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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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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한국형 바칼로레아를 꿈꾸며- 정호영(한국초중고등학교장총연합회 이사장)

  • 기사입력 : 2022-11-20 18: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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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게 30년간 초·중등교육의 중심이 되어왔던 ‘수능’이라는 대학입시의 방향타를 이제는 변경할 시점이 되었다. 학생들의 지난 수년간 노력이 단 한 번의 객관식 시험으로 평가되고, 1~2문제 찍기의 차이로 진학과 진로가 확연히 달라지는 평가시스템이 과연 공정한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는 1945년 ‘대학별 단독시험제’로 출발하여 1981년까지의 ‘대입예비고사’, 1982년부터 시작된 ‘대입학력고사’, 1994년부터 현재까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대학입시제도가 수립되어 시행되고 있다.

    특히 2025년부터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고, ‘2022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에 따른 교육시스템과 평가의 대변화, 대입 4년예고제에 따라 2024년 2월까지는 ‘2028년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수능’은 이미 그 생명을 다하고 있다. 선택과목의 수도 50개가 넘어설 정도로 너무나 세분화되어 해마다 난이도 실패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학수학에 필요한 보편적 학업능력’ 측정이라는 ‘수능’ 본연의 취지도 퇴색되어 버렸다. 더더욱 OECD국가 중 유일하게 객관식으로 된 ‘수능’을 30년째 고집하는 평가방식으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제대로 검증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몇 년 전부터 논의되고 있는 미래형 대학입학평가시험에 대한 전망은 수능의 자격고사화와 복수시험, 수능의 절대평가제 확대, 학생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서술·논술형 평가로의 전환 등이다. 미래사회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 ‘수능’을 1년에 2~3번 치르는 자격고사식 방안과 ‘프랑스 바칼로레아’처럼 논술식 출제로 교육시스템 전체를 뒤바꾸는 교육혁명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다. 가장 큰 줄기는 교육개혁이나 대입제도 개편이 고등학교 교육의 변화, 그걸 담는 대입제도, 나아가 대학교육 변화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연결될 ‘수능’ 개편안을 마련함으로써 교육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 한국을 방문한 미국 미네르바 대학 마이크 매기(Mike Magee) 총장, IB(국제 바칼로레아) 올리페카 하이노넨(Olli-Pekka Heinonen) 총재와 개인적인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하버드대 입학보다 더 어렵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이라는 미네르바(Minerva University) 대학 총장과의 대담은 언택트 시대에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조화된 미래교육에 대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대한사립학교장회와 MOU를 통한 협업과정을 약속함으로써 MB(미네르바 바칼로레아)에 대한 적용과 한국 학생들의 진학기회가 확대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였다.

    IB 교육과정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모형으로서, 일부 시도 교육감이 미래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교육시스템이다. 교육의 전반적 구조가 변화되는 2025년을 기점으로 IB 교육과정이 중등교육에 융합된다면 우리나라 교육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혁신적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에서 시범 도입하고 있는 IB 교육과정의 검증과 보완을 통하여, 우리나라 정서와 교육풍토를 반영한 토속적인 ‘한국형 바칼로레아’의 개발을 기대해 본다.

    새 정부가 내세운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가 교육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 박근혜 정부의 ‘자유학기제’, 문재인 정부의 ‘고교학점제’ 등과 같이 각 정권의 업적과 정책을 홍보하는 교육개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새정부는 정권과 이념을 초월하는 교육정상화를 회복함으로 비록 내세울만한 이름은 없다할지라도 우리나라 백년대계의 초석을 세우는 교육정부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호영(한국초중고등학교장총연합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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