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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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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 기사입력 : 2022-06-14 2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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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그림책을 정말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한계가 있다. 그림책은 그림과 글자가 어우러져 한권의 책이 되는 매체이고, 심지어는 글자 없는 그림책도 많이 나오는데 육아도 끝난 시점에 어른이 돼서 내가 좋아서 읽는 그림책은 항상 글자가 먼저 보이면서 작가가 그림으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간과되기도 하고, 이게 뭐지 싶어서 책 소개 글을 다시 찾아보기도 한다. 때로는 그림책을 소개하는 책들을 읽기도 하는데 그러다 발견한 책이 최혜진 작가의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라는 책이었다. ‘돌파하는 힘’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 10인을 인터뷰한 책으로 평소 그림책을 읽는다고 자부하는 내가 처음으로 발견한 작가가 권정민이었다.

    작가의 〈우리는 당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라는 책은 우리 주변에 있는 화분에 심겨진 식물들이 화자로, 우리를 어찌 이리 디테일하게 묘사했는지 주위를 한번 더 돌아보게 했다.

    ‘당신에게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적성에 맞지 않는 곳이라도 조금은 버텨봐야 한다는 것, 견디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수도 있거든요’라는 대목에서는 아! 하는 탄성이 나왔다.

    또 다른 책 〈엄마도감〉은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라는 문장과 강보에 쌓인 아기가 엄마를 쳐다보는 그림이 책의 제목도 나오기 전 면지에 나온다.

    책은 아기가 화자가 돼 엄마의 생김새, 몸의 구조와 기능, 몸의 변화, 먹이 활동, 수면 활동, 배변 활동, 신체 활동, 반응 속도, 엄마의 엄마 등을 이야기 하고, ‘엄마는 아기와 함께 태어나는 신생 인류입니다.(중략) 모든 것이 처음인 세상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을 갓난 엄마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라는 작가의 말로 마무리 된다.

    나는 〈엄마 도감〉과 우아영 작가의 〈아기 말고 내 몸이 궁금해서〉라는 책을 임신소식을 전하는 후배에게 축하선물로, 연일 계속되는 야근과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 사이에서 퇴직을 고민하는 후배에게는 이 책과 고정순 작가의 〈엄마 왜 안 와〉를 응원 선물로 줬다. 그 후배들은 그림책을 읽고 공감의 눈물을 흘렸다며 감사를 전해왔다.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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