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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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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부산 범어사와 밀양 만어사의 풍수 비보물

  • 기사입력 : 2023-01-27 07: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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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기도 효험이 뛰어난 사찰 중에 중간글자가 어(魚·고기)자인 유명한 사찰이 있다. 부산 범어사(梵魚寺)와 밀양 만어사(萬魚寺)가 그곳이다. 부산광역시 금정산에 위치한 범어사는 통일신라 승려 의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동국(東國·한반도)의 남산에 명산이 있어서 그 산정에 높이 50여 척의 거암(巨巖)이 있고, 그 바위 한가운데 샘이 있으며 그 물빛은 금색(金色)에다 물속에 범천(梵天)의 고기가 놀았다. 그러므로 산명을 금정산이라 하고, 절을 범어사라 한다”고 했다.

    주산(뒷산)인 금정산의 용맥(龍脈·산줄기)이 뻗어 내린 곳에 위치한 범어사는 터의 기본은 갖추었으나 너무 넓고 펑퍼짐한 용맥이어서 ‘보통의 기운’을 품고 있는 사찰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범어사 안팎은 풍수를 가미한 지혜와 비보물(裨補物·모자라는 것을 채우는 물체)이 가득한 곳임을 알 수 있다. 계곡에 가로놓인 다리를 지나자마자 등나무군락(천연기념물 제176호)과 당간지주(부산광역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5호)를 만나게 되며 우측의 자동차 도로와 좌측의 인도(人道) 사이의 공간에 조성한 작은 숲을 볼 수 있다. 계곡과 다리는 불가(佛家)와 속세를 경계 짓는 역할을 한다. 다리를 막 건너 딛는 도로를 수구(水口·기운이 드나드는 곳)라 하는데, 사찰의 건물이 앉아있는 터는 넓지만 수구는 좁아 ‘전착후관(前窄後寬·출입구는 좁고 안은 넓음)’이 됨으로써 생기(生氣)를 결집하게 한다.

    게다가 등나무군락과 당간지주가 있는 숲은 외부에서 치는 바람과 살기(殺氣), 그리고 도로살(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공해)을 막아주는 ‘비보숲’의 기능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사찰은 대체로 계곡을 끼고 있다. 영발(기도발)과 수행을 위해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계곡 가까이에 사찰을 두면 바위와 수맥과 찬바람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기가 분출하는 지점이 너무 협소해 생기처(생기가 발산하는 곳)에 건물을 앉히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런 연유로 가람배치는 ‘ㅁ’자 형태로 해야 서로 간의 건물이 주산, 좌청룡, 우백호, 안산이 되면서 흉한 기운을 막게 된다. 즉 외부 조건이 나쁘면 내부의 조건을 보강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범어사가 그런 사찰이다. 가람 진입로에 순차적으로 세운 삼문(三門·조계문, 천왕문, 불이문)은 보제루(법회용 건물)를 직접 때리는 직사풍(直射風)을 피할 수 있도록 틀어져 있으며, 보제루 또한 7m 높이의 축대 위에 세웠다. 절의 중심 건물인 대웅전의 좌우측에 관음전과 지장전을 두고, 앞쪽에는 보제루, 냉한 계곡풍이 부는 쪽은 비로전, 미륵전, 종루를 촘촘히 설치해 건물로 비보(裨補·보강)했다. 지장전과 나한전 사이에 있는 큰 바위는 두 건물 사이에서 부는 천참살(天斬殺·바람살)을 막을 뿐만 아니라 영발을 받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부산 범어사는 사찰 전체가 비보물이다.

    경남 밀양시 만어산에 통도사의 말사(末寺)인 만어사가 있다. 특히 사찰 아래 암괴류인 만어석(萬魚石·천연기념물 제528호)은 ‘어산불영(魚山佛影·만어산에 부처의 그림자가 비침)’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신성한 바위로 여긴다. 만어석은 동해에서 온 물고기와 용이 불법에 감동받아 만어산으로 모여들어 돌이 된 것이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주산인 만어산의 넓게 퍼진 산줄기가 내려온 곳에 위치한 만어사는 길지(吉地)와 평범한 땅이 섞여있다. 병풍을 펼친듯한 산줄기는 대웅전·미륵전·삼성각을 외부의 찬바람과 흉살(凶煞)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만어사로 진입하는 구불구불한 도로는 사행로(蛇行路)여서 생기가 새지 않는다.

    삼성각 전면 우측에 있는 석불은 기도의 효험을 보기 위한 기도처다. 석불이 바라보는 것은 대웅전 앞마당에 조성한 삼층석탑(보물 제466호)이다. 석불의 은은한 미소와 살가운 눈빛은 사찰의 땅기운이 약한 곳을 돕고 있는 석탑을 보호하려는 것 같다. 대웅전 좌우측의 쌓아놓은 돌덩어리와 종무소가 풍살과 흉살을 막는 좌청룡과 우백호 역할을 하고 있다. 만어사의 파워스팟(명당)은 용맥이 제대로 내려온 석불 우측 난간 부분이다. 이곳이 만어사의 최고 기도처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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