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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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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짜장면 추억- 이상규(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2-07-24 21: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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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시절 짜장면은 귀한 음식이었다. 당시는 모두 가난한 시절이라 짜장면 한 그릇 사먹기도 빠듯했다. 생일이나 졸업식 정도 되어야 맛 볼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러다 대략 1980년을 전후로 우리 사회가 조금씩 살만해지면서 짜장면은 서민들도 손쉽게 접하는 국민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짜장면은 이제 배달음식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집에서 가장 흔하게 시켜먹는 음식이 되었다.

    ▼군인들이 군에서 휴가 나오면 가장 먼저 먹는 음식 중 하나가 치킨과 함께 짜장면이 아닌가 한다. 군대 짬밥에 물린 군인은 영내를 나서자마자 춘장 냄새가 가득한 중국집으로 달려간다. 또한 남자들은 당구장에서 주로 짜장면을 시켜 먹는데 먹는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짜장면은 알다시피 잘 못하면 불어터지기 십상이다. 선수들은 경기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자기 차례가 올 때마다 요령있게 먹어야 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보통 당구장에서만큼은 서너 젓가락 안에 짜장면 한 그릇을 흡입할 수 있어야 한다.

    ▼짜장면 가격 변화는 물가를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필자가 대학생이던 1985년에는 짜장면 가격은 500원가량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문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발간한 ‘종합물가총람’에 따르면 서민 음식 대표주자 격인 짜장면은 지난 50년간 50배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1970년 한 그릇에 100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는 5000원 선이다. 2022년에는 6000원 이하 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올들어 물가가 크게 올랐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고단함을 달래줄 치맥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소비자 체감이 큰 삼겹살, 치킨 등 외식 물가가 크게 올랐다. 짜장면 9.1%, 짬뽕 8.2%, 탕수육 6.1%로 각각 올라 중국집 음식 가격도 크게 치솟았다. 언제부터인지 5000원짜리 이하로 한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점이 없어졌다. 서민들은 월급 빼고 모든 게 올랐다고 푸념한다. 당국이 지혜를 발휘해 물가를 잡았으면 한다.

    이상규(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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