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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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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매각’ 거제지역 환영 분위기·우려 교차

“미래 투자할 주인 찾아 희망적… 경영정상화 땐 지역경제 도움”
당사자 참여 없이 결정 아쉬움… 매각 따른 구조조정 등 걱정도

  • 기사입력 : 2022-09-26 20: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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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우조선 옥포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에서는 새 주인을 찾았다는 환영 분위기 속에 지역 당사자 참여 없이 매각이 결정된 데 대한 아쉬움도 교차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구체적인 매각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유력 인수 후보자로 한화그룹이 낙점된 데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 곳곳에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번 매각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직원은 “뉴스를 통해 대우조선 매각 소식을 듣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반기는 분위기가 많은 편이다”며 “2015년 이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연봉까지 삭감하는 등 직원들도 많이 힘들었는데 회사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주인을 찾았다는 점에서 희망 섞인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직원들 입장에서는 독자생존을 가장 원하지만 주인 없는 회사로 남는 것보다 제대로 된 주인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인수합병 뒤엔 어쩔 수 없이 인력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텐데 그 부분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바라보는 지역사회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에는 직영 인력만 9700여명, 협력사 직원은 1만7000명이 넘게 일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함께 지역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이다.

    옥포에서 만난 한 시민은 “매각에 따른 후폭풍으로 구조조정이 휘몰아치면서 또다시 지역경제가 얼어붙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잘된 결정으로 지역경제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새로운 경영주가 들어와 대우조선의 경영이 정상화가 된다면 옛 조선경기 호황 때처럼 지역상권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거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으로 인수가 진행될 때 소모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사회도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에 매각이 진행되는 한화그룹은 동종사가 아니어서 거제시와 대우조선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매각 절차에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협력사·기자재업체 등 조선산업 생태계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2019년 1월 산업은행의 일방적인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이후 현대중공업으로 매각 절차가 3년 만에 종지부를 찍는 과정에서 수많은 혼란과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면서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시도가 비공개·밀실·특혜 매각이란 오명으로 얼룩진 것은 일방통행식으로 급하게 추진한 데 따른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거제시는 지난 20일 발표한 대우조선 매각 관련 입장문에서 기술력이 해외 유출되지 않도록 상선 부문만 분리해서 매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대우조선의 기업가치를 올바로 담아내고 경영 정상화와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주인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장은 “시작 단계부터 현장 당사자가 참여해 투명하게 매각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제대로 된 주인이 정해진다면 매각 작업을 더 끄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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