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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편의·재미 더한 갓성비 쇼핑공간 ‘편의점’

여기는 삼시세끼 편스토랑

  • 기사입력 : 2022-08-18 19: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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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퇴근하고 편의점 가서 ‘플렉스’(Flex·소비 과시)하는 게 낙이 됐어요. 올해 초에는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려고 빵을 많이 샀고, 요즘은 SNS 핫 아이템이 된 소주를 구하려고 편의점에 가요.”

    최근 MZ세대는 편의점에서 쇼핑을 즐긴다. 급하게 필요하거나 소량의 물건이 필요해 찾던 편의점이 최근 ‘힙한 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식품업계를 뒤흔든 포켓몬 빵 열풍의 진원지도 바로 ‘편의점’이었다. 출시 40일 만에 1000만개가 팔릴 만큼 파급력이 대단했는데, ‘오픈런’ 현상이나 앱으로 재고를 검색하는 모습이 곳곳서 목격됐다. 편의점은 SNS에서 인기인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데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편의성도 좋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 ‘갓성비(god+가성비)’ 측면에서도 소비자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있다.

    편의점

    ◇상반기 매출 10% ‘껑충’=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편의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가 늘었다. 근거리·소량 구매 선호에 따라 가공·즉석 등 식품군(10.6%)의 판매가 늘었고 생활용품(11.5%)의 매출도 증가했다.

    매출 신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2021년 12월 주요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온라인,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 편의점 3사(GS25, CU, 세븐일레븐)의 매출(15.9%)이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매출(15.7%)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골목 가게’ 정도로 인식되던 편의점이 대형마트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편의점 사업이 대형마트에 견줄 만큼 매출 신장을 이룬 것은 1인 가구의 증가 외에도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인파가 몰리는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보다는 출입명부를 작성할 필요도 없고, 방역패스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인근 편의점을 선호했다.

    ◇인기 비결= 국내에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브랜드를 포함해 크고 작은 10여 개의 편의점 브랜드가 영업 중이다. 올해 2월 기준 전국에는 4만2000여개의 편의점이 운영되고 있다. 과거 담배나 콜라, 라면 등 생필품을 사는 역할에 머무르던 편의점이 명실상부한 생활밀착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곳곳서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은 취급 품목도 많고, 서비스도 영역 제한 없이 확대하고 있다.

    짠테크(짠돌이+재테크)에 동참하는 20, 30대가 늘어난 것도 편의점엔 호재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대신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시고 회사 근처 식당 밥 대신 가성비가 좋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이들이 늘어서다. 통계로 보더라도, 마트24가 6월 1일부터 7월 26일까지 자사 도시락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최근 고물가 속에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의점 장보기도 늘고 있다. 채소 등 식재료를 한 번 먹을 정도로 작게 포장하고, 산지 직거래를 통해 채소 가격을 업계 평균보다 싸게 파는 곳도 있다. 공산품의 경우, 편의점 자체 브랜드(PB제품)로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보기를 편의점에서 한다는 것은 생활 밀착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많은 업체들이 편의점을 파트너 채널로 삼으려고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열린 원소주 팝업스토어 오픈 전 고객이 줄 서 있는 모습./GS25/
    부산에서 열린 원소주 팝업스토어 오픈 전 고객이 줄 서 있는 모습./GS25/

    ◇편의와 트렌드 한번에= 최근엔 편의점이 유통 격전지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 연이어 히트를 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은 소주다.

    GS25에 따르면 가수 박재범이 내놓은 ‘원소주스피릿’이 판매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주류 매출 1위, 2위였던 카스와 참이슬후레쉬를 넘어 전체 주류 상품 매출 1위에 올랐는데, 그야말로 돌풍 수준이다. GS25 관계자는 “원소주스피릿의 큰 인기는 단순히 셀럽 마케팅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상품에 문화와 스토리가 잘 녹아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CU는 최근 ‘김보성 의리남 소주’를 출시했다. 모바일 예약 구매로 판매했던 토끼 소주도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월 출시 후 인기를 모은 '돌아온 포켓몬빵'/SPC삼립/
    지난 2월 출시 후 인기를 모은 '돌아온 포켓몬빵'/SPC삼립/

    베이커리 부문 역시 MZ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MZ 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자체 브랜드 제품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GS25가 선보인 ‘메이플스토리빵’ 5종이 출시 18일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출시 당일에만 초도물량 10만봉이 팔렸다. 메이플스토리빵 판매에 힘입어 같은 기간 GS25의 프리미엄 빵 브랜드 브레디크 상품의 매출까지 전월 동기 대비 64% 성장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을 겨냥해 빵 속에 캐릭터 스티커 80종을 동봉하고 스탬프 이벤트도 진행했다. 티켓 수량에 따라 게임 인기 캐릭터 피규어는 물론 게임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템 3종을 선착순 지급한 전략이 주효했다.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연세유업/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연세유업/
    연세우유 생크림빵. /연세유업/
    연세우유 생크림빵. /연세유업/

    CU가 지난 2월 내놓은 ‘연세크림빵’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생크림이 전체 중량의 약 80% 차지하는 이 제품은 실제 구매 고객들의 반갈샷(반을 갈라 상품 속 내용물을 인증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이마트24 역시 편의점에서 빵을 찾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딜리셔스 브레드’ 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역 유명 빵 맛집 상품을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 6월부터 대구 유명 빵집인 홍두당과의 협업을 통해 ‘근대골목단팥빵’ 4종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와 런치플레이션 등으로 MZ세대들을 위주로 편의점 이용이 더 활발해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편의점 양강 기업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S25와 CU 등은 점포와 서비스 차별화가 미래 사업 성공의 승부수일 것으로 보고, 인공지능(AI) 점포, 드론 배달 등 미래형 유통 채널로 거듭나는 데 주력하고 있다. CU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는 동시에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GS25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편의점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서면, 스마트 카메라가 이동과 제품 구매 행동을 분석하고 치킨 등의 요리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 밖에도 TV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금융 특화 점포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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