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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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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마추어- 이병문(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1-30 19: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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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넘게 일했지만 때때로 서툴다. 경험은 풍부하지만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은 의문시된다. 두려움에 굼뜬 행동도 한다. 프로인 척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마추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적도 있다. 극단적으로 폄훼하여 표현하면 버벅거리는 수준이다. 다행히 산술적으로 평점을 매기면 초보자를 겨우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하면 맞을지 모르겠다.”

    ▼반복적으로, 또는 불연속적으로 한 분야에 종사한 직장인의 고백이다. 회사 밖에선 프로라고 떠벌리지만, ‘아마추어에 불과한 초라한 초상’에 대한 반성문 같아 마음이 아린다. 최정상에 있는 프로 선수조차 일시적 슬럼프를 겪고, 세계적 스타도 2년차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이 그 직장인에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3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일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다잡기엔 많이 부족할 것이다.

    ▼결국 경력은 프로인데, 스스로 평가한 업무성취도는 아마추어(amateur)다. 그래서 직장인을 아마추어라고 하는 것 같다. 아마추어의 어원은 라틴어 아마토르(amator)이며, 영어로 ‘러버(lover)’라고 한다, ‘애호가’, ‘사랑하는 사람’ 등의 뜻으로 쓴다. 어원처럼 아마추어는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 반대로 프로는 몸이 아프거나 경기를 뛰기 싫은 날도 쉬지 못한다. 그 차이만큼 결과도 다르다.

    ▼세상에 처음부터 프로인 사람은 없다. 모두 아마추어로 출발한다. 스스로를 아마추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갈고닦는 노력, 그것이 아마추어를 프로로 만든다. 준비하고 노력하는 태도, 배려심, 이해심, 그런 삶이 매일이 되고, 365일 그렇게 되면 언제 어디서든 맞는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프로가 된다. 어쩌면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은 프로로 하고, 삶은 아마추어같이 사는 것’, 그것이 아닐까.

    이병문(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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