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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허위민원 강력 처벌, 수뇌부 의지에 달렸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6-20 20: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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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한 공직자가 허위 민원으로 겪고 있는 속앓이를 털어놨다. 누군가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지자체 민원게시판에 비공개로 비위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그 민원은 ‘공무원 횡령’ 등을 언급하며 ‘시정을 요구한다’, ‘공무원이 그러면 안 된다’ 등의 내용으로 모두 허위사실이었다.

    허위 민원에도 불구하고 이 공직자는 감사를 받아야 했다. 명백한 허위 민원이라는 자초지종을 했지만 해당 기관은 절차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해당 공직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것이다. 감사 결과는 횡령 사실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해당 공직자가 업무처리를 너무 잘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해당 공직자는 “허위 민원으로 인해 감사까지 받으며 스트레스 등 마음의 병까지 생겼다. 허위 민원 제기한 사람을 처벌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는 공직사회의 실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해 다른 공직자도 이와 비슷한 경험으로 애를 먹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공직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공직자의 돈을 빌려갔는데 돈을 주지 않는다’며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허위 민원을 올린 것이다. 이 공직자도 위의 사례처럼 감사를 받았고, 그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해당 공직자는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었지만, 허위 민원으로 인해 수상이 보류되는 등 혼자만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 같은 허위 민원은 지금도 쉴 새 없이 공직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민원 제기는 휴대폰 또는 컴퓨터로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허위 민원 건수도 갈수록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허위 민원은 아무리 비공개라도 해당 공직자는 그 조직 내에서 낙인 찍힐 정도로 파급력이 큰 데도 처벌 받는 허위 민원인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고소를 하고 싶어도 사법기관에서는 ‘공연성’이 없다는 이유로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 아닌 특정 관리자만 볼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 올린 것은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어떤 허위성, 악의성 내용을 올리더라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공직자를 두 번 죽이는 현실이다.

    인터넷 포털을 검색해 보면 ‘처벌을 받지 않고 공직자를 괴롭히는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게시한 글들이 수도 없이 많다. 특히 공연성이 인정되는 ‘공개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 방법들’도 공유되고 있다. 지자체들마다 민원공무원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과 국민에게 양질의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해 악성·허위 민원인에 대한 강력 대응에 나선 지도 오래됐다. 하지만 처벌할 수 있는 경우는 물리적 폭언·폭행으로 제한적이고 허위 민원에 대한 제재는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에 허위신고는 허위 민원과 달리 무고죄 등으로 사법처리 된다. 만우절뿐만 아니라 허위 신고가 많아지면서 치안 인력 낭비를 초래해 경찰이 강력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공직자를 표적으로 하는 허위 민원은 엄청난 인력 낭비로 직결되고, 그 피해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직결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허위 민원에 대한 대응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업무 방해죄 등 법적으로 대응하려는 공공기관 수뇌부들의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공직자들의 인력 낭비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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