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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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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민주항쟁 참여·목격자들이 전하는 ‘그날의 기억’

부마민주항쟁 체험수기집 ‘아직도 생생한 그날의기억’ 출판기념회
민주단체 회원 등 50여명 참석
“수사 과정서 협박·구타 당하고 자녀 피해줄까봐 참가 숨기기도”

  • 기사입력 : 2023-01-26 20: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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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2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부마민주항쟁 참여자와 목격자 등이 겪은 이야기를 풀어낸 체험수기집 ‘아직도 생생한 그날의 기억’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종훈 경남교육감,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 설진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을 비롯해 민주단체 회원들과 사업회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출판기념회는 경과보고, 회장 인사, 축사, 시 낭송, 수상자 소감 등 순으로 진행됐다.

    2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체험수기집 출판기념회에서 설진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2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체험수기집 출판기념회에서 설진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수기집에서 정광준(미국 거주)씨는 삼성라디에이터 현장 노동자로 있으면서 친구인 김종철씨와 함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에 끌려가 갖은 협박과 강압적인 취조 속에 당시 논란이 된 ‘사제 총기’ 제작자로 내몰린 정황을 밝혔다. ‘마산 사제 총기 사건’은 마산에서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직후인 1979년 10월 20일 당시 최창림 마산경찰서장이 시위 현장에서 총기가 발견됐다고 발표하면서 정씨가 총기 제작자로 몰린 사건이다.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 및 관련자 명예 회복 심의위원회는 지난 2018년에 항쟁 당시 계엄사령부가 합동수사단을 꾸려 시위자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문을 통해 자백받아 배후 세력을 만들어 수사 결과를 조작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정씨는 수기집에서 “사제 총기와 관련됐다는 것은 그야말로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었다. (사제 총기 제작 근거로 몰린) 그 스프링은 라디에이터 캡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이고, 나는 그 스프링도 품질 검사하는 사원이었다”면서 “사제 총을 내가 제작했다는 얘기가 없자 그 과정에서 온갖 구타를 당해야만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정인씨는 공무원 준비 중인 자녀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항쟁 참가 사실을 숨긴 아버지 이야기를 담았다.

    조윤제 경남신문 편집국장은 중학교 2학년인 항쟁 당시 오동동 파출소 주변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던 시위대를 자신의 집에 숨겼던 당시 상황을 수기로 남겨 평화상을 받았다.

    설진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부마민주항쟁 43주년을 기념하고 올곧은 역사를 바르게 기록하기 위해 공모전을 통해 체험 수기집을 출판하게 됐다”며 “사업을 행하는 목적은 1979년 10월 18일 그날의 기억을 고찰하는 시도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가 부마를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를 되묻고 43년이 지난 지금의 그 가치는 무엇인지를 찾아 새롭게 역사화 시키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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