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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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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65) 군자삼락(君子三樂)

- 군자다운 사람에게 있는 세 가지 즐거움

  • 기사입력 : 2023-01-31 08: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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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방한학연구원장

    요즈음 진주에서 한약방을 해 온 김장하(金章河) 선생이 좋은 일을 많이 하여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책으로 방송으로 알려졌으므로 그 선행에 대해서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필자는 늘 정신적인 뿌리가 무얼까 궁금했는데 바로 선비정신이었다.

    필자가 1981년 진주에 오면 한학자이면서 먼 일가인 진암(振菴) 허형(許泂) 선생에게 인사하러 갔다. 어느 날 젊은 사람이 한문을 배우러 와 있었는데 진암이 “이 사람은 한의사인데 좋은 일 많이 한다. 알고 잘 지내라”고 소개했다.

    1983년 진암한테 갔더니 “김군이 고등학교를 설립하는데 이름을 내가 대학(大學)의 ‘명명덕(明明德, 신민(新民)’을 줄여서 ‘명신(明新)’이라고 지었다. 그가 ‘명덕신민’을 건학이념으로 삼았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그는 한학의 뿌리가 깊었다. 그 일가들이 1919년 세거지(世居地)인 진주시 금곡면(金谷面)에 남악서원(南岳書院)을 세웠다. 조부는 유학자로 향교 장의를 지냈고 부친은 독선생을 모셔 놓고 한문을 배울 정도였다.

    그는 주로 할아버지로부터 교육을 받았는데 어릴 때 소학(小學) 등을 다 배웠다. 책을 많이 읽는다. 그 책장 첫머리에 사서삼경(四書三經)이 있다. 베풀면서 절대 생색내지 않고 불의에 굽히지 않는 것 등 바른 생각이 유학이나 남명(南冥) 퇴계(退溪) 등 우리 선현의 가르침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좌우명은 ‘앙불괴어천(仰不愧於天), 부불작어인(俯不

    於人)’이라고 했다. 맹자(孟子)에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는 말이 있다. “군자다운 사람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천하에 왕 노릇하는 것은 거기에 들지 않는다. 부모가 다 생존해 계시고, 형제에게 탈이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다.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 천하의 뛰어난 인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그는 효성과 우애가 지극하다. 할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셨을 뿐만 아니라 별세하자 비석을 세웠다. 또 할아버지를 위해 서재를 짓고 진암에게 기문을 받아 걸었다.

    교육에 뜻을 두고 명신고등학교를 세워 국가에 헌납하였다. 경상국립대 남명학 연구소에 13억 등 약 50억 정도를 기부했다. 누구에게나 돈을 주는 것은 아니다. 주로 교육, 문화, 정의구현 등의 일이면 주지만 선거 등에는 한 푼의 돈도 낸 적이 없다. 그러니 김 선생을 충분히 군자라고 일컬을 수 있겠다.

    필요한 사람을 도우고 배려하는 정신은 바로 군자의 정신이다. 군자정신이 바로 선비정신이다. 선비라고 꼭 한문을 잘하고 유교 경전에 능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문화에 대한 학식도 있고 실천도 따르면 좋지만 바른 처신을 하는 것이 학식을 많이 갖춘 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요하다.

    * 君 : 임금 군. * 子 : 아들 자, 스승 자. * 三 : 석 삼. * 樂 : 즐거울 락.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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