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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알파세대-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3-01-10 19: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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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에게 다정하게 속삭인다. ‘엄마는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해. 너는?’ 2013년생인 아이는 사랑스럽게 답한다. ‘나는 나를 제일 사랑하고, 그 다음은 엄마야.’ 해맑고 당당한 아이의 말투에 서운함이 잠시 스칠 때도 있지만 이내 기특함에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 아이는 가정에서 그렇게 키워졌고, 학교와 책에서 그렇게 배웠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 소위 알파세대다.

    ▼책 ‘2023 트렌드 코리아’는 알파세대를 주목했다. 1980년대 밀레니얼 세대 부모에게 태어난 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으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자랐다. 책은 이들을 자기중심성이 강해 ‘제일 중요한 것은 나’라고 여기며,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으로 인정하는 정체성을 가진다고 정의했다. 이들의 부모세대는 자녀교육의 성공 기준을 ‘좋은 직장 찾기’가 아닌 ‘좋아하는 일 찾기’로 꼽은 첫 세대이기도 하다.

    ▼현존하는 세대 중 가장 어린 세대, 최고령이 고작 13세인 아이들을 정의한다는 게 한편 아이러니하다. 호주의 리서치 기업 맥크린들연구소는 10년 전 전례없는 세대의 등장을 감지하고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인 알파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붙였다. 알파세대 정의 이유로는 ‘지금 자라나는 세대를 이해하고 사로잡는 데 실패한 조직은 결국 경쟁력을 잃고 멸종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MZ도 버거운데 더 진화한 알파의 등장이라니. 기성세대에게 낯선 신세대의 출현은 나이듦을 축적이 아닌 도태로 느끼게 하는 당혹감을 안긴다. 그러면서 또 알파를 넘어선 오메가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 그 답을 펭수 어록에서 찾는다. ‘어른이고 어린이고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 아무튼 먼 미래, 알파세대가 중심이 되는 그 날의 내가 관심과 배려, 존중의 태도를 기억하길 바랄 뿐이다.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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