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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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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의 향기] (28) 창원 챨리살롱

놀 줄 아는 지역청년들, 예술적으로 노는 곳

  • 기사입력 : 2022-09-13 2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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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챨리살롱은 ‘문화로 모이고 문화로 노는 공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있어요. 경남에서 놀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지향합니다.”

    최근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주고 받는 ‘살롱 문화’가 부활하면서, 이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창원에도 움텄다. 바로 창원 중앙동에 위치한 소셜 살롱 ‘챨리살롱’이다.

    창원 중앙동에 위치한 챨리살롱. ‘문화로 모이고 문화로 노는 공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2020년 10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창원 중앙동에 위치한 챨리살롱. ‘문화로 모이고 문화로 노는 공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2020년 10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혹 살롱 문화가 익숙치 않다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떠올려보자. 영화 속에서 헤밍웨이, 달리 등 1920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은 한 공간에서 대화와 열띤 토론을 주고받는다. 그 속에서 열정과 낭만이 피어난다.

    살롱은 ‘응접실’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17세기 프랑스에서는 귀족이나 부르주아의 부인이 응접실을 개방하고, 취미나 기호를 같이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문학·예술·학문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즐기는 사교문화인 살롱문화가 발달했다. 이후 살롱문화는 18세기 유럽 사회에 퍼지기 시작해 19세기에는 전 유럽으로 확산했다.

    ‘크리스마스 기부 파티, 도심 게스트하우스, 소셜다이닝 떡볶이 뷔페, 장 미쉘 바스키아 데이…’

    지역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청년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가고 있는 챨리살롱을 지난 13일 찾아가봤다. 창원 중심가 상남동과 멀지 않은 곳 상가 건물 지하에 위치한 챨리살롱. 입구를 향하는 건물 벽면에는 이곳에서 진행했던 각양각색의 문화행사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장 미쉘 바스키아 데이 포스터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그때, 챨리윤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인철 챨리살롱 대표가 인사를 건넸다.

    “문화를 매개로 지역과 청년을 연결하는, 제 스스로 이름 짓기를 ‘로컬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챨리 윤은 활동명이구요. 원래 제가 ‘챨리와 초콜릿 문화’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영화 ‘챨리와 초콜릿 공장’처럼 문화를 사람들에게 달콤하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어느날 온라인을 넘어 현실에서 직접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챨리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어요.”

    챨리살롱에서 진행한 기획 행사 포스터들./한유진 기자/
    챨리살롱에서 진행한 기획 행사 포스터들./한유진 기자/

    ◇지역에도 청년들이 모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 필요해= 창원 출신인 그는 대학 진학을 위해 타지로 떠난 지 10여년 만인 지난 2019년에 다시 창원으로 돌아왔다. 상담 심리와 사회복지를 전공한 윤 대표는 대안학교에서 5년 정도 일한 커리어 대신 ‘문화기획자’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제가 이제 10여년 만에 창원에 돌아왔잖아요. 근데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하드웨어적으로 얘기하면 창동 같은 곳이 많이 쇠퇴해있었어요. 어릴 때 저는 항상 창동에서 놀고 했었는데, 오랜만에 와서 제일 놀란 게 그거였거든요.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친구들이 술만 먹더라고요. 그게 저는 마음이 좀 그랬어요. 어릴 때 저랑 같이 같이 음악도 하고 책도 읽고 그랬던 친구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이제 창원에 뭐가 있는지 찾아봤고, 당시에는 너무 뭐가 없다는 생각을 그땐 했어요. ‘공간도 없고 놀거리도 없고 그러니까 친구들이 술을 먹는구나’ 그렇다면 뭔가 놀거리가 생기면 달라지지 않을까해서 움직이기 시작했죠.”

    윤 대표는 창원으로 오자마자 소모임 6개를 운영하며 사람들과 교류했다. 하지만 대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서울에서는 살롱 문화와 공간이 이미 활성화돼 있는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지역에도 청년들이 모여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앵커시설이 필요하다고 계속 생각해온 그였다. ‘없다면 내가 만들자.’ 윤 대표는 곧장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2020년 10월, 청년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창원 중심가인 상남동 인근 오피스텔에 챨리살롱 공간을 마련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챨리살롱 시즌 1때는 원데이클래스, 소셜다이닝, 소셜파티, 소모임 등 4가지 틀에 맞춰 사이더·칵테일 제조 클래스, 치맥 파티, 와인 셰어링, 독서모임, 영어스터디, 자기개발 모임 등을 진행했었다. 지역에서 못 보던 공간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로 인해 그해 12월부터 4인 이상 집합 금지가 되면서 순식간에 사람들을 모으는 게 어려워졌다. 공간을 연 지 3개월 만이었다. 어렵게 버티면서도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그는 창원형 청년꿈터 지원사업에 합격하면서 월세 지원을 받아 공간을 유지할 동력을 얻었다.

    챨리살롱에서 진행한 행사./챨리살롱/
    챨리살롱에서 진행한 행사./챨리살롱/
    챨리살롱에서 진행한 행사./챨리살롱/
    챨리살롱에서 진행한 행사./챨리살롱/

    그때부터 윤 대표는 다시 힘을 내 챨리시즌 2를 재개했다. 거리두기 제한에 맞춰 소규모로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면서 또 한 차례 버텨나갔다. 2021년 9월에는 지금의 챨리살롱 공간으로 이사를 오며 다시 한 번 기반을 다져나갔다. 공간이 넓어지다 보니 가용할 수 있는 사람 수가 늘어났고, 거리두기 제한도 완화되면서 그때부터 다시 핼러윈커스텀대회, 어쿠스틱 음악회, 기부바자회 진행 등 지역 청년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활발히 기획해 챨리살롱에서 선보였다. 평균 3~4명이 모였던 공간이 지난해 말에는 어느덧 기본 20명씩 모이는 북적북적한 공간이 됐다.

    챨리살롱 내부./챨리살롱/
    챨리살롱 내부./챨리살롱/
    챨리살롱 내부./챨리살롱/
    챨리살롱 내부./챨리살롱/

    현재 챨리살롱은 공간 자체를 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 멤버십 형태로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12월 경남에 있는 문화활동가들을 모으는 네트워크를 진행한 이후 윤 대표가 내린 결정이었다.

    이전까지 창원 청년들을 모으고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면, 보다 범위를 넓혀 경남 각 지역의 청년들을 연결하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가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하며 느꼈던 고충이 바로 지역 간 ‘연결’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이 훨씬 넓고 인구도 많은데 성수동, 홍대 사람들끼리 연결돼 있고 네트워크가 있어요. 그렇다고 네트워크 안에서만 노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가 많아서 함께 성장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지역에서는 제가 누군가를 보고 함께 배우고 성장해나가고 싶은데, 그런 분들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저희가 하는 일의 핵심 키워드가 ‘연결’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지금까지 그런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윤 대표./챨리살롱/
    윤 대표./챨리살롱/

    그의 바람대로 창원을 넘어 경남 청년을 연결하는 일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경남에서 문화 관련 활동을 하는 청년 100명이 모인 ‘경남로컬정보방’이라는 카톡방을 운영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 교류가 가능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한편 윤 대표는 챨리살롱을 비롯해 청년문화기획단 ‘뻔한창원’ 대표, 창원 문화예술 SNS ‘창원의낮과밤’, 창원 문화모임 ‘때때로’ 운영자 등 문화 관련 직함이 다양하다. 이외에도 라디오 게스트, 지역 행사 MC, 청년 관련 업무 자문 등 문화 활동을 통해 경남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챨리라는 이름에 담은 의미처럼 달달하고 은은하게 문화를 전달하고 있는 그가 가진 목표는 무엇일까.

    “지역에 있지만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일을 하는 문화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자라섬재즈페스티벌, 홍대 클럽데이 등 이런 것들이 기획자의 이른바 시그니처 기획인데, 저도 지역에서 하나밖에 없는 저만의 기획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요즘은 여기서 더 나아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의 자원과 사람들을 연결하는 시그니처 콘텐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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