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전문가 도움 받아야”
“참혹한 영상·사진 접한 시민들도 간접 경험자로 심리적 고통 겪어”오는 5일까지 도청 합동분향소에 ‘재난심리 회복지원 서비스’ 운영
- 기사입력 : 2022-11-01 2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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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참사는 시민들에게 도심 한복판에서 언제든 대형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대한 거부감, 압사 사고에 대한 공포 등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경남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도청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옆에 ‘찾아가는 재난심리 회복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니, 트라우마 등 마음의 상처가 심하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1일 경남도청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옆의 ‘찾아가는 재난심리 회복지원 서비스’ 부스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어태희 기자/사람은 누구나 사고나 재난 등을 경험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을 수 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참혹한 영상과 사진 등을 접한 시민들도 ‘간접적경험자’로서 우울감 등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1일 송모(34·창원시 성산구)씨는 “사고 당일 새벽에 SNS에 검색하니 사고의 참혹한 현장이 모자이크도 안 된 채 올라와 있었다”며 “무차별적으로 확산된 사진이나 영상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30대 김모(창원시 의창구)씨도 “이태원 사고처럼 한 번 군중 속에 끼였을 때가 있었다. 한 발 내딛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되고 군중이 움직이는 방향대로만 휩쓸려 갔다.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하며 그때 당시 기억이 떠올라 더 무서웠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는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가 합동분향소 옆에 운영하고 있는 회복지원 서비스 부스는 전국 17개, 경남에는 1개소가 설치돼 있다. 경남 부스에는 1일 오후 5시까지 10여명의 내담자가 방문을 했다. 변유정 대한적십자사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전문요원은 “SNS나 유튜브에 나오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너무 자극적인 영상과 사진들에 노출돼 트라우마가 돼 밤잠을 설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또한 세월호 당시 어른들이 아이들을 지켜줘야겠다 생각했는데 ‘또 이런사건이 발생한 것에 마음이 아프다’는 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스에서는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트라우마를 진정시키는 나비호흡법 등 마음안정기법을 전달하고 있다. 또 트라우마가 심할 시에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홍보하고 있다. 부스는 국가애도기간인 오는 5일까지 합동분향소와 함께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분들의 유가족과 지인, 부상자와 가족, 목격자, 사고대응인력 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큰 충격이 예상되며 대규모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시민들의 심리 회복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 또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불의의 사고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 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었거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들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부는 유가족과 부상자, 일반 시민도 심리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재경·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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