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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소나기 캠페인 2022] (6) 34년간 후원 배덕민·최순옥 부부

“이웃 돕는 부모님 따라 나눔 실천… 이젠 딸과 함께해요”
1987년 월급 8만원 중 5000원 이상 후원
34년간 800여만원… 퇴직 후에도 이어져

  • 기사입력 : 2022-06-14 08: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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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경남지역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나눔 이야기(소·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소나기 캠페인의 여섯 번째 순서로 34년 동안 후원을 이어온 장기 후원자인 배덕민(65)·최순옥(57)씨 부부를 진주에서 만났다.

    1987년, 세무서의 신출내기이던 배씨는 당시 8만원이던 월급 중 5000원 이상을 후원하면서 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게 됐다. 퇴직을 한 이후로도 꾸준히 재단에 나눔을 실천해 34년 동안 800여만원의 후원금이 쌓였다. 그는 현재 어린이재단을 포함해 7개 기관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아내인 최씨는 “이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꾸준히 후원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참 선해보였고 또 존경스러웠다”고 얘기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장기후원자인 배덕민·최순옥 씨 부부가 나란히 서서 미소를 짓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장기후원자인 배덕민·최순옥 씨 부부가 나란히 서서 미소를 짓고 있다.

    ◇나눔으로 아이들과 추억 쌓아가= 배씨는 한 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하는 결연 후원을 하고 있다. 그는 꾸준히 지원하던 아이가 자라나 후원이 필요 없는 나이가 되어 후원이 중지되면 그때 ‘한 아이가 무사히 자라도록 도왔구나’하는 보람을 느낀다. 최씨도 같은 마음이다. 부부의 집에는 아이들이 보냈던 사진과 편지가 보관돼 있다.

    최근 배씨 부부는 어린이재단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예전에는 자신들의 ‘소소한 나눔’이 부풀려지는 것 같아 대외적인 행사가 부담스러웠지만 어느 시점부터 그 생각이 바뀌게 됐다. 배씨가 지난 2017년 여름 여수의 워터파크에서 진행된 아동만남의 날에 참석하면서다.

    “다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었어요. 제가 챙겨준 아이와도 처음엔 참 서먹서먹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찾고 의지하는 것을 느꼈어요. 아이와 가족이 된 것 같았죠.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참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나눔이라는 것을 부끄럽고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부부는 이후로 아동만남의 날이나 산타원정대 등 코로나로 행사가 위축되기 이전까지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했다. 오직 후원만이 나눔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추억을 쌓아가면서 후원하는 아동에 대한 애정과 나눔의 열정은 더욱 커졌다.

    ◇나눔을 향한 갈증은 누구에게나 있어= 배씨 부부는 어린이재단 외에도 여러 기관에서 후원과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나눔 자체가 생활이 된다. 최씨는 집에서 먹을 반찬을 만들어도 주변인과 나눌 생각을 먼저 해 장도 크게 본다. 부부의 딸은 초등학생 때 스스로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를 길러 기탁했다. 배씨는 문득 생각난 것이 있다고 한다.

    “딸을 보면 나눔이 이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부모님이 동네에서 주변 아이들을 많이 도우며 사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자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영향이 저한테도 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선한 마음에는 전염성이 있다. 배씨가 그의 부모님을 닮아 나눔에 서스름이 없었던 것처럼, 부부가 서로를 닮아가 너나 할것 없이 나눔을 실천하는 것처럼. 누군가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소아함 환자를 위해 몇 년간 머리를 기른 부부의 딸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최씨는 “나눔에 대한 갈증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어떤 계기로 기폭이 되느냐는 각자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눔은 삶을 알아가는 과정= 봉사활동을 다니는 배씨 부부 주변에는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가들이 많이 있다. 퇴직하는 시기가 되니 주변에서는 하나 둘 후원을 끊는다는 얘기들이 들려온다. 그런 반면 부부는 앞으로 후원을 끊을 생각이 없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오히려 다른 곳에서 후원을 시작하기도 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거라 생각해서요. 후원은 멈출 생각이 없어요. 불필요한 지출을 더 줄이면서 나누자는 생각이에요. 소비를 줄이는 것은 금방 적응이 되니까요.”

    그렇게 말한 최씨가 배씨의 손을 살포시 잡는다. 두 사람은 같은 마음이다. 부부에게 나눔이란 삶을 아는 과정이다. 나눔을 실천하며 서로가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함께 나아간다는 이치를 깨달아 간다.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부부는 행복과 애정이 충만해 보인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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