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경남연극제 미리보기] ① 극단 상상창꼬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
진해 소쿠리섬의 비극적 사랑설화 재구성 ‘현재·과거’ 시간 여행‘선’·‘색’에 집중해 보면 재미 2배
- 기사입력 : 2023-02-15 08: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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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은 경남 연극 진흥을 위해 제41회 경남연극제에 오르는 13개 극단의 작품을 연재 형식으로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는 개막작인 창원 극단 상상창꼬의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3월 17일 오후 7시 30분· 3·15아트센터 소극장)이다.
연극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의 배경은 진해 소쿠리섬이다. 이 섬에는 비극적인 사랑 설화가 전해지는데, 작품은 이를 현재와 과거(전생)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극단 상상창꼬의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 연극 모습./상상창꼬/극 중 ‘성진’은 같은 꿈을 반복한다. 파도에 휩쓸린 연인, 그저 “선아”라고 외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다. 꿈의 의미를 알기 위해 성진이 찾은 장소는 진해 명동선착장. 그곳에서 한 여인과 마주한 성진은 전생으로 빠져든다.
성진은 전생에 ‘가우리’라는 청년이었다. 고기잡이가 주업인 마을에서 그의 집은 어업에 대한 권한을 쥔 부자가문이다. 꿈에서 애타게 불렀던 연인은 ‘선’으로, 가난한 절름발이 잡일꾼 막쇠의 딸이다. 둘의 사랑을 가로막는 인물은 가우리의 어머니인 ‘선주’. 선주의 방해에도 둘은 사랑을 키웠고, 가우리는 소쿠리섬에 아이를 밴 선을 두고 되돌아가 선주와 맞서기로 한다. 과거로 간 성진(가우리)은 꿈에서 겪었던 장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번 연극은 ‘선’과 ‘색’에 집중하며 관람하면 연극의 재미를 더욱 느낄 수 있다. 김소정 연출가는 배우가 주어진 장면에서 어떤 선으로 움직일지 설정해, 미세한 동작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상태를 관중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현재는 울긋불긋한 색채로, 과거는 흑백톤으로 처리해 작품 이해를 높였다.
이외에도 파도치는 바다와 배가 난파하는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도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극단 상상창꼬의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 연극 모습./상상창꼬/사랑과 이별을 표현하는 남녀 주인공의 몸짓도 주목할 만하다. 가우리 역을 맡은 강주성(35·남) 배우는 상상창꼬를 대표하는 배우로 신체 움직임에 강점이 있다. 선 역을 맡은 이영자(41·여) 배우도 스페인의 격정적인 춤인 플라멩코를 소화하는 등 연극 경력 25년 동안 무대 위에서 감각적인 몸짓 언어로 극찬받아 왔다.
2014년 창단한 극단 상상창꼬는 연극의 가장 중요한 표현 수단을 ‘상상력’에서 찾는다. ‘후에’라는 작품으로 2015년 몽골국제연극제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2019년 대한민국연극제 네트워킹페스티벌에서 최우수연기상과 루마니아 바벨국제연극제에서 이미지상을 수상했다. 또 ‘때때로 사랑을 멈추다’로 2020년 춘천연극제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제41회 경남연극제는 3월 17일부터 29일까지 창원 3·15아트센터 소극장과 대극장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16일부터 작품별로 예매가 시작된다. 예매는 네이버 폼(naver.me/50olRq5D) 또는 전화(070-8832-8801, 010-8607-0693)로 하면 된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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