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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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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53) 통도사 범종

천년을 비워낸 깨우침의 소리

  • 기사입력 : 2022-10-04 20: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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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음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그믐이었다

    신열 오른 눈먼 사람이

    산문에 머리를 박았다

    천둥이 울었던가

    깃을 떨군 새들이 돌아와

    숲은 귀를 열어두는 시간에 들었다


    전생이란

    환생이란

    내세란 다 죽음의 다른 말

    캄캄할수록 별들의 절규는 또렷해지고

    동굴 같은 마음들이 땅속까지 내려갔을 때

    세상의 어두운 길을 낮은 주파수로 울리며

    천년을 우두커니

    폭풍과 폭우, 폭설도 감당하며

    속을 비워낸 몸은


    모서리를 버리고 둥글게 둥글게

    우주를 돌고 돌아와 우는

    맨 처음 기도인 것을


    ☞ 우리나라 삼보사찰(三寶寺刹) 중의 하나인 양산 통도사. 새벽 3시와 저녁 6시, 범종이 울린다. 범종은 천상과 지옥, 법고는 땅 위, 목어는 물속, 운판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일깨우기 위해 울리는 소리. 불전사물은 불법의 진리를 담은 소리로 중생의 마음을 울려 깨우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범종각은 천왕문(天王門)을 들어서면 바로 남쪽에 있다. 범종루는 숙종 12년(1686) 수오대사(守梧大師)에 의해 이뤄졌으나 현재는 중수된 건물이다. 범종의 ‘범(梵)’은 범어(梵語) ‘브라흐마(Brahma)’를 음역(音譯)해 범(梵)이라 한 것이다. ‘청정하다’ 또는 ‘숙정(淑淨)하다’는 뜻이라고. 그러므로 범종이란 ‘청정한 불사(佛寺)에서 쓰이는 맑은 소리의 종’이란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긴 장삼자락 나부끼며 종을 울리는 스님의 결연한 모습과 종소리. 저녁에 산을 울리는 그 소리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리라. 온몸이 종소리에 숙연해지는 경험을 꼭 한번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시·글=이서린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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