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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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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정영숙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

“내달 ‘세계한인의 날’ 행사 주최… 한식으로 지구촌 입맛 잡겠다”

  • 기사입력 : 2022-09-22 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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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동래구 동래시장 앞(조선시대, 동래 관아) 정영숙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정림한정식 대표)과 인터뷰를 위해 도착하니 고운 개량 한복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부잣집 사모님이 반갑게 맞이한다.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유명한 약선요리 대가임을 알아차렸다. 정 원장의 요리 인생과 철학, 봉사에 죽고 못사는 별별인생이 궁금하다.

    정영숙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이 한식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영숙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이 한식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올해로 한식·약선 요리를 하신 지 32년이 됐다고 들었다. 동기는.

    △고향이 양산이고 7남매 5번째이다. 부모님이 과수원 농사를 엄청 크게 하셨다. 요리는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해 어머니가 해마다 고추장과 된장 담그는 것을 나한테 시켰다. 그때부터 자연 음식과 약초 양념, 발효 음식 연구를 바탕으로 약선(藥膳) 요리를 이용한 정림한정식을 하게 됐다.

    -정림한정식은 부산과 김해에 대표적인 한정식 전문으로 부산시가 지정한 부산 전통 한식이다. 비법은.

    △저는 한옥 풍 건물에 꽃과 나무, 식물, 화분, 정자, 항아리 등 토속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김해 2개, 부산 1개 정림한정식이 있는데 가게 안의 모든 소품들을 옛날 장신구를 이용해 장식해 놓았다. 32년 동안 설과 추석 당일만 제외하고 연중무휴이다. 우리 집에 한번 들어온 직원은 절대로 안 나간다. 아직 한번도 종업원을 해고나 내보낸 적이 없고 정년도 없다. 정림한정식은 내 것이 아니고 우리 모든 직원들 것이다. 직원들한테 유언을 했다. 절대로 자식한테 안 물려주고 훗날 내가 없더라도 직원들이 10년 동안은 공동으로 운영하라고 했다.

    우리 약선 요리 음식은 절대로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조미료 통 자체가 없다. 단맛은 오곡을 고아 만든 조청으로, 신맛은 감이나 매실로 만든 식초로 낸다. 현미 오곡밥, 토종 된장국, 모둠 장아찌, 젓갈 등이 준비되는 토속 밥상이다. 모든 음식은 수년간 효소와 숙성을 시켜 만든다.

    10월 5일 부산 동래에 기념행사 유치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의미 담아
    2030인분 ‘가야궁 비빔밥 퍼포먼스’ 준비
    맛·품격 겸비한 한식 문화 세계화 추진

    “전통 발효장은 후손에 물려줘야 할 가치
    간장·된장·고추장 등 발효장 계승 위해
    ‘한 집 한 항아리 갖기 운동’ 등 펼치고
    한식·약선요리 후계자 양성에도 온 힘”

    -내달 동래구에서 개최하는 세계한인의 날 행사를 원장님께서 개인으로 주최했다고 들었다. 세계적인 큰 행사를 어떻게 주최하게 됐는지.

    △매년 10월 5일 세계 한인 재단 주최로 기념 행사를 해왔다. 올해 제16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 잔치는 동래구에서 열리는데 당일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분들에게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의 의미로 2030 그릇의 약선 비빔밥을 제공할 예정이다.

    2013년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식의 날 행사에서 나물 33가지를 이용해 1만2013인분의 비빔밥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했다. 나물 33가지는 탑골공원서 3·1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민족대표 33인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한식을 주제로 한 역대 최대 규모 행사였고 너비 1.5m, 길이 150m 가량의 특수 제작 용기에 비빔밥을 만들었다. 나물 무게만 7t이었고 밥까지 16t의 무게였다. 모든 조리와 요리는 우리 직원들이 10일 동안 밤낮으로 준비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어떻게 겁없이 했는지 모르겠다.

    정영숙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
    정영숙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

    -정림한정식 약선 요리가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또 가야궁 비빔밥은 어떻게 탄생했나.

    △지금까지 하루에 3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일이 없고 새벽 3시에 농수산물 시장에 나가 최고 좋은 재료를 구입한다. 쌀 등 최고 재료는 전국 각지에 농민과 계약 재배한다. 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니다. 봉사가 철학인 저를 이렇게 만들었고 100년 뒤 200년 뒤에도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

    김해 수로왕릉 옆 정림한정식 주메뉴인 ‘가야궁 비빔밥’은 40여 가지의 식재료로 만들어진다. 제가 자신있게 개발한 비빔밥인데 친환경 자연 식자재로 몸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이를 가락국의 문화, 한국의 문화로 승화시키고 싶다. 2000년 가락국의 역사를 갖가지 식재료가 어우러진 비빔밥에 담아 음식에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화합하며 소통하는 다문화사회를 만드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

    가야궁 비빔밥은 화합과 소통, 한식의 국제화이다. 찬란한 금관가야와 문화를 세계에 알려 우리 식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이 저의 포부이다. 김해 역사는 바로 금관가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문화로 가야궁 비빔밥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던 가야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야궁 비빔밥에는 일반적인 비빔밥에는 없는 인도 카레가 들어간다. 수로왕의 부인인 허황옥이 인도에서 배를 타고 도래한 것을 기념해 인도에서 직접 가져온 전통 카레를 넣었다.

    -약선 요리 대가와 연구가인데 약선 요리란 무엇인가.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하다는 생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약선이다. 밥상이 약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장 흔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 한다. 현대인이 경험하는 질병의 원인은 음식에 있다고 본다. 정체불명의 음식이 병을 만든다. 약선은 몸이 원하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다.

    고향이 양산이라 어릴 적부터 자연과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큰 과수원을 경영하신 관계로 어릴 때부터 동산을 다녔다. 당시 아버지께서 모든 풀을 뜯어 먹어보라고 하셨다. 쓴맛이 나는 것은 간에 좋다는 말씀을 하시며 온갖 풀을 채취해 직접 맛을 보며 비교하도록 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자연스레 산천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오늘날 약선요리연구가가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자연을 음식에 접목시키기 위해 혼자서 산과 들을 다니며 식재료를 채취하고 있다.

    -전통 발효장 항아리 분양과 약선 요리·한식 세계화, 대학 강의와 비법 전수 지식 공유·후계자 양성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이유가 무엇인가.

    △약선이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에서 발생돼 나온 것으로 오랜 음식문화와 함께 발전되고 유래된 한방요리로서 의학 이론에 근거하고 생약이나 그 밖의 약용과 영양 가치가 높은 재료를 잘 선택하고 융합해 만들어진 문화이며 요리이다. 문화는 밥상 문화로부터 모든 것이 비롯된다. 밥상 문화는 곧 예절이며, 음식은 정성의 전수(傳授)요, 혼의 전달이다. 우리의 밥상 문화가 사라져 간다는 것은 곧 우리의 예절이 사라져가고 민족 혼이 소멸된다는 말과 다름없다. 밥상 문화는 백세시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제가 약선 한식의 명인으로 소문나면서 한국신지식인 협회장 등 최초·최고라는 수식어가 몇 가지 있다. 예로 간장·된장·고추장 등 전통 발효장(醬)을 계승하고자 ‘한 집 한 항아리 갖기 운동’을 펼치는 것으로 장을 담글 기술과 장소가 없는 사람들에게 장 항아리를 분양해 가야궁 비빔밥과 함께 가락국의 허 황후와 히미코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을 제작해 보급했다.

    전통 발효장은 후손에게 반드시 물려줘야 할 가치인데도 요즘 젊은 엄마들은 집에서 장을 거의 담그지 않고 있다. 맛은 한번 잃으면 영원히 못 찾는다. 식생활은 우리를 가장 인간 답게 하는 문화이다. 가족의 식사를 담당하는 어머니는 그 집의 주치의다. 저는 대학 강의도 3시간짜리 특강을 쉬는 시간 없이 연속으로 한다. 음식은 마음과 정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손으로 빚은 음식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맛과 품격을 겸비한 약선 요리를 경험하면 우리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새삼 느껴진다. 우리 땅 지천에 널린 산야초와 우리 농산물로 정성스럽게 만든 소박한 한 끼의 식사는 바로 보약이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식물도 각각의 특성과 효능을 통해 서로 상생하고 또는 서로 상극이다. 발효와 약선 요리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근원으로 요즘 젊은 주부들은 이런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내달 5일 세계한인의 날 기념행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래에서 열린다. 한인의 위상 제고와 2030세계박람회 성공유치로 한식의 세계화 추진과 전 세계 홍보를 위해 가야궁 비빔밥 ‘2030인분 가야궁 비빔밥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 정영숙 원장은

    양산 출신으로 대한민국한식협회 회장, 제1회 한식의 날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신지식인협회 신지식인 대상, 음식문화 개선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중국 랴오닝성장 공로패를 받았으며, 키르키즈 수교 20주년 비빔밥 4000명분 기념행사로 키르키즈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식품경영학 박사. 현재는 한국향토문화총연합회 이사장과 한국발효음식 문화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글·사진=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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