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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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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3] (17) 해변 줍깅

바닷가 쓰레기 ‘줍줍’ 뛰면서 건강도 ‘줍줍’

  • 기사입력 : 2022-06-27 21:51:26
  •   
  • 창원 광암해수욕장서 줍깅 체험
    30여분간 0.9㎞ 걸으며
    담배꽁초·비닐 등 수십개 주워
    어린이 장난감 발굴 재미에
    쓰레기 줍는 성취감 더해 뿌듯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줍깅’(‘줍다’+‘조깅’ 합성어)이 유행이다. 기자도 뒤쳐질 수 없다는 판단에 경험해보기로 했다. 마침 해수욕장 개장일도 다가와, 양손에 집게와 20L짜리 쓰레기봉투를 들고 창원 광암해수욕장으로 나섰다.

    근데 이게 해보니깐 꽤 괜찮았다. 이렇게 좋은 걸 그들만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알 수 없는 배신감을 담아 ‘해변 줍깅’ 체험기와 스마트하게 줍깅 하는 법을 소개해본다.

    김용락 기자가 지난 2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광암해수욕장에서 '줍깅'으로 수거한 쓰레기들./성승건 기자/
    김용락 기자가 지난 2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광암해수욕장에서 '줍깅'으로 수거한 쓰레기들./성승건 기자/

    ◇해수욕장 쓰레기가 귀여워!= 창원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광암해수욕장은 전체 길이가 220m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해수욕장이다. 1.5㎞ 길이인 해운대해수욕장와 비교하면 정말 아기 수준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다.

    목요일인 23일 오전 10시 광암해수욕장을 찾았다. 비 예보가 있어 모래사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생애 첫 줍깅을 시작하고 처음 주은 쓰레기는 20㎝ 남짓한 ‘플라스틱 삽’이었다. 언젠가 5살쯤 된 아이가 모래성을 쌓다가 잃어버린 것이겠지. 아이는 삽을 잃어버리고 울었을까? 그런 상상을 하니 귀여운 조카가 생각나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들이 남기고 간 귀여운 쓰레기는 계속 발굴(?)됐다. 해안가에서는 뽀로로가 그려진 캐릭터밴드와 아주 작은 분홍색 꽃 머리핀, 먹지 않은 사탕을 주웠다. 모래사장 외곽 난간에는 누군가 다칠까봐 부서진 플라스틱 장난감이 올려져 있기도 했다.

    광암해수욕장에서 주은 쓰레기들./김용락 기자/
    광암해수욕장에서 주은 쓰레기들./김용락 기자/

    물론 있어선 안 될 쓰레기들도 있었다. 줍깅을 하는 30여분간 담배꽁초와 크고 작은 비닐은 10개 이상 주웠고 부서진 유리병·탁구공, 라면 봉지, 라이터, 스티로폼, 마스크 등도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광암해수욕장 내 쓰레기는 환경미화원들이 매일 청소를 하다 보니 많진 않았다. 그러나 해수욕장은 이용객이 없어도 그동안 모래사장 안에 숨어 있거나, 파도에 떠밀러 온 쓰레기가 쌓이기 때문에 꾸준한 청소가 필요하다. 해변 쓰레기는 이용객들에게 불쾌함을 주고, 바다와 연안에 사는 생물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광암해수욕장에서 주은 쓰레기들./김용락 기자/
    광암해수욕장에서 주은 쓰레기들./김용락 기자/


    바다는 치유와 향락과 재난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배정희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논문에서 정리한 개념이다. 특히 바다와 인간이 만나는 공간인 해수욕장은 세 가지 이미지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는 바다가 제공한 해수욕장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일상에 지친 몸을 치유한다. 일부는 쓰레기를 버리면서 환경을 병들게 한다. 반대로, 해변 줍깅은 우리가 바다를 위해 할 수 있는 놀이다.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바다를 치유하고,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행동인 것이다.

    광암해수욕장에서 주은 쓰레기들./김용락 기자/
    광암해수욕장에서 주은 쓰레기들./김용락 기자/



    앱 이용하면 스마트한 줍깅 가능
    SNS 인증 땐 사은품 받을 수 있어
    9월 국제해양폐기물 콘퍼런스 기념
    전국 ‘해변줍깅’ 캠페인 진행
    해양쓰레기 저감 기대


    ◇앱 이용해 보다 스마트하게 줍깅을= 이날 줍깅을 시작하기에 앞서 ‘클린스웰’이라는 앱을 설치해 실행시켰다. 이 앱은 국제 연안정화의 날 행사를 최초로 기획한 미국 비영리단체 ‘오션 컨버전시’가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의 쓰레기 수거 활동을 기록하기 위해 제작한 스마트폰 앱이다. 30여분간 쓰레기를 촬영해 앱에 기록하면서 줍깅을 한 결과, 0.9㎞를 걸으면서 46개의 쓰레기를 주웠고 무게는 대략 0.8㎏에 달한다는 정보가 기록됐다. 해당 기록은 별도 이미지로 저장돼 SNS에 공유도 가능했다.

    23일 창원 광암해수욕장을 30여분간 줍깅한 결과를 ‘클린스웰’ 앱에 기록한 흔적./김용락 기자/
    23일 창원 광암해수욕장을 30여분간 줍깅한 결과를 ‘클린스웰’ 앱에 기록한 흔적./김용락 기자/

    오는 9월까지 ‘클린스웰’ 앱으로 전국 어느 해변에서 줍깅을 하고 활동내역과 증빙사진을 첨부해 SNS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 새활용 제품, 패션브랜드 협찬 상품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제1차 전국 해변줍깅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이벤트다. 지난 2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오프라인 행사가 열렸다. 이날 모인 50여명의 청년들은 쓰레기 70여㎏을 수거했다.

    ‘클린스웰’ 이외에도 트렌디하게 줍깅을 할 수 있는 앱은 ‘써클인’, ‘지구공’ 등이 있다. 이러한 앱은 기간을 정해두고 줍깅을 인증하면 스폰서에서 사은품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참여율이 높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돼 13일째를 맞은 한 챌린지는 800여명이 참석해 8493L(쓰레기봉투 기준)의 쓰레기를 주운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락 기자가 광암해수욕장에서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줍깅’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김용락 기자가 광암해수욕장에서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줍깅’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9월 국내서 ‘국제 해양폐기물 콘퍼런스’ 열려= 오는 9월 19일부터 23일까지 부산에서 ‘제7차 국제 해양폐기물 콘퍼런스(7IMDC)’가 개최된다. 해양수산부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주최하며 약 40개국 1000여명의 해양폐기물 전문가 및 정책 담당자가 참가해 110개 발표 세션에서 900여개의 구두발표·포스터 발표가 이어질 계획이다.

    이 콘퍼런스는 1984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된 해양폐기물 분야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로, 미국 외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는 국내에 그동안 등한시됐던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학 글로벌 파트너십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콘퍼런스 개최를 기념해 다양한 사전 이벤트를 진행한다. 앞서 언급된 ‘제1차 전국 해변줍깅 캠페인’도 그중 하나다. 25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첫 행사를 가졌고, 9월까지 매달 새로운 장소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달 4일까지는 ‘2022 해양폐기물 새활용 제품 공모전’을 진행해 해양폐기물을 활용해 제작 완료한 판매 가능 소비재에 대한 공모 신청을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바다가꾸기(www.caresea.or.kr) 사이트에서 확인가능하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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