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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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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출어람(靑出於藍)-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2-06-07 20: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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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은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는 동격이라는 말이다. 그중 스승은 그림자마저도 밟아서는 안된다고 할 정도로 존경의 대상이었으나 스승이 얼마나 고된 직업이기에 속담에 스승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했다.

    스승과 제자 사이를 비교하는 말 중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다. 쪽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보다 푸르다는 뜻인데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요즘 스승에게 미성숙한 일부 이해 못할 제자들의 난폭한 행동과 언어 때문에 스승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경우도 많다. 몇 년 전 여름 외출할 일이 있어 시내버스를 탄 일이 있었다. 버스 토큰을 찍는 순간 버스 기사가 “찍지 말아요”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찍지 말라고 했는데”, “왜요” 했더니 “선생님! 저가 진철입니다”하는 얼굴을 보니 약 50년 전의 제자였다. 기사의 큰소리에 승객들도 놀라 어리둥절했다. 버스에 오르는 옛 스승을 알아보고 50년 만에 1450원의 선물을 못하고 토큰을 찍어 버려 아쉬워하는 제자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버스요금 1450원을 스승에게 보답하려는 땀방울이 맺힌 꾀죄죄한 모습의 버스 기사인 제자와 스승의 은혜는 모르고 잘난체하는 모습으로 목에 힘주며 살아가는 제자를 비교하면서 과연 누가 진실한 제자이며 진정한 청출어람의 갈등을 되새겨 보았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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