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창원시의회 의장단 선거 뒷이야기- 차상호(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7-05 20:29:50
  •   

  • 지난 1일 오전 창원시의회는 제11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전반기를 이끌 의장단을 선출했다.

    의장에는 국민의힘 김이근 의원이 선출됐다. 27대 18. 딱 정당 의석수대로 나왔다. 이어진 부의장 선거에서는 이변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이해련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문순규 의원이 맞붙은 선거에서는 문 의원이 23표를 얻어 22표를 얻은 이 의원을 단 1표 차이로 이기면서 부의장에 당선됐다.

    문 의원은 투표 전 정견 발표를 통해 “김해시의회와 양산시의회가 상호 간 협의를 통해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의장을 맡고, 민주당이 부의장을 맡으면서 원 구성에 협치를 이뤄냈다”며 “의회의 단합된 힘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협치를 통해 만들어질 것이며,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은 여야협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본회의장은 일순 얼어붙었다. 두 후보 모두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시간을 되돌려 보자.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은 지난달 초 회동을 했다. 시의회 운영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사실상 ‘판’을 짜놓는 자리였다. 이후 국민의힘 당선인 전원이 모인 가운데 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의장, 부의장은 물론 5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후보까지 모두 선출했다. 후보를 모두 선출해버리면서 사실상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은 불가능해졌다. 협상을 통해 몇 석을 양보한다면 이미 선출된 후보의 동의는 물론이고 다시 총회를 열어 동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원내대표단을 선출해 협상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자 다시 의총을 열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후보를 선출했다.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남은 선택지는 ‘표 대결’뿐이었다. 개별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고, 그 결과가 부의장 선거로 표출된 것이다.

    시의회는 부의장까지만 뽑고 창원시장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정회했다. 만약 상임위원장 선거를 이어서 진행했다면 또 어떤 이변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오후 2시 치러진 상임위원장 선거는 결과적으로 이변이 없었다. 5개 상임위원장 자리 모두 국민의힘 후보에게 돌아갔다. 오전 부의장 선거 이후부터 상임위원장 선거 전까지 ‘표 단속’이든 ‘선거운동’이든 아니면 의원들에게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럼에도 오후 선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민주당 후보들은 협치와 화합을 강조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정견 발표에서 긴장한 모습이었다. 위원장에 당선됐을 때 추진할 일, 즉 공약을 설명하는가 하면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호소했다. 투표가 시작되고 개표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참 동안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흘렀다. 결과를 들여다보면 곳곳에 이탈표의 흔적이 보인다. 의회 운영위원장과 경제복지여성위원장 선거에서는 의석수대로 득표했다. 그러나 기획행정위원장 선거에서는 의석수와 다른 표를 얻었다.

    이제 양 당은 숙제를 떠안았다. 당내 민주적 의사결정이다. 국민의힘은 의총에 앞서 재선 의원들이 회동을 갖고 사실상 원 구성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에서 후보 선출이 이루어졌다. 앞으로는 당내 민주적인 의견수렴과 결정 과정에 대한 요구가 이번 선거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각 당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앞서 제대로 된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질지도 지켜볼 일이다.

    차상호(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차상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