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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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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표정 밝히는 공공미술] (3) 공공미술, 도시의 지속성을 말하다

관·예술가·주민 소통 위한 ‘공공미술 공론화 장’ 만들어야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 포럼

  • 기사입력 : 2022-11-22 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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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기사 ‘도시 표정 밝히는 공공미술’은 첫 번째 기획을 통해 공공미술의 개념을 정리하고 경남의 공공미술 현황을 살펴봤다. 두 번째 기획에서는 공공미술 우수 사례를 취재해 다양한 공공미술 형태와 배경, 효과 등을 들여다봤다. 마지막 편에서는 그간의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공공미술에 대한 전문가의 제언을 전달하고, 경남의 공공미술 환경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지역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돌아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하는 포럼이 부산에서 열렸다. 포럼 참가자들은 경남과 부산 지역의 공공미술 사례를 공유하고 관과 예술가, 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공공미술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17일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에서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포럼 #2 공공미술, 지역의 눈으로 지속가능성을 말하다’를 개최했다.

    지난 17일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에서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포럼 #2 공공미술, 지역의 눈으로 지속가능성을 말하다’가 열렸다.
    지난 17일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에서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포럼 #2 공공미술, 지역의 눈으로 지속가능성을 말하다’가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두진 부산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이 ‘부산문화재단 공공미술(예술) 사업의 현황과 과제’, 황무현 마산대학교 교수가 ‘경남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디자인 제언’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이승욱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와 기라영 울산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총괄매니저는 토론자로 나섰다.

    발표에 따르면 부산의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의 경우에는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협의 과정을 통해 사업수행을 위한 추진체계와 각 기관별 역할을 설정했다. 시는 사업의 총괄관리로서 프로젝트를 공모하고 보조금의 교부 및 관리, 사업 홍보와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재단은 선정위원회를 운영해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구·군별 작가팀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지원, 사업 종료 후 아카이빙 및 활용 방안 마련과 사업평가 등을 담당했다. 16개 구·군은 프로젝트 실행 계획의 수립 및 관리, 예산 집행과 작품 사후 관리 등을, 작가팀은 참여 작가 구성 및 운영, 프로젝트 진행, 결과 보고 등을 수행했다. 프로젝트 당 사업비는 프로젝트의 규모별로 차등 지급됐다.

    김두진 부산문화재단 예술진흥본부장은 프로젝트의 성과로 ‘부산광역시 공공조형물 관련 조례’ 총 16개 중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 이후 제·개정된 사례가 10곳인 점을 들었다. 또 아카이브에 대한 노력도 성과로 꼽았다. 재단은 이 사업을 통해 생산된 17개 프로젝트의 디지털 아카이빙 사이트를 구축했다. 반면 문제점으로는 짧은 사업기간에 따른 예술계, 시민 등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 부족과 단순 설치 작품, 공공미술 흐름에 역행하는 지역성과 작품 맥락을 찾기 어려운 프로젝트 수행 등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공공미술은 시민들의 참여와 민주적 소통에 근거해 도시의 공공 공간에서 새로운 상상력과 시도들을 통해서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미술에 대한 교육과 인력 양성,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자의 역할 등에 대한 건강한 담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경남에서도 이번 포럼처럼 공공미술을 공론화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진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부장은 “이 포럼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이후 ‘공론화가 없다, 부족하다’는 지적에서부터 출발했다. 저희는 이런 공론화 과정이 계속 필요하다고 본다”며 “경남에서도 경남도 스스로 공공미술을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관과 예술가, 주민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전문가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


    오현미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우도9경’ 총감독

    오현미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우도9경’ 총감독
    오현미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우도9경’ 총감독

    “공공미술 기획력 가진 경남씨앗 발굴해야”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명제를 가지고, 지역 구성원들을 어떻게 예술로 묶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경남 공공미술 영역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관 주도로 활성화됐다. 그렇다 보니 관에서도 공공미술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될 것 같다.

    2020년 우리동네미술 당시 경남도에서 사업비를 지급하는 방식(경남 18개 시·군에 4억씩 지원)은 행정 편의주의적이었다. 물론 공무원들은 그 틀을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 사업비를 정해진 방식대로 문제없이 써야 하고 그러면서 과정과 절차도 다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무원과 아티스트 사이에 있는 중간 조직, 경남의 경우에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같은 재단의 역량이 커져야 한다. 사실 공공미술에 대한 문제는 복합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하나만을 짚어 말하기는 힘들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본다면 공공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기획 역량을 가진 경남의 씨앗들을 찾아야 한다. 저는 그 씨앗들은 경남에 분명히 있다고 본다. 씨앗들을 찾아내고 그 씨앗,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들의 역량이 성장하면서 그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토양이 경남에도 마련된다면 경남형의 공공미술, 예술의 공공성을 하나둘씩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영준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이영준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이영준 김해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예술 공공성, 조례 개정 통해 제도화 필요”

    2020년 시행한 ‘우리동네미술’은 코로나로 위축된 예술가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됐다. 그러다 보니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섬세한 설계가 누락됐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지만 공공미술이 가져야 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예술가들에게도 실질적인 지원으로 작동하지 못한 한계를 가졌다.

    경남을 특정하긴 힘들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예술의 공공성을 도시 미관을 증진시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 삶을 성찰하거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예술의 공공성이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경남의 공공미술이 발전하고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가 진행돼야 하고, 주민 참여, 설치되는 지역에 대한 연구 의무화 등 경남도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 문화예술진흥법상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대상은 △회화, 조각, 공예, 사진, 서예, 벽화, 미디어아트 등 조형예술물 △분수대 등 미술작품으로 인정할 만한 공공조형물로 한정돼 있어 무형의 예술활동은 설치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퍼포먼스나 지역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아카이브, 예술가와 주민이 협업해서 만들어 가는 과정예술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공미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해당 제도는 건축주에게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부담을 안겨준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이 비용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공공성은 사라진다.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필요한 제도라면 공공기금으로의 전환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 기금으로 별도의 주체를 만들어 공공미술을 실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공공미술 기획자, 지역에서도 양성돼야”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공론장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다.

    위르겐 하버마스는 ‘의사소통의 합리성’을 제시하는데, 이때의 합리성은 다른 뜻이 아니라 너와 내가 동등한 상태에서 동등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어떤 상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공공미술을 주도하거나 주체하는 사람들은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있고, 주민들은 설득의 대상이라고 본다. 이렇듯 일대일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화를 해도 온전한 의미의 공론장 형성이 안 되는 거다. 공공미술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주민들이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어떻게 할 것인가부터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또 다른 하나의 주체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주체는 사회 활동가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미술에서 중요한 건 미술이 아니라 공공이다. 시민과 직접 만나서 문제를 같이 풀어내는 일종의 활동가라는 태도가 있어야 앞서 언급했던 ‘의사소통 합리성’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또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대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1년, 2년 등 한정된 기간 안에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타지에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위해 지역에 와서 그 기간 동안에만 머무르고 일이 끝나면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빠져버리면 조형물은 방치되고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은 일회성으로 끝나고 만다. 공공미술이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따라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획자가 각각의 지역에서 발굴될 필요가 있다. 내 지역에서 내 이웃들하고 작업을 진행한 뒤 프로젝트는 끝나더라도 내가 살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작업의 결과물에 대한 케어가 되는 거다. 그걸 어떻게든 이어갈 수 있어야지 공공미술이 진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공미술 기획자가 필요하다. 공공미술 기획자가 지역에서 양성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훨씬 안정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멈춤의 태도’도 생각해봐야 한다. 공공미술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는 지금이 멈출 때라고 본다. 한 번 멈춰서 공공미술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나 숙의를 거쳐야 그다음을 제대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사진=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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