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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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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3] (21) ‘쓰테크’를 아시나요

쓰레기 버리고 돈도 버는 ‘짭짤한 친환경’

  • 기사입력 : 2022-08-23 07: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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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 시대, 당장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거나 생활 속 지혜로 부수입을 만드는 ‘짠테크(’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버려지는 쓰레기로 재테크하는 이른바 ‘쓰테크(쓰레기와 재테크의 합성어)’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쓰레기를 모아 돈을 벌면서 고물가를 견디는 동시에 환경도 생각하는 것이다.

    도영진 기자가 창원시 성산구 만남의 광장 앞에 설치된 순환자원 회수 로봇에 페트병을 넣고 있다./김승권 기자/
    도영진 기자가 창원시 성산구 만남의 광장 앞에 설치된 순환자원 회수 로봇에 페트병을 넣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성산구 만남의 광장 앞에 자원 순환 분야 로봇기업 ‘수퍼빈’이 설치한 쓰레기 받는 파란색 자판기가 있다.

    ◇쓰레기 모아 돈! 재활용품 버리고 돈 버는 ‘수퍼빈’·‘오이스터에이블’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시장에 갈 때 장바구니를, 카페에 갈 때 텀블러를 챙기고 포장 안 된 채소를 선택하고, 비닐을 재활용하는 소소한 실천 등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활동인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가 주목받고 있는 건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는 자꾸만 생겨날 터. 여기서 더 나아가 버려지는 쓰레기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발상의 전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찾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창원스포츠파크 내 주차장. 이곳에는 자원 순환 분야 로봇기업 ‘수퍼빈’이 설치한 쓰레기 받는 파란색 자판기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음료 자판기와 흡사하지만, 캔과 플라스틱을 구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순환 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이다.

    재활용품을 버리고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스마트폰에 ‘수퍼빈’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회원 가입을 하면 자원 순환에 동참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이 있는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의 네프론을 검색할 수 있는데, 앱을 통해 사용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자판기에 투입할 수 있는 재활용품은 음료 캔과 투명페트병.

    자판기에 물건을 넣으면 카메라가 스캔해서 재활용 가능 여부를 선별해준다. 로봇이 스스로 순환 자원을 판단하고 자동으로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대당 하루 1000~1500개의 페트병과 음료 캔을 처리할 수 있다. 투명페트병의 경우 라벨을 모두 제거해야 투입할 수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은 개당 포인트를 적립해주는데, 2000포인트를 모으면 앱과 홈페이지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단, 1인당 하루에 50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기준 투명페트병 약 3000만개, 알루미늄 캔 약 2000만개를 네프론으로 수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500여개의 순환 자원 회수 로봇이 설치돼 있지만 경남에는 그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아쉽다. 경남에는 창원시 성산구 창원스포츠파크, 의창구 의창스포츠센터,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 마산합포구 합포스포츠센터, 진해구 진해루와 김해시 연지공원에 각각 설치돼 있다.

    순환자원 회수로봇에 페트병 3개와 캔 1개를 넣자앱에 40포인트가 적립되어 있다./김승권 기자/
    순환자원 회수로봇에 페트병 3개와 캔 1개를 넣자앱에 40포인트가 적립되어 있다./김승권 기자/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스타트업 ‘오이스터에이블’이 설치한 ‘오늘의 분리수거’ 재활용품 수거함도 네프론과 비슷하다. 재활용 수거함에 페트병, 캔, 우유팩 등 재활용품을 넣으면 기계가 물건의 무게와 양을 감지하고 재활용품의 바코드를 인식한다. 그 후 회사가 운영하는 오늘의 분리수거 앱을 통해 포인트(점수)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페트병, 캔 하나당 10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데, 적립 포인트는 회사와 제휴를 맺은 쇼핑몰 등에서 식품이나 음료를 구입하거나 자원 순환 지원사업에 기부할 수 있다. 10포인트당 100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늘의 분리수거’는 지난 2016년 서비스 시작 단계부터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시범사업을 하면서 확장했다. 시민들은 분리배출을 지속 실천하는 동기를 부여받는 한편 지자체·기업은 시민 참여를 도우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네프론과 마찬가지로 경남에는 숫자가 적은 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300여곳인데, 경남에서는 창원시 진해구 덕산동주민센터, 샘바위 지역 아동센터에 설치돼 있다.

    도영진기자가 창원시 성산구 만남의 광장 앞에 설치된 순환자원 회수로봇에 캔을 넣고 있다./김승권 기자/
    도영진기자가 창원시 성산구 만남의 광장 앞에 설치된 순환자원 회수로봇에 캔을 넣고 있다./김승권 기자/

    ◇헌 옷 줄게 ‘세액공제’ 다오! 재활용하고 혜택받기= 재활용품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헌 옷도 ‘쓰테크’ 방법이다.

    대표적인 기부처가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 가게’다. 이곳을 통해 헌 옷을 비롯해 각종 생활잡화, 책, 음반, 소형 가전 등 물품을 기부한 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 직접 방문해 기부하는 방법, 지역과 기증 물품 수량에 따른 택배 수거, 방문 수거(3박스 이상) 모두 가능한데, 홈페이지를 통해 기증 가능한 물품을 확인하면 편리하다.

    기부자는 기부 후 받은 기부금 영수증을 활용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부하면 기증받은 곳에서 기부 인정 금액을 산정하는데, 인정 금액은 기증받은 물건을 판매 가능한 물품의 평균 판매단가를 기준으로 매긴다. 인정 금액의 15%를 세액 공제받을 수 있다.

    이를 테면, 헌 옷을 기부하고 기부금을 10만원으로 인정받았다면, 15%에 해당하는 1만5000원이 최종 세액에서 공제되는 것이다. 공제 한도는 근로소득금액의 30%까지, 한도를 초과한 기부금은 10년간 이월공제된다. 공제 한도를 초과했더라도 향후 10년간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아름다운 가게’는 기부 물품을 판매하므로 기부하는 물품 또한 판매가 가능한 수준의 깨끗한 것이어야 한다. 수익금은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한다.

    국내외 취약계층에 중고의류를 지원하는 비영리법인인 ‘옷캔(OTCAN)’을 통해 안 입는 옷을 기부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옷캔은 의류 폐기물 감축을 위해 재사용·재활용·자원화 프로젝트를 펼치는 단체다. 옷과 가방, 신발, 수건과 작은 인형 등을 기부받는다. 멤버십 회원이 되면 기부 물품을 횟수 제한 없이 기부할 수 있다. 오염되거나 훼손돼 옷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만 아니면 된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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