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10월 02일 (일)
전체메뉴

[폐경] 안면홍조·우울·수면장애… 괜찮아지겠지! 괜찮지 않아요!

폐경은 40대 중반~50세 전후 난소 기능 소진해
호르몬 분비 사라지며 월경 중지되는 현상

  • 기사입력 : 2022-06-20 08:03:52
  •   
  • 최근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는 폐경 후 여성에게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의 예방적 적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지난 십수년간 이미 HRT에 관한 세계 여러 기관과 의사들의 갑론을박이 지속되어 왔지만 확실한 결론은 여전히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며, 이번 USPSTF의 선언 역시 잠정적 발표로 강제적 효력이 없는 지침일 뿐만 아니라 다른 연구기관들의 후속적인 반박연구들이 예상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이것이 예방적 치료에 대한 지침일 뿐 이미 발생한 증상이나 질환에 대한 치료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견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HRT에 예측 가능한, 입증된 부작용들이 있음에도 지리멸렬한 설전이 지속되고 있은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폐경기 관련 질환과 증상들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만한 다른 마땅한 치료방법이 현재 없기 때문이다.

    폐경기 전후 급격한 여성호르몬 결핍 따라
    안면홍조·수면장애·골다공증 등 발병 높아
    평범한 노화 과정 아닌 치료 필요한 질환
    추적관찰로 적절한 호르몬대체요법 사용해야


    폐경이란 매우 복잡한 내분비적 변화에 의한 광범위한 신체적, 정서적 변화이다. 창원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곽현성 과장은 “몇 년 전 뮤지컬 ‘menopause’를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다. 내가 산부인과 의사란 점도 있겠지만 폐경이 여성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과정인가에 대해 새롭게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폐경은 그저 평범한 노화의 과정이 아니다. 영어로 갱년기를 뜻하는 climacteric이란 단어의 어원은 절정을 뜻하는 climax에서 왔다고 한다. 정점을 지나 다른 생으로의 전환점을 의미하는 폐경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이 시기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

    폐경이란 난소기능이 소진해 호르몬분비가 사라지고 월경이 중지되는 증상 혹은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40대 중반부터 시작하여 50세 전후에 완결되는데 이 기간을 폐경이행기 혹은 갱년기라고 통칭할 수 있다. 여성은 약 100만개의 난자를 갖고 태어나지만 초경 시에는 약 30만개로 줄어들어있고, 이후 약 40년간 약 480개의 난포만이 정상적으로 성숙해 배란되고 나면 나머지는 모두 퇴화돼 없어진다. 여성호르몬인 난포호르몬의 생산이 중단되는 시점과 일치하는 것이다. 여성은 폐경기를 전후해 급격한 여성호르몬 결핍에 따른 여러 가지 내분비적인 증상과 대사장애를 경험하게 되는데 대개 첫 3-4년간 심하다가 차츰 줄어들지만 개인차가 심하고 비가역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질환들 때문에 오래전부터 의사들은 호르몬대체요법(HRT)을 수행해왔다. 갱년기에 발생하는 증상과 변화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대표적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안면 홍조(hot flush)는 비교적 초기부터 흔하게(25%) 자각되는 증상으로 상반신에서 얼굴에 이르기까지 화끈거리는 느낌이 점점 심해져 수면 중에는 식은땀이 흐르기도 하고 수면장애와 불안증, 심계항진 등의 이차적 증상까지 유발시키므로 환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주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드물지 않게 정신과적 치료를 필요로 할 만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의 결핍은 또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감퇴, 인지기능저하, 무기력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질건조증은 폐경 후 몇 년 뒤부터 심해지는 증상인데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회음부 피부와 질벽 점막상피세포에 영향을 주어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탄력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성교통이 발생하거나 질내 상처가 잘 발생하여 염증과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며, 성욕감퇴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밑이 빠지는 듯한 통증을 겪거나 실제로 자궁이나 골반강의 구조물들이 질강으로 밀려 내려오는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등의 해부학적 변화 역시 여성호르몬 결핍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볼 수 있으며, 종종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또한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증이나 요급증 등의 과민성방광(OAB, over active bladder) 역시 갱년기에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여성호르몬은 골밀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 중 하나인데, 갱년기에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골밀도가 감소하고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폐경 후 5년이 되면 폐경 전에 비해 골밀도가 반 정도로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한번 발생한 골다공증은 비가역인 변화로 치료를 해도 정상으로 회복시키기 어려우므로 초기에 진단하여 빠르게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더욱 악화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밖에도 심혈관질환, 고지혈증 등 폐경으로 인해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질환은 대단히 다양하다.

    여성의 이러한 폐경기 문제들을 노화과정의 불가피한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까?

    곽현성 과장은 “고통을 받는 환자들을 오랫동안 보아온 산부인과 의사의 입장에서 이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HRT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단순한 예방적 투약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회의적으로 보는 관점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면밀한 추적관찰을 병행하면서 적절히 사용하는 단기간의 치료적 HRT는 위험성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유용하고 합리적인 치료법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산부인과 곽현성 과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