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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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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6·25 민간인 희생자, 72년 만에 한자리 모셨다

한국전쟁 전후 2300여명 학살 당해 마산 괭이바다에 700여명 수장
시, 가포동에 위령탑 제막·합동추모
유족 “오랜 염원 이뤄져 큰 짐 덜어”

  • 기사입력 : 2022-11-27 20: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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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흔 두 해 되도록 통곡 소리 끊이지 않는 괭이 바다여. 죽음의 바다여 죽음의 산골짜기여 학살의 땅이여. 완전한 진상 규명, 민족 화해의 통일은 산 자의 몫으로 남기시고…”

    김성대 시인은 6·25 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과 유족 아픔을 이렇게 추모 시로 표현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는 지난 26일 오전 ‘창원 위령탑 제막식 및 합동추모제’를 개최했다. 제막식에는 홍남표 창원시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안병오 마산합포구청장을 비롯해 도내 18개 시·군에서 온 유족 등 250여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지난 26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열린 ‘창원위령탑 제막식 및 합동추모제’에서 홍남표 창원시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 노치수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유족회장 등이 위령탑을 제막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서 열린 ‘창원위령탑 제막식 및 합동추모제’에서 홍남표 창원시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 노치수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유족회장 등이 위령탑을 제막하고 있다.

    유족회에 따르면, 한국전쟁 전후 당시 창원지역에서만 민간인 2300여명이 재판 없이 불법으로 학살당했다. 이 가운데 마산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국민보도연맹원, 정치사범 등 1681명이 희생됐고 그중 네 차례에 걸쳐 717명 이상이 마산 괭이 바다에 수장됐다. 이에 따라 유족회 측은 희생자들이 수장된 괭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령탑 건립을 요청했고, 시는 이에 응답해 2억5000만원(시비 2억원·경남도 특별조정교부금 5000만원)을 들여 지난 3월부터 건립 공사를 시작해 지난 9월 준공됐다. 위령탑은 높이 5.6m로 당시 희생자 아픔과 눈물을 형상화했고 이름을 ‘그날의 눈물’로 정했다. 주변에는 취지문비와 추모시비 그리고 희생자 명단석이 세워졌다. 명단석 한 구석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를 위해 비어 있다.

    노치수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창원유족회 회장은 “지아비를 잃은 여인, 부모를 잃은 자식들이 한 많은 세월을 숨 죽여 살아온 72년의 세월이었다”며 혈육의 넋을 위로하고자 하는 유족들의 오랜 염원을 담은 위령탑을 눈앞에 마주하며 마음의 큰 짐을 덜어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국전쟁으로 무고하게 희생되신 영령들께 머리 숙여 명복을 빌면서 그날 상처를 슬픔과 고통의 세월로 살아오신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며 “창원시민 여러분께서도 무고한 희생자와 그 유족들이 우리 역사 피해자라는 사실을 함께 인식하시고 명예 회복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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