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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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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엔데믹 시대의 여행법

여행은 일상, 준비는 항상
3년 만에 코로나 방역 완화되며 국내외 여행 패턴 새바람

  • 기사입력 : 2023-03-02 21: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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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권미란(35)씨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면 비행기 표부터 끊어 둔다. 미란씨는 “천천히 여행 정보를 모으고 일정을 짜는 게 힘든 직장생활을 견디는 활력소가 된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걸어잠갔던 여행지들의 빗장이 풀리면서 다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코로나 방역이 완화되며 국내외 여행 패턴에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번잡한 일상의 쉼표가 되어주는 여행의 트렌드와 유용한 정보에 대해 알아본다.


    자료사진./픽사베이/

    ◇국내관광 키워드 ‘모멘트(M.O.M.E.N.T)’= 코로나 이후 국내 여행에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다. 단순 관광을 넘어 개인의 일상 관심사나 취향과 관련된 경험을 추구하며, 다양한 테마를 가진 여행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3년간 빅데이터(이동통신, 소비지출, 소셜미디어 등), 전문가 심층 인터뷰 그리고 세대별 및 여행 주제별 소비자 설문조사 등을 분석한 ‘2023 국내관광 트렌드’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해 전년도 관광트렌드(변화된 일상, ‘현재’와 ‘나’에 집중)의 기조가 일부 유지되는 가운데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환경에 관한 관심 증가, 재택·원격근무 확산, 휴식·웰니스에 대한 필요성 강화, 아웃도어 수요 증가, 개인 경험의 가치 중시 등 사회·소비·환경·노동·여가 등 사회 전반의 거시적 변화가 여행에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국내관광 트렌드로 제시된 ‘모멘트(M.O.M.E.N.T.)’는 엔데믹 시대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일상의 매 순간이 여행의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6가지 테마를 간단히 소개한다. 첫째, 로컬관광(Meet the local). 지역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일상 경험 추구를 의미하는데, 지역 맛집이나 특산품, 그리고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 역사 체험 프로그램 등 지역 고유의 여행 콘텐츠 및 경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 번째는 아웃도어/레저여행(Outdoor/leisure travel)의 테마다. 레저스포츠 참여 목적의 여행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걷기, 등산 등 야외활동 및 서핑, 골프, 테니스 등 레저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증가했다. 희망 여행 기간은 1~2일 정도의 단기간 여행 의향 비율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세 번째는 농촌 여행(Memorable time in rural area)으로, 휴식과 새로운 경험을 합친 ‘촌캉스’의 유행이다. 코로나19 이후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진정한 휴식과 함께 새로운 경험 및 추억을 동시에 추구하는 농촌 여행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친환경 여행(Eco-friendly travel)이 각광받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로 관광 분야에서도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쓰담 달리기(플로깅), 해변 정화(비치코밍) 등 여행 과정에서의 탄소 줄이기 실천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다.

    다섯 번째로는 체류형 여행(Need for longer stay)이 있다. 재택 및 원격근무 증가로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한 달 살기, 워케이션 등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오래 살아보는 여행이 계속 관심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취미 여행(Trip to enjoy hobbies)이다. 여행 주요 동기 중 나만의 취미 여가 활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나만의 취미를 여행과 함께 적극적으로 즐기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취미 여행 관련 주요 키워드는 맛집 탐방, 스포츠·레저, 캠핑, 문화 관련 체험 등이 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해외도 ‘자유·즉흥 여행’으로= 과거 해외여행은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떠났다면 최근엔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일본, 동남아 등 비교적 가까운 지역이 주목받으면서 가벼운 해외여행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지난1월 해외 숙소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외여행객 10명 중 2.4명(24.0%)은 일주일 내 체크인하는 숙소를 예약했다. 당일 체크인하는 숙소 예약은 4.3%였다. 여성보다는 남성 여행객에게서 이 같은 트렌드가 뚜렷했다. 7일 내 체크인하는 남성 예약 비중은 전체 28.3%로, 여성(20.6%)보다 7.7%p 높았다.

    여기어때는 해외여행객의 60%가량은 일본으로, 20%는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로 떠나는 등 근거리 여행지로 수요가 몰리면서 즉흥여행이 덩달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김용경 여기어때 브랜드실장은 “해외여행도 국내 여행 가듯 즉흥적으로 떠나는 트렌드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Z세대가 해외여행 수요를 견인하면서 ‘자유여행’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 숙박, 차량 등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저렴한 상품을 고르면 가격은 줄이고 일정이 자유로운 자유여행이 완성된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가 많아지면서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정보공유가 활발한 점도 자유여행이 증가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행 필수앱 추천= 일본 여행 후 동전 꾸러미가 남고 화폐단위가 큰 베트남에서 돌아오면 남은 지폐를 세는 게 자연스러운 여행 풍경이었다. 이런 불편함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금을 들고 여행하는 대신 간편하게 앱을 활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해외여행객들을 겨냥한 특화 상품들이 여행족들의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결제와 환전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수수료를 최소화하면서 부담을 줄였다는 점, 여행 이후 남은 외화도 손쉽게 반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별도로 환전해 가지 않아도 해외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현금 인출도 가능하다.

    그중 스타트업 ‘트래블월렛’과 하나카드가 내놓은 ‘트래블로그’가 호평을 받고 있다. 트래블월렛의 강점은 ‘수수료’다. 트래블월렛은 모든 외화 결제에 대해 ‘0%’의 결제 수수료를 제공하는데 이는 약 2.5%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트래블월렛 관계자는 “기존 외화 구조는 결제 에이전트, 부가가치통신망사업자(VAN), 현지 에이전시 은행·가맹점을 모두 거치기 때문에 수수료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트래블월렛 앱으로 충전한 외화는 트래블페이 실물 카드 또는 모바일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여행 중 현금이 필요하면 트래블페이 실물 카드로 충전한 외화를 해외 현지에서 출금할 수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6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머니 앱을 통해 충전한 외화를 계좌 없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2월 10일 기준, 누적 환전액은 1250억원을 돌파했으며, 특히 1월 월 환전액은 33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머니 앱과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만 있으면 총 8종(USD, JPY, EUR, GBP, CNY, SGD, CAD, AUD)의 통화로 환전할 수 있으며 환율 우대 100%를 적용 받아 환전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통역이나 가이드 없이 낯선 해외를 여행할 때 유용한 번역기 앱 ‘파파고’도 인기다. 사진은 물론, 실시간으로 번역된 내용을 바탕으로 손가락만 펼치면 모든 게 해결돼 간판이나 메뉴를 읽는 데 문제가 없다.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번역되고 언어 인식률도 높은 편이다. 또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회화도 저장돼 있어 편리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국가의 환율을 한눈에 확인해 계산할 수 있는 ‘오늘의 환율’,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 앱 ‘그랩’, 가고 싶은 장소들을 최적의 루트를 짤 수 있는 ‘트리플’ 등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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