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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신대문덕수문학관 특별기획전에 부쳐-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22-11-30 1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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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덕수문학관은 2000년 창신대학교 봉암동캠퍼스 본관 3층에 아담하게 개관했다.

    문덕수문학관이 대학의 심장부에 자리해 창신대가 기술이나 정보, 지식 교육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기반으로 전인 교육의 장으로서의 대학 본연의 임무를 다한다는 표상 역할도 했다. 창신대가 2003년 합성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정보관 3층에 문덕수문학관을 재개관한 가운데, 이원근 총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서 문덕수문학관은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지역사회와 소통의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문덕수 선생은 1953년 마산공립상업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하며 마산과의 인연을 가졌다. 고향 쪽인 마산의 창신대에 선생이 소장하던 천문학적 가치의 자료와 애장품 일체를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기증하고, 창신대는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기려 문덕수문학관을 개소한 것이다.

    선생은 시 ‘침묵’(5.10), ‘화석(化石)’(56.3), ‘바람 속에서’(56.6) 등으로 청마 유치환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고 1957년 11월 제주대학교 국문과 전임강사로 시작해 대학교수, 학자, 문단 지도자로 문학에 헌신했다.

    선생이 대학 강단에 교수로 첫 발을 내디딘 나이가 29세, 홍익대 교수로 정년 퇴임할 때까지 교수로만 36년을 봉직했다. 현대 한국문단사에 선생만큼 시인, 문단 지도자, 학자 세 분야에서 모두 일가를 이룬 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선생의 시와 평론은 국정교과서에 수록됐으며, 한국모더니즘 시이론의 체계를 세웠고, 대학 정년 퇴임 전에 예술원 회원이 됐고, 월간 시문학 등의 잡지를 창간해 수많은 우수 문인을 배출했으며 국제펜클럽회장으로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틀을 닦았고, 문예진흥원장도 역임하셨다. 선생은 한국 문단이 조로하는 가운데 경종을 울리며 80이 넘는 연세에 장시 ‘우체부’를 발표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또한 선생은 생전에 사재를 출연해 심산문학진흥회를 만들어 후진들의 문학 활동을 지원해 왔다. 그중 하나가 문덕수문학상 시상이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올해 ‘문학의집 서울’에서 열리는 제8회 수상자는 이기철 시인이다. 문덕수문학상 시상식은 격년제로 한 해는 문덕수문학관, 한 해는 서울에 열린다.

    문덕수문학관에서는 제8회 문덕수문학상 시상식에 즈음해 문덕수문학관 소장 한국 근현대 문학 형성기 문예지특별기획전을12월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 달간 연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개벽’, ‘맥’, ‘시원’, ‘사해공론’, ‘문장’, ‘조선문단’, ‘인문평론’, ‘문예’ 등 근현대 문학 형성기를 주도한 주요 문예지들을 망라한다. 이제 2020년 영면한 선생의 문학적 위업을 본격적으로 조명할 시점에 이르렀는 바, 창신대학교 문덕수문학관의 역할과 가치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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