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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판도라와 AI- 김종민(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1-17 19: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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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아바타’는 미지의 행성 ‘판도라’를 배경으로 한다. 문명의 발달로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거의 잃어버린 영화 속 황폐한 지구와 비교해보면 판도라는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매혹적인 외계 천체다. 인류는 지나친 탐욕에 의해 삶의 터전이던 지구를 심각하게 오염시켰고, 또 그 탐욕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가치의 광물을 품고 있는 평화로운 행성 판도라를 침략했다.

    ▼지난 2016년 인공지능 AI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이겨 인류를 경악시켰다. 이후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 ‘제로’는 이 놀라운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00전 100승을 거둬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제로’처럼 우리 일상의 많은 분야에서 AI는 지금도 가공할 만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인간만의 영역이라던 예술계까지 AI가 파고들었다. 광주과학기술원이 개발한 AI 작곡가 ‘이봄(EvoM)’은 6년간 30만 곡을 만들었고, 포스텍이 개발한 AI 소설가는 장편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왕 제우스가 인간을 벌주기 위해 흙으로 빚어 내려보낸 여자 이름이다. 그녀는 세상에 내려오면서 가지고 온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열었고, 그 속에서 빠져나온 온갖 재앙과 불행은 세상에 퍼져 인간을 괴롭혔다. 영화 아바타 속 판도라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꼬집는 배경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판도라의 유혹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한다.

    ▼AI는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다. 영화 아바타 속 판도라가 인간에겐 거부할 수 없었던 유혹이라는 점에서 둘은 닮았다. 다만 AI라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는 오롯이 인간의 선택에 달렸다. 그 점에서 AI는 아직 희망적이다. 인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휴머니즘이 결여된 기계 괴물만 튀어나온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디 앞으로의 인간의 선택이 인류에 이로운 것이길 희망해본다.

    김종민(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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