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시민 심리 치료와 재발 방지 노력 중요
시민들 “대규모 인파 장소 꺼려지고 심리적 충격 커”심리 전문가 “심리적 트라우마 자연스러운 것…도움 받을 수 있어”소방방재학과 교수 “통제 안 될 경우 압사 발생할 수 있어 예방 중요”
- 기사입력 : 2022-10-31 1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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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참사는 시민들에게 도심 한복판에서 언제든 대형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대한 거부감, 압사 사고에 대한 공포 등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압사 사고는 통제가 안 되는 곳에서 어디든 발생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며, 트라우마 등 마음의 상처가 심하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청할 것이 권장된다.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사람은 누구나 사고나 재난 등을 경험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을 수 있다. 간접적으로 참혹한 영상과 사진 등을 접한 시민들도 우울감 등 심리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창원지역 대학생 20대 박모씨는 “또래 친구들이 모여 있는 군중에 의해 참사가 발생했다는 데 충격이 컸다”고 했다.
또 송모(34·창원시 성산구)씨는 “사고 당일 새벽에 SNS에 검색하니 사고의 참혹한 현장이 모자이크도 안 된 채 올라와 있었다”며 “무차별적으로 확산된 사진이나 영상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30대 김모씨(창원시 의창구)씨도 “이태원 사고처럼 한 번 군중 속에 끼였을 때가 있었다. 한 발 내딛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되고 군중이 움직이는 방향대로만 휩쓸려 갔다.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하며 그때 당시 기억이 떠올라 더 무서웠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는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생존자나 목격자, 사상자의 가족과 지인 등도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 30일 성명서를 통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부상당한 분들과 가족, 목격자, 사고대응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시민들의 심리 회복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로 불안과 우울 등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은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좁은 가파른 내리막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압력에 의해 숨을 못 쉬는 ‘외상성 질식사’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흡곤란으로 인한 심정지 상태가 되면 골든타임은 채 몇 분도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별 대비가 필요하며, 수만 명 대규모 인파가 밀집한 곳이 아닌 곳도 통제가 안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예방 등 경각심이 당부된다.
남기훈 창신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민간이나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안전관리계획을 세우게 되어 있지만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모이는 행사는 그렇지 않은 면이 있다. 지역에선 지자체마다 어떤 경우에 어디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전 확보 노력과 예산을 확보해 지원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 교수는 이어 “압사사고는 과거 지하 업소에서 불이 날 경우 한 입구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막상 화재 연기나 화염에 의해 사망하는 것이 아니고 압사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는 통제가 안 될 때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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