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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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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남시대 ⑤ 게임개발산업] ‘게임산업 불모지’ 경남, 게임개발로 ‘레벨업’ 시작

경남, 국내 게임개발사 비율 0.2% 불과
올해부터 게임산업육성 본격 나서
기업·대학생팀 8곳, 5월까지 게임 개발

  • 기사입력 : 2023-02-05 20: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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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와 모바일 등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있는 게임은 꾸준히 성장해 오늘날 국내 콘텐츠 산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게임산업의 매출액은 20조9000억원이었는데, 10년 전인 2012년(9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 결과, 2021년 기준 국내 게임 제작·배급업체는 서울(51.7%)과 경기(29.1%)에 집중돼 있다. 게임개발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일찍이 판단한 부산(4.5%)과 대구(4.2%) 등 지방에서도 게임기업들이 자리 잡으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그동안 게임산업에 무관심했던 경남(0.2%)은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무심히 떠나보내기만 했다.


    지난해 본지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노력 끝에 경남도는 게임개발산업 필요성을 실감하고 즉시 예산을 편성해 육성에 나섰다. 올해는 게임개발사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기반시설인 ‘경남글로벌게임센터’ 개소도 확정됐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경남 게임산업의 현재를 살펴 미래를 그려본다.

    ◇경남, 게임개발 지원사업 첫발= 경남도는 지난해 7월 제2차 추경에서 게임산업육성지원 예산 2억8000만원을 확보했다. 이어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주관으로 해당 예산을 △게임 콘텐츠 제작지원사업(1억2000만원) △게임 인큐베이팅 지원사업(1억원) △게임아카데미(6000만원) 등으로 세분화 해 사업을 진행했다. 그중 실질적인 게임 개발을 지원하는 ‘게임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은 지난해 11월 모집 공고를 내 서류·면접·현장평가 등 3차례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 지원 기업 3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은 △플레이메피스토왈츠(김해) △이퓨월드(창원) △스튜디오 옙(창원) 등 3개사다. 이들은 각 4000여만원을 지원받아 지난 1월부터 오는 5월까지 게임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플레이메피스토왈츠는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게임개발사다. 개발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3D 어드벤처 생존 게임을 개발한다. 이퓨월드도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으며, 메타버스 전문 기업이다. 이퓨월드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남 문화콘텐츠 중 하나인 김해 허왕후 신행길에 게임의 매커니즘과 사고방식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스튜디오 옙은 창원에서 활동하는 캐릭터 콘텐츠 기업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VR 어드벤처 게임 ‘한숨’(가제)을 개발한다.

    아트테크니카가 개발하고 있는 ‘스위치 배틀’ 게임 모습./아트테크니카/
    아트테크니카가 개발하고 있는 ‘스위치 배틀’ 게임 모습./아트테크니카/
    스튜디오 옙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 ‘한숨’ 모습./스튜디오 옙/
    스튜디오 옙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 ‘한숨’ 모습./스튜디오 옙/
    아뜰리에가 개발하고 있는 ‘대장장이로 살아남기’ 게임 모습./아뜰리에/
    아뜰리에가 개발하고 있는 ‘대장장이로 살아남기’ 게임 모습./아뜰리에/

    ◇기업 인큐베이팅 사업도 추진= ‘게임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는 신생기업·예비 창업팀 총 5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2000여만원의 지원금을 토대로 지난 1월부터 오는 5월까지 게임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이 기간 기업 운영을 위한 창업·자금집행 교육과 함께 게임 개발을 위한 지역 게임산업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으며 성장하게 된다.

    참가 신생기업·예비창업팀은 △아트테크니카(창원) △아뜰리에(양산·대학생팀), 다원(양산·대학생팀) △공감오래콘텐츠(김해) △혼자여도 괜찮지만(창원) 등이다. 아트테크니카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대구에서 창원으로 사업처를 옮긴 1인 기업이다. 아트테크니카는 각기 다른 특성의 캐릭터를 육성해 조합하고 배치해 전투하는 전략게임 ‘스위치 배틀’을 제작 중이다.

    아뜰리에는 영산대 게임VR학부 학생 6명으로 구성된 예비창업자팀이다. 직접 광물을 채집해 무기를 제작하는 타이쿤 게임 ‘대장장이로 살아남기’를 제작 중이다. 다원 또한 양산을 중심으로 창원, 부산 등에 거주하는 대학생 5명으로 구성된 예비창업자팀이다. 이들은 타 지역 게임잼(한 곳에 모여 무작위로 팀을 이룬 후 일정 시간 동안 게임 제작을 하는 대회)에서 알게 된 사이로 로그라이크 형식의 미소녀 컬랙팅 RPG 게임 ‘프로젝트 인퓨징’(가제)을 제작하고 있다.

    혼자여도 괜찮지만은 경남1인창조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으로, 2022 경남콘텐츠코리아랩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혼자여도괜찮지만’의 캐릭터 IP(지적재산)를 기반으로 한 크러쉬 퍼즐게임을 제작한다. 공감오래콘텐츠는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기업으로, 간단한 조작이 장점인 픽셀 그래픽 게임 ‘던전 디펜스’ 등을 준비 중이다.

    공감오래콘텐츠 직원들이 게임개발을 하고 있다./공감오래콘텐츠/
    공감오래콘텐츠 직원들이 게임개발을 하고 있다./공감오래콘텐츠/

    ◇경남글로벌게임센터 올해 착공= 올해는 경남에 지역 게임개발사들에게 사관학교 같은 공간인 ‘글로벌게임센터’가 개소하게 된다. 글로벌게임센터는 기본적으로 입주 공간을 제공하면서 인큐베이팅, 제작지원, 입주를 비롯해 퍼블리싱, 마케팅 등 비개발 분야 지원을 전담하는 시설이다. 글로벌게임센터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 기반 게임산업 육성지원 사업’에 따라 추진됐으며, 현재 11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남도는 국비 6억원과 도비 6억원을 더해 총 12억원의 사업비로 올해 중 경남글로벌게임센터 부지를 확정하고 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다. 국비 확보는 지난해 11월 최형두 국회의원(국민의힘, 마산합포구)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예산 편성을 확정지으며 이뤄냈다. 당초 최형두 의원 측은 경남대학교 내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센터 위치와 관련해 경남도의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도는 관계 부처와 세부 논의를 거쳐 위치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창원시와 진주시 간 유치전도 펼쳐지고 있다.

    ◇게임개발 꿈꾸는 청년들 정착 이끌어내야= 게임개발산업 육성의 최종 목표는 게임개발사가 지역에서 창업한 후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경남청년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고, 타 지역 청년들을 유입시켜 정착하게 해야 한다. 청년유출 방지 측면에서는 경남도의 현 지원사업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게임산업육성지원을 받는 8개 기업·팀의 게임개발 참여 인원은 총 36명인데, 이들 중 3명(40대)을 제외한 33여명은 모두 20~30대 청년들이다.

    게임개발은 위치적인 제약이 크지 않은 산업이다. 글로벌게임센터처럼 거점만 있으면 해당 지역에서 무한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다만, 지원 초기에는 질적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게임개발사에 집중 지원이 이루어져 지역을 대표하는 게임기업으로 만들어야 향후 지속 가능성이 보장된다.

    한미영 경남도 문화예술과장은 “게임산업 육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청년개발자들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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