 배인 그의 이야기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뭉클하다가도, 이내 삶을 향한 용기를 한 움큼 북돋는다.


    “그렇네. 우리가 모르는 네 인생이 있었네.” “그건 서로의 고생을 쓰다듬어주면서 동시에 가볍게 퉁치자는 말 같았다. 누구의 고생이 더 컸든, 모르는 곳에서 울었든, 다들 무사히 이곳으로 건너왔으므로. 선희는 새 맥주캔을 땄고, 금세 다른 이야기를 불러와 높은 목소리로 웃었다. 그런 선희를 보면서 어렴풋이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내가 모르는 너의 인생’ 일부

    어쩌면 숨길 수도 있었던 개인사를 문장으로 풀어낼 수 있는 원천이 궁금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던 이야기를 첫 책으로 낼 당시 주변에서 ‘용기있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근데 저는 사실 그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거든요. 왜냐하면 이제는 저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 아니기도 하고, 두 사람과 보낸 시간들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세 번째 책에 들어간 이야기들도 마찬가지예요. 저에게 있어 어떤 큰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제 삶에서 좋아하는 이야기여서 들려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그런 생각도 했어요. ‘제 글을 읽은 누군가는 당신과 비슷한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구요. 그것만으로도 되게 큰 힘이 되잖아요. ”


    김 작가에게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물어봤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좋아하는 그는 고레에다 감독의 글을 언급하며 운을 뗐다.

    ‘나는 주인공이 약점을 극복하고 가족을 지키며 세계를 구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등신대의 인간만이 사는 구질구질한 세계가 문득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을 그리고 싶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인생은 언제나 아름답다’라는 그런 이야기보다는 ‘인생은 정말 구질구질한 면도 많고 복잡하지만, 그럼에도 분명 살아갈 만한 순간들이 많고, 아름다운 면도 분명히 있다’는 걸 글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요.”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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