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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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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집으로 떠나는 휴가 ‘홈캉스’

내 집인 듯 내 집 아닌 내 집 같은 우리 집… 올여름 이 구역 인싸는 나

  • 기사입력 : 2022-06-30 20: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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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재유행 우려에다
    연일 비행기·호텔 가격 올라
    해외로 여름휴가 가는 대신
    집에서 낭만 즐기는 이들 늘어


    #직장인 이미란(36)씨는 코로나로 2년 동안 떠나지 못한 여름휴가 계획에 부풀었다가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내 마음을 접었다. 이씨는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어 해외여행을 가보려 했는데 항공, 숙박, 여비가 너무 부담이 된다”며 “모아둔 휴가비로 오래된 에어컨을 바꾸고 집에서 나만의 ‘홈캉스’를 보낼 계획이다. 시간 제약이 없고 비용도 저렴한 데다 피로가 쌓이지 않으니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28)씨는 휴가 때 여자친구와 호캉스를 보내려다 예약 페이지 클릭을 멈췄다. 강씨는 “직장 입사 후 처음 맞는 여름휴가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며 “집에서 간단한 소품으로 여행 간 기분을 내고 사진도 찍을 생각이다. 편히 쉬고 남은 돈은 저축해 다음을 기약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름이 오면, 휴가가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른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한 여행이 간절하기만 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어디에도 떠나지 않고 집에서 휴가를 만끽하는 ‘홈캉스’족이 늘고 있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본격적인 휴가 시즌을 앞두고 여름휴가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공권, 숙박권의 예약이 어려워 여행을 포기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4월부터 6월까지 해외여행에 대한 연관어를 분석해보니, 코로나(4만7009건), 가격(3만3683건), 예약(2만8166건)이 상위에 등장했다. 또한 해외여행에 대한 긍·부정어에는 ‘걱정’, ‘부족’, ‘비싼’이 상위에 등장했다. 이는 ‘베케플레이션’ 현상에 따른 변화로 분석할 수 있다. 베케플레이션은 베케이션(vacatio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신조어로, 항공권의 가격 상승과 국제유가·환율 상승이 더해져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로 코로나19 재유행과 원숭이두창 감염 우려에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비행기와 호텔 가격으로 휴가를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호텔 등 숙박업계도 가격이 줄인상하고 있다. 호캉스로 유명한 부산 해운대와 기장 등 바닷가 인근의 특급호텔들은 성수기 가장 저렴한 오션뷰(바다 전망) 객실을 100만원 안팎에 판매하고 있다. 비록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진 못하지만 휴가지의 낭만을 달래줄 만큼 매력적인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집을 카페처럼 꾸민 ‘홈카페’
    밀키트로 한 끼 해결 ‘홈스토랑’
    마당 등서 캠핑 즐기는 ‘홈캠핑’
    원하는 영화 관람하는 ‘홈극장’


    ◇홈카페=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홈카페’는 집과 카페의 합성어로, 집을 카페처럼 꾸며 커피나 차 등을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드립커피, 캡슐머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구석 바리스타’가 될 수 있다. 커피를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재미를 알게 된 이들은 모카포트, 드리퍼, 개성있는 찻잔, 접시 등을 구입해 제법 카페 모양새를 내기도 한다. SNS 해시태그 #홈카페 게시물은 544만개가 넘는데, 주로 카페 레시피와 완성사진, 꾸미는 방법 등을 공유한다.

    최근에는 물, 우유 등과 섞어 주스, 라테, 에이드 등 나만의 레시피로 음료를 만들 수 있는 제품과 디저트가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됐다. 온라인장보기앱 마켓컬리에 따르면 커피 관련 상품의 판매량은 연평균 201% 증가했다.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원두커피 판매량은 2019년 보다 2020년 397%가 늘었고 2021년엔 160%가 급증했다.

    ◇홈스토랑= 우리집도 근사한 레스토랑이 될 수 있다. 휴가를 맞아 간단하고 쉽지만 맛있고 보기에도 좋은 음식들을 먹는 건 어떨까. 온전한 ‘쉼’을 위해 밀키트(meal kit)를 추천한다. 손질된 식재료와 믹스된 소스를 이용해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식사키트로, 최근 유명 셰프들의 레시피로 제공되는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전국 각지의 유명맛집 메뉴도 밀키트로 만나볼 수 있다. 밀키트 업체 프레시지는 전국 백년가게 맛집들을 상품으로 내걸었다. 여름을 겨냥한 음식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중국식 냉면을 선봉으로 내세웠고, 롯데호텔 서울은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 삼계탕을 7~8월 두 달간 한시 판매한다.


    ◇홈캠핑= 얼마 전 가수 송민호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실에 캠핑 의자와 탁자를 놓고 밥을 먹는 장면이 인기를 끌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프로골퍼 박세리가 마당에서 인생 첫 홈캠핑하는 내용이 그 주 화제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집 베란다와 마당, 옥상 등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실내에 텐트를 치고 간이 테이블을 놓은 홈캠퍼들의 인증샷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계절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캠핑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엔 부피가 큰 대형 상품보다 용량과 크기가 작은 소형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비싼 용품 대신 가랜드나 캠핑의자, 해먹 등으로 분위기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베란다를 풀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이들을 위한 ‘베터파크’(베란다+워터파크)를 개장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 파라솔을 치고 에어튜브로 풀장을 만들어 물놀이를 즐기는 식이다. 이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워터파크나 수영장 이용이 어렵게 되면서 ‘집콕’으로 파생된 유행이다. 단, 집마다 버틸 수 있는 하중이 다르고 이웃에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아이가 집 마당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아이가 집 마당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홈극장= 집에서 여유롭게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홈캉스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꿀팁이다. 넷플릭스나 티빙, 디즈니+ 등 OTT를 이용하면 고전부터 최신작까지 원하는 작품을 골라볼 수 있다.

    게다가 극장과 달리 화장실을 가거나 전화를 받는 동안 멈췄다가 다시 재생할 수 있다. 조금 더 큰 화면에서 몰입감 있게 보고 싶은 이들은 빔프로젝트나 홈시어터, 스피커 등 디바이스를 새롭게 장만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집을 극장으로 만들어주는 홈시어터는 비용이 비싸지만 공연, 콘서트 등을 볼 때 고화질, 고음질로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엔 스피커도 각광을 받고 있는데, 360도 서라운드 프리미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경우 주파수를 균형 있게 조합해 준다. 안락함을 더해주는 리클라이너 의자나 소파 소비도 만족도가 높다.

    홈캉스족이 늘면서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많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게 트렌드가 되면서 무더위를 대비한 에어컨 구매나 해외 맛집을 대체할 세계음식 HMR, 편안한 ‘홈캉스’를 위한 홈웨어 등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소비·문화·여가를 집안에서 즐기는 홈코노미 트렌드가 확산되며, 홈캉스가 이제는 자연스러운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당분간 홈캉스처럼 집 안에서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유통업계의 제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홍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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