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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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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아동이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받는 문화 만들겠다”
진주지역 학대 피해 아동 사례관리 전담
지난해 4월 발족… 심리치료사 등 12명 구성

  • 기사입력 : 2023-01-18 21: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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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시 관내 학대 피해 아동의 사례관리를 전담하는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4월 발족했다. 아직 완전체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상당한 활약을 보이고 있어 향후 기관의 역할이 기대된다.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시민문화’를 조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자로 인식되길 희망하고 있는 안지현 관장을 만나 기관의 구체적인 역할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향후 계획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향후 계획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어떤 조직을 갖고,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아동학대 전문상담원과 심리치료사로 구성된 12명의 직원이 학대 피해 아동 사례관리와 아동학대 예방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경찰의 신고 접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현장조사를 거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학대 피해 아동 사례관리를 진행한다.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학대 후유증 회복을 위한 심리검사 및 치료, 학대 행위자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지원한다. 또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신고의무자 및 아동권리교육, 홍보, 캠페인을 펼치며 시민들의 인식 개선에도 접근하고 있다.

    -기존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별도 발족하게 된 배경은.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남서부권역 8개 시·군의 아동학대 업무를 담당해 왔다. 지난 몇 년간 통계를 살펴보면, 경남서부권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의 절반 이상이 진주시 아동이었다. 진주시 아동 인구 밀집도가 경남서부권역의 56%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아동학대 발생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아동 인구가 많은 김해, 창원, 양산에서도 아동학대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 2015~2021년 3곳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별도로 개소했다. 진주시도 아동학대 발생률이 높은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경남서부권역에서는 처음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개소하게 된 것이다.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 개소로 진주지역 학대 피해 아동과 가족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고, 재학대 예방을 위한 집중적 지원,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예방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기관 발족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개소 초기에는 학대 피해 아동 사례관리에만 큰 비중을 두었으나, 점차 인식 개선을 통한 아동학대 예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진주시의 아동학대 발견율은 4‰(아동 인구 1000명당 4명)로 전국 평균 5‰보다 낮게 나타난다. 아동학대 발견율은 아동학대 민감도와 관련이 있으며, OECD국가의 경우 8~9‰로 높은 민감도를 엿볼 수 있다. 그에 비해 한국의 아동학대 민감도는 매우 낮은 편인데, 진주지역은 그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통계는 아동학대 신고자 유형 중 아동 본인 신고 비율이 19.4%로 전국 평균 17%보다 높다. 아동 본인 신고는 학대를 당하는 아동이 있어도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 아동 본인이 직접 신고하는 것이다.

    이런 통계는 진주시민의 아동보호에 대한 낮은 인식과 소극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 특히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인식의 격차가 심각하다. 실제 아동학대 사례에서도 인권교육을 받고 자란 아동은 부모의 폭력적 행동을 학대로 인식하지만, 인권교육을 받지 못한 부모 세대는 학대행위를 ‘훈육’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해 아동존중캠페인을 시작했다. 아동존중캠페인은 진주시, 진주교육지원청, 세이브더칠드런, 서경방송,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동주최하는 아동학대 예방사업이다. 아동학대에 관한 아동과 부모의 인식 격차를 확인하고, 아동의 목소리를 어른들에게 전달하며, 지자체를 비롯한 아동권리 의무이행자들의 실천행동을 촉구하는 캠페인이다. 어른들의 인식 개선과 아동을 존중하는 태도의 변화가 바로 아동학대 예방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향후 기관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의 권리를 지켜주는 의무이행자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재학대 예방을 지원하고, 학대 행위자에게는 아동을 권리주체자로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다. 또한 아동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되도록 아동존중캠페인을 펼쳐나갈 것이다.

    -진주시 위탁기관인 만큼 기관 운영을 위해서는 시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보는데, 어떤 협력관계에 있는가?

    △진주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대응 절차상 매우 유기적인 관계다. 진주시 아동보호팀이 현장조사를 통해 최종 아동학대 판단을 하면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피해 아동 사례관리를 진행한다. 사례관리 중 아동의 가정 내 보호가 위험한 경우 진주시는 아동의 분리 보호를 추진한다. 또한 학교 등에서 발생하는 집단사례의 경우 진주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적극적 아동학대 발견을 위해 학생 전수조사를 함께 진행한다. 특히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신속하게 아동들의 학대 후유증 회복과 권리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진주시는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동친화도시를 지향하는 진주시는 아동학대 예방의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있다. 이에 2022년 아동존중캠페인 공동주최를 비롯해 지역 내 아동·청소년 관련단체 16곳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하도록 연계했다. 올해는 아동 존중 시민문화 확산을 위해 아동존중캠페인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는 등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진주시민들에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어떤 곳으로 인식되기를 바라는가?

    △우리 기관은 개소 후 전 직원이 참여하는 비전워크숍을 가졌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어떤 영향력을 가져야 할지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이었다. 그 결과 ‘아동이 존중받는 진주시를 만들어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단지 “아동학대를 해서는 안됩니다”는 외침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아동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권리주체자’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한데, 우리는 아동학대로 시작된 인연이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변화를 온 가족이 체감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다가가고자 한다.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안지현 진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 안지현 관장은

    진주 출생으로 진주삼현여고와 경상국립대학교 심리학과·사회복지학과를 각각 졸업했으며, 현재 이 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전공 재학 중이다.

    11년 9개월 간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진주평거종합사회복지관 복지사업팀장을 지낸 것을 비롯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장,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 복지사업팀장, 부산아동옹호센터 옹호사업팀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 창원복지재단 본부장 등을 거쳤다.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과 MBTI 일반강사, 해결중심 단기가족치료 초급·중급 수료, 사춘기성장지원가 2급, 아동권리옹호민감성향상교육 기본·심화·프로그래밍과정 수료, 초록우산 부모교육 강사, 초록우산 사내 퍼실리테이터 등의 자격을 갖고 있는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글·사진= 강진태 기자 kangjt@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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