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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돗물 ‘깔따구 유충’ 뉴스를 접하며- 김상구(전 부산 상수도사업본부수질연구소 박사)

  • 기사입력 : 2022-07-28 20: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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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하절기 인천 공촌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공급 받은 가정에서 깔따구가 검출됐다는 최초 보도 이후 다른 시도의 수돗물에서도 깔따구가 검출된다는 여러 보도가 나오면서 수돗물에서 발견되는 깔따구 문제가 인천 공촌정수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임을 최근 창원지역 수돗물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깔따구는 전국 어디서나 표면이 잔잔한 물이 있으면 그곳에 산란하고 이후 알-유충(1령, 2령, 3령, 4령)-번데기-성충의 과정을 거친다.

    깔따구 유충이 수돗물에서 발견되는 원인으로 깔따구 유충이 포함된 원수를 정수 공정 상에서 적절하게 처리되지 못했거나, 외부 환경에 노출된 정수장 침전지나 여과지 수표면과 가까운 벽면에 산란한 깔따구 알이나 유충들이 정수 공정에 유입돼 정수 공정을 통과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수돗물에 유충이 발견된 이후 각 정수장에서는 정수 공정으로 유충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방충망, 깔따구 퇴치기 등 설치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완벽한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해 일부라도 유입된 깔따구가 서식하기 좋은 장소를 만나면 대량 번식이 가능해진다.

    정수장은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질을 함유한 물에서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맑은 물을 생산하는 장소이다. 기본적인 정수 처리는 응집제를 주입해 수중의 입자성 오염물질을 크게 만들어 가라앉히는 응집·침전 공정과 그래도 미처리된 것들은 모래 여과층에 통과시켜 제거하는 여과 공정이 주된 공정이다. 이러한 처리를 거치면 물속에 있는 1.0㎛(0.001㎜)이상 크기 입자는 대부분 제거된다. 이들 입자성 오염 물질외 유기성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고도정수처리 공정인 입상활성탄은 세공(오염물질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발달해 물속의 유기 오염물질을 흡착 제거해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깔따구 유충은 정수장에서 응집 혹은 여과 공정으로 쉽게 제거 가능한 크기이나 깔따구 유충의 활동성으로 인해 응집이 쉽게 깨지고 모래 여과지에서도 모래 사이 간극을 통해 침투하려는 성향으로 일부 유충은 모래층을 통과해 누출될 가능성도 있다.

    깔따구 번식이 왕성한 시기에는 정수장 역세수조 용량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래 여과지나 입상활성탄 역세척을 자주해 유충들이 모래 여과지를 지나 입상활성탄 층을 통과하기 전에 씻어냄으로써 수돗물에서 잔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정수 처리 과정에서 100% 오염물질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유충이 수돗물에서 검출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수돗물에서 검출 빈도를 더 낮추기 위해서는 정수장을 운영하는 관계자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구(전 부산 상수도사업본부수질연구소 박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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