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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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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57) 합천 해인사 일주문

하나뿐인 길 위에 건너야 할 문 하나

  • 기사입력 : 2022-12-02 08:06:27
  •   

  • 파선(破線)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게

    인생이라는데

    외나무다리는

    저기 저렇게 놓여 있는데

    타고 갈 소가 없네


    한 세상 사는 게

    다 공부라는데

    그럼 온 세상이 다 책이네

    저기 책들은 첩첩 쌓였는데

    정작 읽는 사람 없네


    건너도 건너도 물은 망망(茫茫)

    읽어도 읽어도 세상은 첩첩(疊疊)

    누가 길 좀 일러주시게

    물어도 대답 없는 산중


    세상의 모든 길은 다 하나라는데

    저기 저렇게 떡하니 길을 막고 서있는 문

    내 어디로 가란 말인가?

    또 무엇을 읽으란 말인가?


    아! 저기 내가 또 건너야할 강(江) 하나

    망망(茫茫).


    ☞ 본래 일주문이라는 말은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사주(四柱)를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일반적인 가옥형태와는 달리 일직선상의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을 독특한 양식으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을 상징하는 것이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나는 지난 회갑년에 회갑기념 여행으로 아내와 딸과 더불어 해인사를 다녀왔다. 이 길은 나보다 55년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회갑기념 여행으로 다녀오신 길이다. 이 여행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감개가 무량했다. 그 뒤 딸은 이 날의 기록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첩 한 권을 내게 선물했다. 참 귀한 일이다.

    시·글= 성선경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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