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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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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차상호(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3-01-15 19: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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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 알림 문자가 왔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택배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응? 뭐지 싶었다. 내용물은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책자 2권이었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에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때는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를 소재로 삼았다. 자살 보도를 자제하면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인데 ‘베르테르 효과’와 대비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애써 더하지 않고 그대로 옮겨도 될 것 같다. 언론에 대한 권고이지만 동시에 모두에게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선,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고 권고한다. 2008년 10월 스스로 목을 맨 사건이 급증했다. 여배우가 사망한 이후였다. 사망 그 자체로 충격이지만 언론을 통해 확대재생산된 죽음은 악영향을 미쳤다.

    ▼죽음의 동기를 단순화한 보도는 매우 위험하다. 당사자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데 한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사인이 명확히 판정되기 전까지 단정적 보도는 자제하고, 범죄 사건을 다루듯 방법, 도구,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물론 범죄 사건 보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모방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하지만 그 작은 영향조차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 노력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해야 한다.

    ▼ 끝으로 사망 기사 말미에 쓰길 권하는 문구를 인용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상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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