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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에너지정책의 구체화가 필요한 시점- 정필승(인제대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12-06 19: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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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에너지전환 로드맵’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발표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였으며,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많은 정책과 기술개발이 추진되어왔다. 특히, 올해부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믹스에 대한 조정과 더불어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 보급 계획에 따른 전력망 구축 및 직접 전력거래 (PPA) 허용범위 확대와 같은 에너지 믹스 시대에 맞는 세부적인 시행 계획들이 예고되고 있다. 수소를 포함한 자원 안보에 대한 특별법이나 컨트롤타워 추진에 대한 의지 또한 앞으로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전환의 대대적인 움직임과 더불어 에너지 공급과 관련된 대내외적인 변화로 일반 시민들 역시 그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천연가스 원가는 2021년 초 LNG 가격에 비해 5배가 넘게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물류를 포함한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세의 여파로 기타 수입 에너지원에 대한 비용 역시 증가하여 전기사용료 상승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12월 초부터 급격하게 추워진 요즘, 난방 등 에너지 수요량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동절기 에너지 절약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에 대한 대국민 홍보 역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기 사용료에 대해 빠지지 않는 화두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전기료 상승에 대한 우려인 것 같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믹스의 목적이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을 유지한다는 관점에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전환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의 2021년 재생에너지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치 및 사용 비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균등화발전원가 (LCOE, 1kWh 전기 생산비용)를 기준으로 태양광 설비의 경우 2010년 대비 85%, 해양풍력 설비의 경우 56%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화석연료의 LCOE가 $0.05~0.15/kWh인 경우와 비교했을 때, 태양광의 경우 지속적인 비용 감소로 2015년부터 평균 가격이 화석연료 가격대 이내로 들어오게 되어 현재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 내림세는 기존보다 다소 둔화하였지만, 지속적인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은 지속적으로 많은 국가의 에너지 전환의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타국과 비교했을 때 태양광이나 풍력의 최대 LCOE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타국의 재생에너지 시스템보다 그 효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EA는 재생에너지의 가격 하락의 원인이 기술적인 발전과 더불어 관련 시장의 성숙, 전략적인 설치 및 활용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기존에는 대대적인 재생에너지 보급을 추진했다면, 다음 단계로 전력체계, 전력거래시장 및 부지 활용을 재생에너지원들의 특징에 부합하도록 전략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 에너지산업은 국가의 사회 및 경제와 긴밀하게 연계되어있는 기반산업이기에 에너지전환 시대의 주요 국가들은 자국의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관세 등과 같은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에서도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징을 기반으로 하고,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고려하여 현실적인 에너지 전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정필승(인제대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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