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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한국축구의 외교력 - 김병희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2-10-24 20: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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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축구국가대표팀의 이미지를 담은 래핑 항공기를 선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고자 A350 항공기와 A321 항공기 동체에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김민재 등 축구 국가대표팀 주축 멤버들의 이미지를 래핑했다. 래핑 항공기들은 오는 12월까지 3개월 동안 국내선을 포함한 미주,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노선에 투입돼 전 세계 하늘길을 누빌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담당자는 “국내외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과 높아진 대한민국 축구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축구가 63년간 품어왔던 아시안컵 개최의 염원은 또 이뤄지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했다. 1988년, 2011년에 이어 3번째다. 오는 11월 21일 개막하는 2022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2년 연속으로 메이저대회를 치르게 됐다.

    당초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는 중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자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개최를 포기함에 따라 새로운 개최국 선정을 위한 유치전이 시작됐고, 한국은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치른 2회 대회 이후 63년만의 아시안컵 개최에 도전했다. 한국은 카타르, 인도네시아와 경쟁했고, 인도네시아가 자국리그 도중 경기장에서 131명이 사망한 ‘칸주루한 스타디움 참사’로 인해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카타르와 2파전이 됐다.

    유치 경쟁에서 한국은 ‘명분’을 내세웠다. 아시안컵이 201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렸기에 2023년 대회는 순환 개최 원칙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열려야 한다는 것과 1960년 이후 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 아시안컵을 축구와 문화를 결합한 아시아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유치에 도전했다.

    그러나 카타르의 인프라와 ‘오일머니’의 힘을 넘을 수는 없었다. 카타르는 월드컵을 위해 마련한 인프라를 아시안컵에도 활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카타르의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 실적, 인프라, 그로 인해 터득한 세심한 운영 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찬사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또 출전국의 항공료, 체류비 등 모든 제반 비용까지 부담하는 파격적 조건까지 내걸면서 아시안컵을 유치했다.

    여기에다 축구 외교력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집행위원회에서 개최 의결권을 행사한 이는 2027년 대회 유치 관련 이해 당사국 출신을 제외한 19인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달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마지막 유치전을 벌였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카타르가 올해 월드컵, 내년 아시안컵을 잇달아 개최하면서 당분간 아시아 스포츠의 중심은 중동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 아시안컵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은 아시안컵 유치가 언제쯤 가능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이 아시안컵을 유치하려면 뚜렷한 명분과 함께 오일머니에 지지 않는 한국축구의 외교력을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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