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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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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형 골프장 ‘그린피 상한제’ 실효성 없다

일부 수도권 기준으로만 책정… 경남 등 시장 현실과 맞지 않아
경남골프협 “상한선 높게 잡아 골프장 가격 올릴 기회만 늘어”
이용객 “상한 기준 재조정해야”

  • 기사입력 : 2023-01-01 21: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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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시장 대중화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코스 이용료) 상한제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정책은 일부 수도권 기준으로만 맞춰져 경남을 비롯한 지방 골프 시장에는 실효성이 없어 상한제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중형 골프장의 코스 이용료를 주중 18만8000원, 주말 24만7000원보다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상한제 기준을 발표했다.

    회원제와 퍼블릭(대중)으로 분류됐던 골프장이 올해부터는 회원제·비회원제·대중형으로 세분화된다. 1일부터 비회원제 골프장 중에서 이용료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대중형골프장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는 정부와 국회가 골프시장 대중화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개정한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자료사진./픽사베이/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상한제가 경남 등 지방의 골프시장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가격 안정화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경남골프협회에 따르면 경남의 골프장은 대체적으로 주중 코스 이용료 13만원~16만원 선, 주말 이용료 16만~19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이미 대중 골프장은 이용 요금에서 개별소비세를 면제하고,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부과하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회원제골프장과 그린피 차이는 사실상 없어진 상황이다.

    오히려 회원제 골프장 가격을 추월하는 역전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그린피 상한제 가격은 현 가격과 비교할 때 5만원~8만원까지 높다. 여기에다 카트비, 캐디비 등을 포함하면 체감 가격의 상한 폭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회원제 골프장도 카트 이용 금액이 비싸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중 골프장의 카트비도 회원제 골프장과 별반 차이가 없어 골프 이용객 입장에서는 대중형 골프장의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욱춘 경남골프협회장은 “대중골프장의 세제혜택이 골프 이용객의 가격할인 유도로 이어져야 하는데, 어떻게 이런 금액 기준이 나왔는지 현실을 고려한 정책인지 모르겠다”며 “상한선을 높게 잡았으므로 오히려 대부분 그 가격에 못 미치는 골프장들에게는 계속해서 세제혜택을 받으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회만 늘어난 셈이다”고 지적했다.

    골프 이용객들도 정부의 이번 가격 상한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정책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상한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 수익구조가 튼튼해졌고, 정부의 세제 지원뿐만 아니라 회원제 골프장 대비 저비용 구조·저투자비 투입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조모(56·김해)씨는 “정부의 대중제 골프장 이용 금액 상한제 금액에 대한 골퍼들의 공감도는 제로 수준”이라면서 “골프 인구가 급증했고, 정부의 지원과 저비용 구조 등을 종합할 때 대중제 골프장의 주중 금액은 5만원대, 주말은 10만원 미만이 적정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이모씨(55·창원시 마산회원구)는 “제시된 가격 상한제 기준으로 보면 평일을 보더라도 카트비와 캐디비 등을 합치면 1인당 23만~24만원이 들어가야 한다”며 “이러한 상한 기준으로 가격안정과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골프장 업계의 입장만 고려한 정책이다”고 말했다.

    한편 1일부터 ‘골프장 이용요금 표시관리 기준’도 시행된다. 모든 골프장은 사용자가 골프장 예약 시 확인할 수 있도록 골프장 누리집 내에 그린피를 게재해야 하고, 카트와 식음료 등의 부대서비스 요금은 현장에서도 게재해야 한다. 단 캐디 서비스 요금은 표시 의무 이용요금에서 제외됐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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