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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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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펭귄 섬- 이상희

  • 기사입력 : 2023-01-01 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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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삼천 명도 안 되는 낙도에 명물이 생긴 건, 순전히 방송국 덕이었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섬에는 ○○이 있다’라는 퀴즈가 나왔는데 ‘펭귄’이라는 정답이 공개되자 연예인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카메라는 곧, 우리 동네 어판장에 세워진 펭귄 동상을 비췄고 스튜디오에는 환호성이 터졌다.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연예인들이 왜 그걸 신기해하는지 그게 더 신기했다.

    방송이 나간 후,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여름 한철 반짝 왔다 떠나던 관광객이 한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섬을 찾았다. 아빠는 더 많은 그물을 바다에 던졌고 엄마는 회를 비싸게 팔았다. 어판장 근처에 있는 슈퍼와 횟집은 밖에까지 사람들이 모여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쑤시개를 꼬나물고 공섬을 휘둘러보던 군청 직원은 하루가 멀다 하고 훼리호를 타고 섬에 들어왔다. 칠이 다 벗겨져 온통 회색이었던 펭귄 동상이 어느새 검은색 슈트를 덧입고 파란색 넥타이를 맨 멋진 모습으로 변했다. 그 옆에는 내 키만 한 펭귄 저금통이 생겼는데, 거기에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기후 온난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제 친구를 도와주세요. 이 돈은 남극에 있는 펭귄을 위해 사용됩니다.

    군청 직원은 일주일에 한 번 펭귄 등을 따고 돈 통을 꺼냈다. 누가 훔쳐 갈까 봐 꼭 두세 명이 함께 오곤 했는데, 저 많은 돈을 어디에 가서 세는지 나는 그게 궁금했다. 정말 남극에 보내는지 그런 의문은 애초에 들지 않았다.


    펭귄은 날지 못했지만, 펭귄의 날갯짓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외지인이 귀촌해 식당과 카페를 차렸고 관광 상품을 파는 가게에는 조개껍질로 만든 액세서리와 펭귄이 그려진 컵, 조약돌을 팔았다. 조약돌 중에는 진짜 돌이 아닌 동그랗게 마모된 소주병 조각도 섞여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걸 보고 에메랄드 빛이 난다고 말했다.

    섬사람들은 점점 세련된 방식으로 돈을 쓰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했고 다방이 아닌 카페에서 커피를 시켜 먹었으며 새로 생긴 갈빗집에서 외식을 했다. 농협 마트가 들어서면서 편의점도 두 개나 생겼다. 펭귄 동상 덕분에 섬은 점점 부촌이 되어갔다.

    “화씨 띱때끼, 밥 안 쳐묵나?”

    남동생 화순이었다. 한쪽 다리를 내밀고 고개를 삐딱하게 숙이고 있는 모양이 제법 그럴듯했다. 혀가 짧아 개구리 중사 ‘케로로’를 ‘케도도’로 발음한다며 친구들에게 매일 놀림을 받더니 외삼촌에게 욕을 배운 후로는 우는 날이 줄었다. 그러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화난 성게처럼 가시를 세우고 욕을 해대는 통에 화순을 뺀 우리 가족은 자주 민망했다. 울고 오는 것보다 낫지 않겠냐는 엄마, 아빠의 암묵적인 동의로 화순의 욕은 날로 화려해졌다.

    카세트를 끄고 부표에서 일어났다. 나는 화순에게 주먹 날리는 시늉을 해주었다. 그러자 화순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늘 저녁, 외삼촌의 사업에 대해 대책 회의를 하기로 한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부서진 부표를 폐그물 뒤에 숨겨두고 나는 화순을 따돌리며 집으로 뛰어갔다.

    상 위에는 오징어 똥창 찌개와 돔 튀김이 올라와 있었다. 겨우 이걸 먹고 아이디어를 내라니. 나는 저항의 의미로 젓가락으로 밥알을 떼어먹었다.

    “붕어빵이나 팔까? 좀 있으면 추워지니까.”

    외삼촌이 짧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만원 벌라면 사십 개 구워야 한다. 차라리 배를 타라.”

    엄마의 핀잔에 외삼촌은 두 손으로 얼굴을 비볐다. 그러자 없던 쌍꺼풀이 진하게 생기는 바람에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 외삼촌은 숱 검댕이 같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말했다.

    “오백 원씩 받으면 안 되나?”

    “편의점 팥빵도 팔백 원 받더라. 붕어빵이 뭐라꼬 그 돈 주고 사묵겠노.”

    그때 술에 취해 코를 골던 아빠가 느닷없이 중얼거렸다.

    “으으응.”

    이를 간 건지 잠꼬대를 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엄마는 아빠의 말을 이렇게 알아들었다.

    “펭귄빵? 그거 좋다. 요즘은 관광지마다 특산물 빵이 인기더라.”

    “그런 건 어디서 떼다 파노?”

    엄마는 한심한 눈초리로 외삼촌을 바라봤다.

    “때리 치아라.”

    “때리 치아라. 외삼촌아.”

    화순이 눈을 까뒤집으며 놀렸다. 외삼촌의 머리가 안 돌아간 건, 오징어 똥창 찌개 때문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주물 공장에 주문한 빵틀이 도착한 건 10월 초였다. 붕어빵보다 두 배나 큰 펭귄 모양이었다. 펭귄빵 속에는 팥이 들어갔는데 붕어빵보다 더 고소하고 맛있었다. 외삼촌은 식용유 대신 마가린을 빵틀에 발라 빵을 구웠다. 수산물 시장에서 15년간 붕어빵 장사를 했다는 달인에게 십만 원을 주고 배워 온 비법이라고 했다. ‘돈이 썩어빠졌다.’ 엄마가 말했다. 화순은 맛있다며 온몸을 오징어처럼 구겼다.

    포장마차 앞에는 〈공섬명물펭귄 빵개시〉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화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빵개시가 뭐꼬?”

    “빵 판다고 하는 말이다.”

    “화씨 놀래라. 펭귄빵이 아니라 빵개시를 파는 줄 알았다.”

    외삼촌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웃었다. 글자를 틀리기도 어려운데 단순한 띄어쓰기를 틀리다니. 5학년인 나도 아는 걸 서른이 다 돼가는 외삼촌은 왜 모를까? 나는 외삼촌의 장사가 심히 걱정되었다.

    외삼촌은 펭귄 동상 앞에 포장마차를 차렸다. 귀여운 곰돌이 그림이 그려진 빨간색 앞치마를 맨 모습이 개그맨 같았다. 그래서인지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던 관광객이 줄을 서서 빵을 사 먹었다. 솜씨가 서툴러 덜 익거나 탄 빵이 나갔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호호 불어 빵을 먹었다. 공섬의 명물이자 특산물이라고 소리치는 화순 덕분에 외삼촌의 전대는 점점 부풀어 올랐다.

    한차례 손님이 빠져나간 후 나와 화순은 식은 빵을 먹고 있었다. 그때 회색 승용차 한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포장마차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언젠가 어판장에서 본 적이 있는 면장님이었다. 뒷짐을 진 채 몸을 옆으로 흔드는 게 습관인 듯 보였다. 면장님은,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외삼촌이 따졌다.

    “어딜 가나 다 먹을거리 장사 아인교? 포장마차라서 안 된다는 겁니까?”

    “그게 아니라, 하여튼 ‘미관상 안 좋다’ 이게 군청의 방침이라요.”

    “육지 폐그물들 공섬에 갖다 버리는 거 모를 줄 아는교? 미관은 무슨, 씨.”

    “그것도 차차 치울 겁니다.”

    면장님은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아냈다. 외삼촌은 겁을 주고 싶었는지 자꾸만 짙은 눈썹을 씰룩거렸다. 그러나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면장님을 당해 낼 재간이 외삼촌에게는 없었다. 아니, 그럴 용기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면장님을 태운 차는 유턴할 곳을 찾지 못해 등대까지 가서 돌려 나오느라 하마터면 바다에 빠질 뻔했다. 그날 밤,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던 외삼촌은 새빨간 거짓말을 곁들였다.

    “면장 차를 확 때려 뿌실라고 했디만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빼더라.”

    결국 포장마차는 나의 아지트인 어판장 폐그물 더미 옆으로 이사를 했다. 펭귄 동상에서 걸어서 오 분 정도 떨어진, 어판장과 마주한 공터였다. 이렇게 작은 섬에서 오 분은 꽤 먼 거리였다. 관광객은 동상 앞에서 사진만 찍고 미니버스를 타고 가버리기 일쑤였다.

    “빵 하나 안주나.”

    어판장 앞에서 생선을 팔던 아줌마가 웃으며 소리쳤다. 그제야 외삼촌은 인사가 늦었다며 빵을 구웠다. 나는 따뜻한 펭귄빵을 안고 영덕호 아줌마에게 갔다. 그때 재원호 아줌마가 영덕호 아줌마에게 속삭였다.

    “저기서 빵 장사를 하면 누가 회를 사묵노? 배불러서 다 간다 아이가.”

    “그케 말이다. 횟집들도 다 싫어 하드라. 화순네 얼굴 보고 참긴 참는데…….”

    나는 물고기가 팔딱팔딱 뛰고 있는 고무통 옆에, 빵 봉지를 얼른 내려놓았다.

    11월인데도 따뜻한 날이 계속되었다. 어판장 사람들은 미친 날씨라고 욕하면서도 활기가 넘쳤다. 가을 방어회를 맛보려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회 파는 아줌마들의 자리다툼이 심해진 것이다. 조업이 늦어진 배들은 어판장 뒤쪽에 자리를 잡아야 했는데, 그러면 회가 팔리지 않았다. 그래서 순서를 정해 자리를 바꾸기로 했지만 그 방법도 얼마 가지 못했다. 며칠에 한 번씩 들어오는 원양어선과 어쩌다 고기를 많이 잡은 배들이 갑자기 끼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한 날은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아줌마들 때문에 엄마의 빨간 고무통이 뒤집어진 적이 있었다. 이에 어촌계장이 내놓은 묘책은 이랬다.

    지정석. 원하는 자리를 돈을 주고 사는 거였다. 그것도 연세로. 아줌마들은 말 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말라며 이게 누구 땅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어촌계장이 말했다.

    “밤새 잠도 못 자고 자리 지키는 것보다 안 낫나? 일 년 내내 편하게 회 팔아라. 하루에 몇백씩 벌면서 백만 원이 뭐 아깝노?”

    “근데 그거 누구 생각인교? 돈은 어디에 쓰고요?”

    엄마가 물었다.

    “회센터 지을 거란다. 군에서 우리한테 신경 억수로 쓴 다 아이가.”

    “군청에서 그렇게 돈 걷으라 했십니꺼?”

    엄마의 말에 어촌계장은 외삼촌을 흘낏 쳐다보며 말했다.

    “공섬도 이제 어엿한 관광지다. 어중이떠중이처럼 대충 장사할라 카나?”

    엄마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어촌계장은 헛기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아줌마들은 한 둘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외삼촌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몰라도 합의는 속도를 냈다.

    외삼촌과 엄마는 육지 사람이었다. 공섬에 시집온 엄마를 보러 외삼촌은 이 년에 한 번 정도 섬을 다녀갔다. 그때마다, 이런 촌구석에서 어떻게 사냐고 구시렁거렸다. 그런 외삼촌이 공섬에 들어와 장사를 하기까지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

    외삼촌은 방위산업체에서 번 돈으로 트럭을 샀었다. 화물 일을 하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간고등어와 조기를 싣고 전국을 돌았다. 그만그만하다는 외삼촌의 안부 전화에, 귀가 얇아 걱정이라며 엄마는 한숨을 쉬었다. 작년, 외삼촌은 지인에게 주방세제 사업을 제안받았다. 십 리터 한 통에 만 원에 팔면 오십 대 오십으로 나누는 거였다. 단번에 오케이를 한 외삼촌은 지도를 펼쳐 놓고 대한민국 북쪽에서부터 남쪽까지 전국을 돌아다녔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불티나게 세제를 팔았고 빵빵한 전대 그대로 사장에게 갖다줬다.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 장사를 시작하려던 때, 사장은 연락을 끊었다. 돈 한 푼 받지 못한 채였다. 사장을 잡아 죽여 버리겠다는 꿈을 안고 여인숙에서 술을 마시던 어느 날, 외삼촌의 물건이 티브이에 나왔다. 모자이크로 얼굴을 가린 아줌마가 외삼촌이 판 주방세제를 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가짜 유통 업자에 대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었다.

    “그 안에 물이 들어있었는지 몰랐다. 꿈에도 몰랐다.”

    엄마는 얼른 트럭을 폐차하라고 했다. 외삼촌은 빈털터리가 되어 도망치듯 공섬으로 왔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온통 먹빛이었다. 나는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외삼촌에게 갔다. 폐그물 더미 옆에 덩그러니 놓인 포장마차의 파란 비닐이 바람에 심하게 나부꼈다. 며칠간 태풍 주의보로 인해 배가 들어오지 못해 손님이 없었다. 외삼촌의 짙은 눈썹이 더 가운데로 몰렸다.

    “띱때끼들 절로 안 가나?”

    화순은 공중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빵 냄새를 맡고 얼쩡거리는 건 갈매기뿐이었다. 외삼촌은 나무젓가락을 반으로 쪼개 감자볶음을 집어 먹었다. 젓가락질은 한없이 느렸다.

    그때 노란색 관광버스가 펭귄 동상 쪽으로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폭풍 주의보로 섬을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비 때문인지 버스에서는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비는 그칠 듯 말 듯, 십 여분이 지나도록 흩날렸다. 외삼촌이 화순을 불렀다.

    “박스 갖고 온나. 빵 젖는다.”

    “박스가 문제가 아인거 같은데?”

    “뭐라카노?”

    “외삼촌아, 인상만 쓰지 말고 대가리 좀 써라.”

    비웃는 화순을 향해 외삼촌은 눈을 부라렸다. 나는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종이봉투를 열고 빵을 담았다. 화순은 양손에 빵 봉투를 들고 버스로 향했다. 버스 기사는 창문을 열어 빵을 받고서 화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화순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내보고 귀엽단다. 띱때끼들 내를 알라로 보나.”

    외삼촌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잠시 후 버스 기사가 유리창을 열고 손짓을 했다. 박스를 뒤집어쓰고 뛰어간 화순에게 버스 기사가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였다. 화순은 뒤돌아서서 소리쳤다.

    “이백 개 추가요!”

    나는 어금니를 물고 조용히 말했다.

    “이십 개겠지.”

    그날 이후 외삼촌은 어판장으로 들어온 관광버스 기사에게 빵 봉지를 내밀었다. 그 후 버스는 외삼촌의 포장마차 앞으로 왔다. 기사는 마이크를 들고 마가린보다 더 느끼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섬의 명물 펭귄빵, 펭귄빵 한번 드셔 보시길 추천합니다.’ 미니버스 한 대당 적게는 스무 개, 많게는 오십 개씩 팔렸다. 하루에 들어오는 버스만 해도 다섯 대는 넘었고, 해변 가요제에 초청받아 온 트로트 가수가 펭귄빵을 사 먹는 모습이 방송에 나가자 외삼촌의 장사는 소위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외삼촌의 빵 굽는 기술은 날로 늘었다. 빵틀에 마가린을 듬뿍 바르고 펭귄 발바닥까지 팥을 넣었다. 빵은 날로 더 맛있어졌다.

    화순은 매일 동네 애들을 끌고 포장마차로 왔다. 신발주머니에 있던 고무 딱지가 동이 날 때까지 아무도 집에 가지 않았다. 딱지를 치다 배가 고프면 외삼촌에게 가서 빵을 달라고 말했다. 어찌나 당당하게 요구하는지 외삼촌은 당황해서 빵을 구워줬다. 어떤 날은 파는 것보다 애들에게 주는 빵이 더 많았는데, 빵을 나눠주는 화순의 모습은 마치 예수님 같았다. 마지막에 화순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눈빛이 이글거렸다.

    “니, 남자들의 의리를 아나?”

    “모른다. 저 거지들 델꼬 얼른 꺼지라.”

    펭귄빵은 화순에게 갑옷이 되어 주었다. 이제 아무도 화순에게 ‘케도도’라고 놀리지 않았다.

    밀가루가 들어오는 날이었다. 나와 화순은 외삼촌이 사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배를 기다렸다. 훼리호가 하얀 파도를 밀어내며 선착장에 들어왔다. 배 문이 열리자 우체국 택배차와 미니버스, 하얀 트럭이 내려왔다. 하얀 트럭 안에는 온갖 장비가 실려 있었다. 나는 트럭이 어판장 쪽으로 달려가는 걸 멍하니 지켜봤다.

    외삼촌은 밀가루 두 포대를 수레에 실었다. 바퀴가 하나 달린 노란색 수레였다. 화순은 자기가 수레를 끌어 보겠다고 했고 외삼촌은 선뜻 수레를 넘겨줬다. 화순은 수레를 잡자마자 비틀거리다가 넘어졌다. 찢어진 포대 옆구리에서 꿀럭꿀럭 밀가루가 새어 나왔다.

    “안 다쳤나?”

    외삼촌이 화순을 일으켜 세웠다.

    “화씨, 뒤질 뻔했네.”

    화순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무래도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 양 손바닥이 갈퀴처럼 긁혀 몽글몽글 피가 솟아 올라왔다. 화순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입을 쭉 내밀었다. 외삼촌이 다급하게 말했다.

    “돈 마이 벌면 뭐 사준다고 했지?”

    “스마폰?”

    “그래. 화수이처럼 억수로 똑똑한 스마트폰 사주께.”

    “근데, 돈은 언제 마이 버노?”

    나는 한 손으로 수레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터진 밀가루 포대를 막고 있었다. 양팔이 찢어질 것 같았다. 둘이 저러고 있는 꼴을 보자 신경질이 났다.

    “빨리 가야 돈 벌지!”

    내 말에 외삼촌이 눈썹을 일렁거리며 말했다.

    “니는 가끔 너거 엄마 닮아가 소름 끼친다.”

    “맞다. 띱때끼야.”

    화순은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외삼촌 뒤를 졸졸 따라갔다.

    어판장에 도착하자, 하얀 트럭이 펭귄 동상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뭔가 불길한 꿍꿍이가 느껴졌다. 외삼촌이 반죽을 만드는 동안 나와 화순은 동상 앞으로 갔다. 아저씨 둘이 트럭에서 장비를 끌어내고 있었다. 곧 텐트 같은 틀이 세워지고 그 위에 포장이 덮였다. 아래는 주황색, 위는 투명한 포장이었는데 지퍼가 달려있어 포장을 여닫을 수 있었다. 아저씨 둘이 커다란 빵틀을 들고 포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빵틀을 유심히 바라봤다. 붕어 모양인 줄 알았는데 펭귄 모양이었다.

    “클났다. 전쟁자가 나타났다.”

    “전쟁?”

    “경쟁자겠지!”

    내 말에 외삼촌은 빵 뒤집는 꼬챙이를 내팽개치고 동상으로 갔다. 그곳에는 외삼촌 것보다 훨씬 큰 포장마차가 세워져 있었다. 〈원조 펭귄빵 특허출원〉이라는 플래카드를 본 외삼촌의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누가 여기 허가 내줬십니꺼?”

    아저씨 한 명이 외삼촌을 흘낏 쳐다보며 말했다.

    “저희는 이거 설치하는 사람이라 잘 모릅니더.”

    “사장님은요?”

    “글쎄요. 내일 들어오지 싶은데.”

    외삼촌은 눈썹을 씰룩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저씨들에게 따져봐야 소용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포장마차로 돌아온 외삼촌은 내내 시무룩했다.

    나는 화순과 집으로 걸어갔다. 면장님이 말한 ‘미관’이라는 게, 포장마차의 크기를 말하는 거였나? 외삼촌이 더 큰 포장마차를 차린다면 펭귄 동상 앞에서 장사할 수 있을까? 나는 곳곳에 쌓여 있는 폐그물 더미를 바라봤다. 어른들의 일은, 모두 저 그물처럼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만 같았다.


    화순을 집에 데려다준 뒤 제당으로 갔다. 내가 태어나기 전, 만선을 기도드리던 늙은 무당이 죽고 제당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고 했다. 둔덕이었던 오르막길이 마흔아홉 개나 되는 계단으로 바뀌었는데 그 계단은 무척 좁아서 어른들의 발뒤꿈치가 삐져나왔다. 나와 화순은 가위바위보를 하며 계단을 오르기도 했고, 눈이 많이 쌓이면 계단 한쪽을 삽으로 편편하게 눌러 미끄럼을 타기도 했다. 제당은 유일한 놀이터였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 박스를 덮고 자는 노숙자들이 보였다. 날이 따뜻해지면 노숙자가 더 늘어났는데, 여인숙 비용을 아껴 술을 마시는 선원들이었다. 그중 아빠 배를 탔던 선원도 있었다. 큰 키에 회색 모자를 쓰고 다니는 꺽다리 아저씨였다. 우리 집에 왔을 때, 어찌나 밥을 허겁지겁 먹던지 내 입맛이 뚝 떨어질 정도였다. 젊은 사람이 왜 공섬까지 왔냐는 엄마 말에 끝까지 대답하지 않던 꺽다리 아저씨에게, 아빠는 최대한 욕을 아꼈다.

    파도가 거친 날이었다. 꺽다리 아저씨는 배를 타자마자 멀미를 시작했다. 그러다 그물을 제때 걷어 올리지 못해 스크루에 그물이 감겼다. 잔뜩 화가 난 아빠가 세상에 있는 욕을 다 해대는 바람에 꺽다리 아저씨는 그날로 도망을 갔다. 그 후 남의 배를 타는지 종종 모습을 드러내곤 했는데 걷는 모습이 꼭 좀비 같았다. 그러다 제당에서 술을 마시고 땅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자기 시작했다.

    어느 초겨울 아침이었다. 구급차가 와서 죽은 노숙자를 실어 갔다. 밤사이 누군가 큰 돌로 노숙자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했다. 바닥은 물론 나무까지 피가 튀었는데, 아이들은 그 혈흔을 찾을 때마다 대단한 걸 발견한 것처럼 떠들어댔다. 경찰보다 더 빠른 수사력으로 범인까지 잡을 기세였다. 결국 경찰의 늦장 수사로 살인범은 섬을 떠났다. 파출소장 아들이 죽었대도 그랬을까? 엄마의 그 말이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 후 꺽다리 아저씨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펭귄이 유명해지면서, 횟집 2층에 돈가스집이 생겼다. 육지에서 정육점을 했다는 뚱뚱한 사장님은 짧은 목을 까딱하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자장면으로 유명해진 제주도의 어느 섬 이야기를 하며 여기에 뭐 볼 게 있냐, 오징어 똥창 찌개나 해 먹는 천애 고아 같은 섬에 돈가스 하나로 일 년 내내 관광객을 불러 모으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러나 오픈발이 끝나자 손님이 뜸해졌고, 당일치기 관광객은 돈가스를 사 먹지 않았다. 사장님은 다음 해 자살을 했다. 경찰들 사이를 비집고 바라본 시커먼 나무토막이 사장님의 시체였다는 걸,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어른들은 그들의 죽음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쉬이 잊었다. 죽음이 마치 그 사람 혼자의 잘못인 것처럼. 공섬에 들어온 떠돌이의 인생이 늘 그런 것처럼 대했다. 나는 언젠가부터 어른들이 불편하고 싫어졌다.

    제당 안쪽에 있는 큰 바위에 올라앉았다. 새빨간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고 있는 게 보였다. 눈을 깜빡이지 않고 얼마나 오래 쳐다볼 수 있는지 혼자서 내기를 했다. 눈을 가늘게 뜨자 꽤 오랫동안 노을을 바라볼 수 있었다. 눈앞이 어지러웠다. 빨간 안경을 쓴 것처럼 온 사방이 불바다로 변한 것 같았다. 제당 나무 뒤에, 어떤 남자가 소주병을 들고 있었는데 꺽다리 아저씨 같기도 하고 외삼촌 같기도 했다. 나는 놀라 바위에서 뛰어 내렸다. 날이 어두워 주위는 점점 검붉게 변해갔다. 나는 작게 소리쳤다. 외삼촌, 외삼촌!

    늦은 밤까지 엄마와 외삼촌의 작전 회의가 계속됐다. 외삼촌은 ‘원조’라는 말에 열을 올렸고, 엄마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장사는 목이 구십 프로다. 코앞에 빵 놔두고 니한테 가서 묵겠나. 군청에 전화해라.”

    “전화해서 뭐라고 하노?”

    “왜 그 사람들한테만 좋은 자리 주냐고 따져야지.”

    “돈 내라고 하면?”

    “할 수 없다. 천지가 우리 세상인 줄 알고 살았는데, 이제는 땅도 함부로 못 밟는다. 의도가 괘씸해도 우야겠노.”

    엄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돈 때문이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적정선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할 단계로 넘어갔다. 나는 티격태격하며 액수를 따져보는 둘의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이었다. 지정석에 앉아 회를 팔고 있는 엄마에게, 외삼촌은 손가락 다섯 개를 들어 보였다. 엄마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일 년에 오백만 원, 그것도 한 번에 내라는 군청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군청에 화가 난 건지, 어리바리한 외삼촌에게 화가 난 건지 알 수 없었다. 내내 시무룩한 외삼촌의 얼굴을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

    “여기서 장사하면 안 되나?”

    “저쪽 놔두고 여기까지 오겠나?”

    “그러니까 머리를 써야지. 팥 말고 딴 걸 넣던지.”

    “딴 거 뭐?”

    “내가 우예 아노? 내 아직 5학년이다!”

    나는 자랑처럼 그 말을 내뱉었다. 화내면 안 되는데, 소 때려잡게 생겨서 날파리한테 에프킬라도 못 뿌리는 외삼촌을 슬프게 하면 안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외삼촌을 힐끗 쳐다봤다. 아래턱에 힘을 주고는 입을 쭉 내밀고 있었다.

    화순은 텅 빈 실내화 가방을 들고 씩씩거리며 걸어왔다. 나는 화순을 데리고 펭귄 앞 포장마차로 향했다. 우리는 펭귄을 구경하는 척, 동상 안에 들어가 앉았다. 포장마차에는 부부처럼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빵을 굽고 있었는데 속도가 느렸다. 화순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띱때끼들.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게.”

    “외삼촌은 첨부터 잘했나?”

    “니 누구 편이고?”

    “그거는 모르겠는데, 니 편은 아이다.”

    그때 남자가 우리에게 손짓을 했다. 나와 화순은 미적미적 펭귄 동상 밖으로 나갔다.

    “빵 하나 먹어볼래? 평가 좀 해도.”

    거절하기가 그래서 받아든 빵은 작고 통통했다. 붕어빵처럼 납작하고 길쭉한 외삼촌의 빵과 달리, 오동통한 몸매에 콕콕 찍은 듯한 눈코입이 귀여운 빵이었다. 예전에 육지에서 사 먹었던 땅콩 빵과 비슷했다. 빵을 깨물자 노란 크림이 나왔다. 어찌나 달콤하고 향기로운지,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나는 입안의 것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특허가 뭔데요?”

    “펭귄빵을 처음 만든 사람한테 주는 거다.”

    “우리 외삼촌이 먼저 만들었는데요.”

    “그럴 리가 없다.”

    그렇게 젊은 부부와 나, 화순, 맞은편에서 회를 팔던 엄마가 외삼촌의 포장마차 앞에 모였다. 일제히 고개를 들어 〈공섬명물펭귄 빵개시〉라는 플래카드를 바라봤다. 남자가 물었다.

    “혹시, 별명이 펭귄인교?”

    “뭐라카노. 내 별명은 송승헌입니다. 불만 있는교?”

    외삼촌은 송충이 같은 눈썹을 씰룩거려 보였다. 그러자 남자가 대답했다.

    “펭귄 빵개시. 그러니까 펭귄이 빵을 파는 거를 시작했다, 이 말인데요?”

    우리는 다시 플래카드를 올려다봤다. 단순한 띄어쓰기가 이렇게 결정적인 실수가 될지 몰랐다.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노? 군청에 빽 있는 거 다 아는데, 뒤 함 파보까?”

    “우리는 돈 내고 장사하니더. 요즘 세상에 빽이 어딨노?”

    여자는 그 말을 하고는 엄마의 눈을 피했다. 엄마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 얼굴 뾰족한 과장이가? 아니면 군수가?”

    “우리한테 따질 게 아이고 자릿세 내고 당당히 장사하소.”

    “언제부터 공섬이 자릿세 내고 장사하는 데고? 여가 누구 땅인데? 어디 못된 것들이 함부로 들어와서 지랄이고, 지랄이!”

    엄마의 고함에 젊은 부부는 고개를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화순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엄마, 외삼촌 망하는기가? 저 빵이 훨씬 맛있어가 클났다.”

    외삼촌은 멍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갈매기는 속도 모르고 신이 나서 날아다녔다. 마치 우리를 놀리듯 끼룩끼룩 웃었다.

    아무것도 없어서 서로 경쟁할 것이 없던 공섬. 이제는 돈을 낸 사람만이 생선을 팔고 빵을 팔게 되었다. 누가 공섬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제 겨우 작은 포장마차 안에 자리를 잡은 외삼촌이었다. 포장마차가 없었다면 어느 땅에서 헤매고 있을지 몰랐다. 외삼촌의 집이고 꿈이었던 곳이 흔들리고 있었다.

    모든 게 펭귄 탓 같았다. 펭귄 때문에 사람들의 욕심이 커졌다. 돈 없는 사람들이 자꾸만 밀려났다. 그러나 사실, 펭귄에게 먼저 등을 돌린 건 섬사람들이었다. 얼음 공장을 옮긴 지 십 년이 지나도록 치워지지 않는 펭귄 동상을, 사람들은 냉대했다. 혼자서 비를 맞고 눈을 맞을 동안 사람들은 한 번도 펭귄을 돌봐주지 않았다.

    나는 펭귄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았다. 모두가 잠든 밤, 외삼촌을 위해 외삼촌의 포장마차를 지켜주기를 나는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파도가 칠 때마다 배들이 일렁거렸다. 배는, 자신을 당겨 묶은 밧줄과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았다. 배 바깥에 달아놓은 폐타이어가 서로 부딪칠 때마다 비명 같은 소리가 났다. 그러다 밧줄이 툭, 하고 끊어질 것 같아 불안했다.

    “띱때끼 삐대나? 존나 까부네. 아가디 다쳐.”

    외삼촌이 준 마지막 선물은 꽤 유용했다. 화순은 친구들 사이에서 동네 깡패로 통했고, 제법 카리스마도 생겼다. 덕분에 혀 짧은 소리가 더이상 우습게 들리지 않았다. 그런 화순이 펑펑 운 날이 있었는데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외삼촌은 스마트폰을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냉동실 가득 아이스크림을 넣어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화수이, 진짜 멋있는 게 뭔 줄 아나?”

    “뭔데?”

    “속으로 우는 남자다.”

    화순은 조그만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외삼촌을 태운 훼리호가 공섬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스크루가 힘차게 돌아가자 바닷속에서 파도가 휘몰아쳤다.

    나는 화순을 힐끗 쳐다봤다. 눈에 힘을 준 채 배를 바라보고 있었다. 멋진 남자가 되었다는 축하 인사로 화순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였다. 화순은 그런 나를 보더니 갑자기 입을 쭈욱 내밀었다. 와앙 하고 터진 울음소리는 뱃고동 소리보다 컸다. 엄마는 동네 창피하다며 화순의 팔을 질질 끌고 집으로 갔다. 나는 외삼촌이 탄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서 있었다.

    눈발이 날렸다. 한두 송이 흩날리던 눈이 빠르게 내리기 시작했다. 길바닥은 어느새 스티로폼 알갱이를 뿌려놓은 듯 하얗게 변했다. 눈발 사이로 짙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파도는 배가 지나간 자리를 계속 지우고 있었다.

    외삼촌은 이제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눈을 감았다. 차가운 바람이 콧속에 들어왔다. 가슴이 서늘해졌다. 나는 바다를 헤엄쳐서 돌아오는 외삼촌의 모습을 상상했다. 나갈 때 보다, 들어올 때 파도가 더 세다는 공섬. 외삼촌은 거친 파도를 거슬러 이곳으로 다시 오고 있다. 이십 센티미터 직진하면 파도가 일 미터 밀어낸다. 그래도 끝까지 헤엄친다. 외삼촌은 울지 않는다. 나는 바다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였다.

    주위를 둘러보자, 아직도 치워지지 않은 폐그물 더미 위에 하얗게 눈이 내려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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