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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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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여기 어때] 창원 ‘파도소리길’

파도 따라 소리 따라 걷는 길 소리쳐봐, 파도야!
나무·동백꽃, 바다와 낙엽이 어우러진 1.7㎞
파도소리 들으며 걷다 보면 힐링이 저절로

  • 기사입력 : 2022-12-08 20: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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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도소리길’

    근래에 가족들과 함께 다녀온 ‘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으로 취재를 위해 다시 한 번 찾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위치한 ‘해양드라마세트장’과 이어져 있기에 드라마세트장을 찾아가면 두 곳의 명소를 모두 만끽할 수 있다. 세트장 초입 카페 앞에 주차장이 있지만 들어오기 전 도로 건너편에 큰 주차장이 있어 차를 세워두고 이번엔 물 한병 챙겨서 길을 나선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파도 소리길 중간에 설치된 데크로드를 따라 걸으면 갯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함께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파도 소리길 중간에 설치된 데크로드를 따라 걸으면 갯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함께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파도소리길’은 드라마세트장 초입에서 왼쪽으로 꺾어 올라가는 길이 시작이다. 오늘의 목적은 파도소리길이니 세트장을 가볍게 건너뛰고 곧장 길을 따라 오른다.

    세트장 건물 한 켠에 길안내 표시가 돼 있으니 금새 찾을 수 있다. 양쪽으로 갈래길이 있는데 지도가 있는 표지판을 보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종합안내도’에는 ‘천혜의 해안절경과 짙푸른 소나무숲 등이 어우러져 있어 파도소리를 듣고 걸으며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해안 둘레길’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오히려 기대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길 오른쪽을 따라 초록색 안전펜스가 쳐져 있고, 바닥에는 오래전 깔아놓은 매트가 어느새 자연과 하나되어 걷기에 더없이 좋다. 평지를 따라 가다 내리막길이 나오고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이 곧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마산해양드라마 세트장.
    마산해양드라마 세트장.
    파도 소리길 초입부에 설치된 드라마 촬영 포스터들.
    파도 소리길 초입부에 설치된 드라마 촬영 포스터들.

    좁은 그 길 사이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양쪽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도록 문이 달려 있다. 이곳은 어패류, 특히 자연산 돌굴이 나는 곳이지만 절대 절대 채취 금지다. 해변으로 잠깐 나가본다. ‘파도소리길’인데 왜 파도소리가 안 들리지? 하는 의문이 들 때 이곳 해변에 들어서면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침 갔을 시간은 일곱물에 날물이라 물이 많이 빠져 있지만 그래도 해변으로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물 속에는 굴껍질이 가득하다.

    다시 길로 돌아와 오르막을 오르면 낙엽이 반긴다. 솔잎도 있고, 꿀밤(도토리)나뭇잎이 또 기분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는 계단이다. 산행에서 만나는 계단은 탄식을 불러오지만 이 곳 계단은 사뿐이 오를 수 있다. 그리고는 곧 오른편 나무들 사이로 멀리 해양드라마세트장이 드문드문 모습을 보인다.

    짧지만 등산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오르막.
    짧지만 등산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오르막.
    파도 소리길 중간에 설치된 전망대.
    파도 소리길 중간에 설치된 전망대.

    길 자체가 길지도 않지만 이 곳 파도소리길에는 중간 중간 벤치가 많다. 벤치를 지나면 바다 쪽으로 내려가는 데크길이 나온다. 위에서는 보이지 않던 전망대가 나오면서 시야가 갑자기 탁 트인다. 바다 건너 해양드라마세트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래쪽 바다는 안내도에서 말했던 짙푸른 색이 아니라 해안 가까이는 에메랄드빛으로 투명하고, 해양드라마세트장으로 갈 수록 짙어진다. 이 곳에서도 파도소리가 아주 가까이 들려온다.

    이제부터 오르막에는 꽃들이 반긴다. 동백꽃이다. 길을 따라 오른쪽 왼쪽으로 분홍빛 동백꽃들이 초겨울을 실감케 한다.

    파도 소리길 곳곳에 핀 동백꽃.
    파도 소리길 곳곳에 핀 동백꽃.
    갯바위와 바닥이 보이는 바다.
    갯바위와 바닥이 보이는 바다.

    동백을 보며 생각에 빠져 있다가 바다쪽으로 길에 이어진 데크로 내려간다. 데크길 오른쪽 아래로 갯바위가 이어져 있고, 그 뒤로는 외해가 펼쳐진다. 지금까지 오면서 만난 바다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찾은 시간이 오전이어서 눈부신 햇살이 바다를 하얗게 물들인다. 실제 거리는 얼마 아니지만 그동안 해변이었던 바다와의 접점이 바위들로 바뀌어간다. 수심도 더 깊어진 것인지 바닷물 색깔도 더 짙어졌다. 커다란 정자를 지나면 다시 원래 길이 나온다. 나들이를 온 이들이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일 오전이지만 제법 많은 이들이 드라마세트장과 이곳 파도소리길을 찾는다.

    그동안 초록색 펜스가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동백꽃나무들이 펜스를 대신해 오른쪽을 지킨다. 중간 중간 바닷가로 내려가는 오솔길도 나 있어 잠시 바다에 내려가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물론 낙엽길은 미끄러우니 조심 또 조심이다.

    바다를 보며 걷다 보니 어느새 내리막이더니 아까 만났던 양쪽 해변으로 문이 나 있던 그곳이다.

    이제부터 계단길이 나온다. 물론 힘든 길이 아니다. 갈래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전망대 정자로, 오른쪽은 파도소리길 출발지점이다. 정자에 가지 않더라도 바다를 충분히 즐길 수 있기에 오른쪽 길을 택해 내려간다. 나무와 동백꽃과 바다와 낙엽이 어우러진 길이다.

    어느새 파도소리길이 끝이 났다. 아쉬운 마음에 ‘향기나라’에 잠시 들른다. 정자와 데크쉼터가 마련된 곳으로 산림청의 지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빨간 사진 액자 모양의 포토존이 있고 드라마세트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또 카메라 필름 모양의 포토존이 또 있다.

    길이 너무도 빨리 끝나 아쉬울 수 있지만 파도소리길은 그 자체로 멋진 산책길이다. 물론 드라마세트장과 함께 즐기면 즐거움이 배가 되니 드라마세트장만 보지 말고 꼭 파도소리길에 들러 힐링하길 바란다.

    글= 차상호 기자·사진= 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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