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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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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발과 보존 사이

  • 기사입력 : 2022-06-14 21: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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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지난달 19일 사공혜선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가 양산 사송지구 건설현장 내 축축한 흙더미를 가리키며 얼굴을 붉혔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자연스럽게 형성된 웅덩이가 흔적도 없이 매립돼 사라졌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기자는 지난 3월에도 양산 사송 건설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이곳은 지난해 멸종위기종 고리도롱뇽이 대량 폐사하면서 문제가 제기됐고, 올해 초 시행사인 LH가 임시 서식지 31곳을 마련해 보존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산란기인 3월이 되기까지 보존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언론은 없었다.

    금정산에 둘러싸인 공사구역은 지하수가 흐르는 지반 특성상 자연스럽게 웅덩이와 작은 습지가 생긴다. 산을 깎고 흙을 뒤집는 공사가 진행됐어도 이 특성은 변하지 않았다. 3월 방문했을 때 공사 현장 곳곳에는 물웅덩이가 있었다. 고리도롱뇽은 LH가 마련한 임시서식지를 지나 이 웅덩이에 알집을 깠다. 다시 현장을 찾은 19일, 웅덩이가 있어야 할 그 자리는 흙으로 덮혀 있었다.

    환경단체들은 LH와 시공사 등과 현장을 찾아 고리도롱뇽이 산란한 이곳을 보존해달라고 누차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공사는 이곳을 매립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환경단체는 고리도롱뇽 유생이 웅덩이째 생매장당했다며 통탄했다.

    두 차례 취재를 나간 뒤 LH와 시공사가 멸종위기종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저 무관심했다. 임시 서식지를 조성하고 공사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한 고리도롱뇽이 다시 삶의 터전을 찾았는지, 장기적 보존 가능성도 고민하지 않았다. 개발 논리가 모든 것을 정당화시킨다.

    고리도롱뇽 보존은 생물 다양성의 근간을 지킨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생물 다양성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자연 생태계는 균형을 잃을 게 불 보듯 뻔하다. 자연은 자정 능력을 상실하고, 알맞은 기후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여전히 도내 곳곳에서는 개발로 인한 생물 다양성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 생물 다양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멸종위기종을 무관심하게 바라본다면 그 폐해는 오롯이 지역민이 떠안아야 한다. 우리가 양산 고리도롱뇽 문제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개발과 보존 사이, 진정한 고민이 이뤄지길 바란다.

    어태희(창원자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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