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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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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집단 서식지에 골프장이라니”

거제 둔덕면 골프리조트 예정지
팔색조·긴꼬리딱새 둥지 외에 대흥란·두견·붉은배새매도 확인

  • 기사입력 : 2022-07-31 20: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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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 둔덕면 일원 102만㎡(31만평) 규모에 추진 중인 골프리조트 개발사업부지에 다수의 멸종위기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환경단체가 해당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거제시 둔덕면 술역리 인근 골프리조트 예정지에서 생태조사를 벌인 결과 천연기념물 제204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팔색조’ 둥지 3개 외에도 멸종위기 2급인 ‘긴꼬리딱새’ 둥지 1개와 서식 가능지 2곳과 멸종위기 2급 식물인 ‘대흥란’ 서식지 2곳, 천연기념물인 ‘두견’ 2마리, 멸종위기 2급 ‘붉은배새매’와 ‘솔개’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거제시 둔덕면 골프장 예정부지에 서식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204호 팔색조의 모습./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시 둔덕면 골프장 예정부지에 서식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제204호 팔색조의 모습./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이곳에는 골프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시행사 ㈜서전리젠시CC는 오는 2024년까지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클럽하우스 등의 건축물, 단지 내 도로 등 기반시설과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7월 21일 환경영향평가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환경단체는 “골프장 예정부지 내 멸종위기종의 주된 서식지는 6곳으로 추가 조사할 경우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시행사 측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거짓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측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하면서 사업지 인근의 견내량 트릿대 돌미역 국가중요어업유산을 누락했으며, 자연생태환경분야 조사를 하면서 8월 10일과 11일 단 이틀간 조사한 점, 법정보호종이 도래해 번식하거나 개화하는 5~7월 조사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시행사가 의도적으로 멸종위기종의 번식 및 서식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단체는 시행사가 예정부지에서 지난 6월 24일 메가폰을 이용하며 굉음의 사이렌을 울리며 300m가량을 이동하고 이어 27일 같은 방법으로 굉음을 울리며 폭죽을 터뜨리는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자연환경보전법에는 멸종위기종의 주된 서식지나 도래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으로 지정하고 주변지역을 추가로 원형 보존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이럴 경우 둔덕면 골프장 개발 면적의 20%가량은 원형 보전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골프장 개발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를 공개하지 않아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존을 위해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 없으나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불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르면 사업계획이 적정하게 작성되지 않을 경우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할 수 있고 사업 추진으로 자연생태계의 변화가 현저하게 우려될 경우 재검토 통보할 수 있다.

    김성호·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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