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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기우제(祈雨祭)- 이상권(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6-08 2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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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인메이커(rainmaker)’는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인디언 주술사를 지칭했다. 미국 애리조나의 호피 인디언들은 기우제를 올리면 반드시 비가 내렸다고 한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인디언들은 비를 부르는 주술사가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다. 레인메이커가 ‘조직이나 무리에 이익이나 행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오늘날엔 인공적으로 비를 만드는 인공강우 전문가를 레인메이커라고 부른다. 인공 비는 아주 작은 물방울로 이루어진 구름에 요오드화은 (AgI)을 뿌려 물방울 크기를 키우는 원리다. 1946년 인공강우가 최초로 성공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 빈센트 쉐퍼 박사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바크처 산맥 4000m 높이로 올라가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렸다. 5분 뒤 구름은 눈송이로 변해 땅으로 떨어졌다.

    ▼인공강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화창한 개막식 행사를 위해 인공강우를 동원했다. 구름 낀 하늘에 요오드화은을 뿌려 비가 내리도록 해 구름을 없앴다. 최근에는 중국 대표 곡창지대인 동북 지역에서 인공 강우를 통해 봄 가뭄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인공강우 실험을 위한 항공기가 단 한 대뿐일 정도로 초보 단계다.

    ▼50년 만의 최악 봄 가뭄으로 농심이 타들어 가고 있다. 경남은 올해 누적 강수량이 207.1㎜로 평년(428.1㎜)의 46.7%에 머물고 있다. 얼마 전 비가 내렸지만 해갈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한 밀양은 지난달 단 하루만 비가 내려 강수량 3.3㎜를 기록했다. 평년(106.7㎜)의 3% 수준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국 곳곳에서 기우제까지 지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공강우 기술 개발은 고사하고 고대 농경시대와 별반 차이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현실에 더 속이 탄다.

    이상권(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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